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교양 100그램 11
김대식.김혜연 지음 / 창비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 저자 : 김대식, 김혜연

* 출판사 : 창비, 2026.03.27. (초판 1)

  

 

한줄평 철저하게 인간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런데 AI를 곁들인...

 

서평 포인트 - 신뢰로운 Speaker가 전하는 짧지만 묵직한 통찰

 

AI, 인공지능. 과장 조금 보태서, 하루라도 이 단어를 듣지 않는 날이 없다. (나 스스로가 AI 전문 강사이기도 하거니와) 분야, 지역, 국가를 막론하고,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던, 그렇지 않은 사람이던 저마다의 관점과 철학으로 AI를 논한다. 데이터가 쌓인다. 아니 넘친다. (이 글을 쓰는 나도 일조하는 중이겠다) 이런 와중, 신뢰로운 AI 이야기를 선별하여 듣는 건 중요한 덕목이다. 시간도, 여유도 없는 우리에게 저자 김대식과 김혜연은 오랫동안, 그것도 꾸준히, AI 이야기를 입체적이면서도 흥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나 역시 필동에서 AGI 관련 강의를 할 때 마침 시간이 맞아 신청해서 두 분을 제법 가까이 만나보았다. 김대식 교수님이야 워낙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분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만, 김혜연 무용가님은 처음 뵈었음에도 AI와 인간의 본질에 관한 깊은 고뇌가 있는 사람에게서만 나올 만한 눈빛과 언어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반가웁고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책 자체는 꽤 얇지만, 책 내용은 꽤 무겁다. 전달하는 화자들의 내공에 비추어 볼 때 수긍이 된다. 20264월 지금, AI와 살아가야만 하는 필연의 존재인 우리에게 필요한 통찰이 묵직하게 담겨있다.

 

 

서평 포인트 - AI ‘시대가 결정하는 인간의 능력

 

[‘인간의 능력은 시대가 결정한다 (p. 38)]

 

결국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은 AI 시대라는 매우 독특한 역사적,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어떤 능력이 살아남을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AI는 매일 매일이 혁명에 준하므로, 느긋하게 관조하고 여유있게 고뇌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어느 정도 명료한 시선을 갖고 경쾌하게 시대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키워드나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뿌연 시야가 제법 훤히 밝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몸담은 업과 관련하여 몇 가지 눈여겨볼 대목이 있어 소개한다. 먼저 대화와 소통으로, 향후 대화라는 개념이 2가지로 나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람과 나누는 인간 대화AI와 나누는 대화인 기계 대화로요. 두 대화가 서로 다른 목적과 역할을 갖게 되는 것이죠. 사람과는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피상적이고 관습적인 수준의 소통만 하고,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진지한 대화는 기계와만 나눌 것 같아요. (p. 45)]

 

나의 업인 예술치료와 상담, 교육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국 보이지 않는 내면을 알아가기 위한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를 AI기계 대화서비스로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해내게 된다면 굳이, 비용을 들여서까지 인간 대화를 하러 모험할 리 없어 보인다. 사실 지금도 이 부분은 진행형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AI와 상담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콘텐츠로 나올 정도라면, 이미 기존 업계에 자극 혹은 위협이 되었다는 뜻일 것이다(그래서 인간 대화만의 강점을 홍보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판단력과 경험 파트인데, 안목(眼目)이라는 키워드로 설명을 전개한다.

 

[저는 안목이란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좋은 것을 고를 수 있는 눈은 단기간의 학습으로 생기기보다는 많은 경험을 통해 서서히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책을 읽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다양한 삶과 문화를 접하다보면 인간의 뇌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비교하고 구분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pp. 53-54)]

 

책 후반부에 거론되는 퀄리아(qualia) 개념과 더불어 인간 개개인의 주관적이고 질적인 경험들이 피지컬리티(physicality)와 서사로 쌓여,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장인정신과 스토리텔링을 가져야 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자신의 고유한 감각과 느낌을 신뢰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질적 경험을 쌓아나가며 안목을 기르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AI가 대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에 만족하고 (혹은 추종하는)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서평 포인트 - ‘일잘러에서 인잘러가 되어 시대를 향해 질문하기

 

이제 ‘AI 에이전트시대도 모자라 피지컬 AI’ 시대로 나아가는 시점이다. 물리적 현실에 발을 내딛고 우리 일상 곳곳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시대다. 창의적이고 지능적인 일이라는 전선이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 물리적인 신체를 최후의 무기로 삼고 버티는 인간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흐름이다. 도대체 그럼 무슨 일을 어떻게 해내야 한다는 것인가.

 

[어떤 일이든 정말 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데,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하나입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해요. 내가 정말 원하는 일,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장인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줄넘기 장인, 설거지 장인, 돗자리 만드는 장인도 될 수 있어요.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그 일에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해요. (p. 75)]

 

그렇다. 다시 상투적이고 뻔하디 뻔한 이야기로 돌아온 것 같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고리타분해 보이는 이 명제야말로, 인간이 결국 해내야 하는, 솔직하게 직면하고 해내야 하는 일이 아닐까. 그래야만 단지 주어진 일만 잘하는 생산적 인간(일잘러)에서, 자신의 취향과 안목으로 일을 정의하고 새롭게 경험을 구성하는 예술적 인간(인잘러, 진짜 인간으로 잘 살아내는 사람)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 창비'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교양 100그램 11
김대식.김혜연 지음 / 창비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뢰로운 Speaker가 전하는 짧지만 묵직한 통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 더 일찍 더 많이 현명해지기 위한 뇌과학의 탐구
딜립 제스테.스콧 라피 지음, 제효영 옮김 / 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능(知能)에서 지혜(智慧)로, 나에서 세계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 더 일찍 더 많이 현명해지기 위한 뇌과학의 탐구
딜립 제스테.스콧 라피 지음, 제효영 옮김 / 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설의 서평 (바쁘지만 책임감있는)

《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 더 일찍 더 많이 현명해지기 위해 뇌과학의 탐구》
(원제 : Wiser – The Scientific Roots of Wisdom, Compassion, and What Makes Us Good)
* 저자 : 딜립 제스테 Dilip Jeste, 스콧 라피 Scott LaFee
* 번역 : 제효영
* 출판사 : 김영사, 2025.04.15. (초판 1쇄)


■ 한줄평 – 진짜 호모 사피엔스 되기, 온몸으로, 함께

■ 서평 포인트 ① - 지혜에 다가가는 과학적 동반자. 친절하고 체계적인.

‘지혜(wise, 智慧)’가 주제인 책이 출간했다. 첨단 과학 기술의 시대, 웬 고루한 인문서냐며 고개를 돌리기 직전, ‘뇌과학’이 부제로 등장하여 떠나려던 나를 붙잡는다.

이 책은 신경생물학과 심리학이라는 ‘과학적 시선’으로 ‘지혜’라는 산에 함께 올라가는 실용적 동반자이자 지침서로, 세계적인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과학뿐 아니라 인문 영역까지 통합하여, 지혜란 무엇인지부터 그 구성요소, 나아가 실용적, 사회적 지혜로 나아가는 길까지 제안한다. 친절하면서도 명료하다.

명료함은 어디서 오는가? 지혜는 뇌신경에 자리 잡은 ‘생물학적 과정’임을 천명하기 때문이다.

[지혜는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며, 생물학적 기반이 있다. (p. 28)]

‘신비로운 내공’ 영역에서 ‘체계적인 기술’ 영역으로의 전환(scientific turns)이다. 자칫 생물학적/신경학적 환원이지 않겠냐는 우려(지혜를 정량화하여 측정하는 샌디에이고 지혜 척도 ‘SD-WISE’까지도 제안한다)도 있겠지만, 아득한 지혜를 체계적이고 실증적으로 만나도록 실질적 용기를 주는 것 자체로 이 책의 가치는 넘치고도 남는다. 때로는 환원의 늪에 꽃이 피기도 한다.


■ 서평 포인트 ② - 환원의 늪에서 핀 아홉 가지 꽃

다행히 환원의 늪엔 아홉 가지 꽃이 피어있다(지혜의 구성요소 9가지). ‘감정조절’, ‘성찰’, ‘친사회적 행동’, ‘불확실성과 다양성 수용’, ‘결단력’, ‘사회적 조언’, ‘영성’, ‘유머감각’,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인 태도’가 그것이다. 책의 핵심이기도 한 구성요소에 관한 내용은 본론 부분을 든든하게 차지하며 책의 진가를 보증한다(반드시 직접 읽어보시길 바란다). 특히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며 어휘력을 늘리는 행위(타자와 세상을 수용할 더듬이 개수를 늘리고, 내가 분절되는 만큼 촘촘하고 유연해져 해상도가 높인다는 지론)에 대한 강조가 반가웠다.

[테어날 때부터 현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p. 402)]

다만, 이 또한 지혜의 완성을 위한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연민도 근육이다(p. 139)’, ‘훈련된 연민(p. 347)’, ‘연습할수록 나아진다(p. 356)’와 같은 부분만 보더라도, 지혜는 단숨에 획득되는 무언가가 아님을 저명한 저자 역시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혜를 ‘실용적’으로 접근하자 제안한다. 훈련으로, 반복으로, 실천으로 지혜에 다다를 수 있음을, 그 실용적 희망의 결과가 바로 아홉 가지 꽃이다.


■ 서평 포인트 ③ - 지능(知能)에서 지혜(智慧)로, 나에서 세계로

‘인공지능’이 아닌 ‘인공지혜(p. 395)’라는 개념이 참 낯설면서도 반갑다. 단지 똑똑하게 분석하고 반응하는 것이 아닌, 상황과 맥락을 알고, 적절한 때에 참여하고 조절하는 그런 인공물이라니. 물론 지혜는 인간만이 완전하게 누릴 수 있는 고유한 특성(p. 403)이므로 비관의 전망을 보이지만, 지혜의 구성요소가 더 정량화되고 체계화가 된다면 ‘생성형 인공지능’ 너머, ‘지혜형 인공지능’은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지능은 개별적이고, 인지적이라면, 지혜는 사회적이고, 실천적이다. 한자로 지능의 지(知)는 인지적 앎에 가까운 뜻이라면, 지혜의 지(智)는 실천이 포함된 슬기로운 행위에 가깝다. 사피엔스(Homo Sapiens)라는 학명이 곧 ‘지혜(현명, 슬기)로운 인간종’이라는 뜻임을 상기한다면, 지능을 병적으로 추종하고 헌신하는 작금의 상황은 호모 사피엔스답지 않은 치명적 패착이다.

우리에겐 온몸으로 사회화하는 실천 행동이 가능하다. 앞으로 나아갈 세계는 분명, 지식과 지능의 ‘유아적 걸음’으로는 희망이 없다. 이젠 지혜와 현명함이라는 ‘어른의 달음박질’이어야 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 ‘김영사 @gimmyoung'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김영사 #김영사출판사 #우리가지혜라고부르는것의비밀 #지혜 #Wiser #지혜의뇌과학 #뇌과학 #심리학 #신경생물학 #서평 #서평단 #서평이벤트 #서평단이벤트 #책 #글쓰기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공하는 아이는 넘어지며 자란다
달린 스윗랜드.론 스톨버그 지음, 김진주 옮김 / FIKA(피카)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잉 육아 시대, 생각하고 기다리는 사려 깊은 부모 되기 프로젝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