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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 더 일찍 더 많이 현명해지기 위한 뇌과학의 탐구
딜립 제스테.스콧 라피 지음, 제효영 옮김 / 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진설의 서평 (바쁘지만 책임감있는)
《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 더 일찍 더 많이 현명해지기 위해 뇌과학의 탐구》
(원제 : Wiser – The Scientific Roots of Wisdom, Compassion, and What Makes Us Good)
* 저자 : 딜립 제스테 Dilip Jeste, 스콧 라피 Scott LaFee
* 번역 : 제효영
* 출판사 : 김영사, 2025.04.15. (초판 1쇄)
■ 한줄평 – 진짜 호모 사피엔스 되기, 온몸으로, 함께
■ 서평 포인트 ① - 지혜에 다가가는 과학적 동반자. 친절하고 체계적인.
‘지혜(wise, 智慧)’가 주제인 책이 출간했다. 첨단 과학 기술의 시대, 웬 고루한 인문서냐며 고개를 돌리기 직전, ‘뇌과학’이 부제로 등장하여 떠나려던 나를 붙잡는다.
이 책은 신경생물학과 심리학이라는 ‘과학적 시선’으로 ‘지혜’라는 산에 함께 올라가는 실용적 동반자이자 지침서로, 세계적인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과학뿐 아니라 인문 영역까지 통합하여, 지혜란 무엇인지부터 그 구성요소, 나아가 실용적, 사회적 지혜로 나아가는 길까지 제안한다. 친절하면서도 명료하다.
명료함은 어디서 오는가? 지혜는 뇌신경에 자리 잡은 ‘생물학적 과정’임을 천명하기 때문이다.
[지혜는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며, 생물학적 기반이 있다. (p. 28)]
‘신비로운 내공’ 영역에서 ‘체계적인 기술’ 영역으로의 전환(scientific turns)이다. 자칫 생물학적/신경학적 환원이지 않겠냐는 우려(지혜를 정량화하여 측정하는 샌디에이고 지혜 척도 ‘SD-WISE’까지도 제안한다)도 있겠지만, 아득한 지혜를 체계적이고 실증적으로 만나도록 실질적 용기를 주는 것 자체로 이 책의 가치는 넘치고도 남는다. 때로는 환원의 늪에 꽃이 피기도 한다.
■ 서평 포인트 ② - 환원의 늪에서 핀 아홉 가지 꽃
다행히 환원의 늪엔 아홉 가지 꽃이 피어있다(지혜의 구성요소 9가지). ‘감정조절’, ‘성찰’, ‘친사회적 행동’, ‘불확실성과 다양성 수용’, ‘결단력’, ‘사회적 조언’, ‘영성’, ‘유머감각’,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인 태도’가 그것이다. 책의 핵심이기도 한 구성요소에 관한 내용은 본론 부분을 든든하게 차지하며 책의 진가를 보증한다(반드시 직접 읽어보시길 바란다). 특히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며 어휘력을 늘리는 행위(타자와 세상을 수용할 더듬이 개수를 늘리고, 내가 분절되는 만큼 촘촘하고 유연해져 해상도가 높인다는 지론)에 대한 강조가 반가웠다.
[테어날 때부터 현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p. 402)]
다만, 이 또한 지혜의 완성을 위한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연민도 근육이다(p. 139)’, ‘훈련된 연민(p. 347)’, ‘연습할수록 나아진다(p. 356)’와 같은 부분만 보더라도, 지혜는 단숨에 획득되는 무언가가 아님을 저명한 저자 역시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혜를 ‘실용적’으로 접근하자 제안한다. 훈련으로, 반복으로, 실천으로 지혜에 다다를 수 있음을, 그 실용적 희망의 결과가 바로 아홉 가지 꽃이다.
■ 서평 포인트 ③ - 지능(知能)에서 지혜(智慧)로, 나에서 세계로
‘인공지능’이 아닌 ‘인공지혜(p. 395)’라는 개념이 참 낯설면서도 반갑다. 단지 똑똑하게 분석하고 반응하는 것이 아닌, 상황과 맥락을 알고, 적절한 때에 참여하고 조절하는 그런 인공물이라니. 물론 지혜는 인간만이 완전하게 누릴 수 있는 고유한 특성(p. 403)이므로 비관의 전망을 보이지만, 지혜의 구성요소가 더 정량화되고 체계화가 된다면 ‘생성형 인공지능’ 너머, ‘지혜형 인공지능’은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지능은 개별적이고, 인지적이라면, 지혜는 사회적이고, 실천적이다. 한자로 지능의 지(知)는 인지적 앎에 가까운 뜻이라면, 지혜의 지(智)는 실천이 포함된 슬기로운 행위에 가깝다. 사피엔스(Homo Sapiens)라는 학명이 곧 ‘지혜(현명, 슬기)로운 인간종’이라는 뜻임을 상기한다면, 지능을 병적으로 추종하고 헌신하는 작금의 상황은 호모 사피엔스답지 않은 치명적 패착이다.
우리에겐 온몸으로 사회화하는 실천 행동이 가능하다. 앞으로 나아갈 세계는 분명, 지식과 지능의 ‘유아적 걸음’으로는 희망이 없다. 이젠 지혜와 현명함이라는 ‘어른의 달음박질’이어야 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 ‘김영사 @gimmyoung'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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