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이 달리자고 말했다
박채은(달리) 지음 / 파지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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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이 달리자고 말했다- 다이어트 약쟁이에서 아침에 달리기 시작한 달리가 전하는 삶에 대한 공감과 위로

박채은(달리), 파지트(P:AZIT), 2022.03

 

 

아침을 통해 나만의 시공간을 창출하는 용기와 희망의 찬가

 

 

인간 뇌는 움직이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라는 이야기를 꽤 오래전에 듣고는, 제법 흥미로웠던지 장기기억으로 늘 보존 중이다. 늘 성찰하고 연구하고 강의하는 업()인지라 뇌가 늘 싱싱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나. 정작 움직이지는 않고, 움직여야지, 움직여야지 하며 뇌를 자극하는 말만 연신 뱉어댄다. 이렇듯 고질적인 게으름과 합리화 때문에, 햇빛보단 LED 불빛에 하루를 맡겨버리는 날이 부지기수다. 그 결과는 어떠할까? 몸이 외부를 향해 실제로 움직이지 않으니, 뇌는 내부로라도 움직여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 ‘생각하기로 움직임을 시도한다. 생각의 속성은 물리적 한계를 가볍게 넘어선다. 그렇게 지겹도록 달리고 또 달려 안드로메다까지 다녀온다. 결과는 두 가지. 제법 신선한 창조력 한 줌, 그리고 불안과 우울감 한가득. , 부정적 결론에 닿는다. 그렇기에 다음 문장이 단박에 꽂힌다.

 

비실거리는 날들 속에서 달리는 동안은 불안하지 않았다. 숨가쁜 호흡 속에 폐를 콱 움켜쥐는 옥죄임이 고통스러웠지만 불안함보다 더 큰 고통이 나를 짓이기는 것이 좋았다.” (p. 12)

 

그렇다. 생각의 고통을 신체의 고통으로 선취하여, 생각이 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다녀오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불안과 우울에는 묘약임을 안다. 그리고 건강히 살아가는 첩경인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머리로만). 하지만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 나 같은 집돌이들에게 이번 책은 달릴 수 있는(혹은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용기를 주는 동기부여의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대목은 아침 기상에 관한 내용이다.

 

한 번도 나를 위해 살아 본 적 없는 아침이었는데, 나를 위한 1시간을 내어주고 나니 인생이 달라졌다. / 그렇게 아침이 나에게 왔다. (p. 143)”

 

지독한 저녁형 인간, 아니 올빼미 그 자체인 나에게 아침이란 계륵과 같다. 아침은 곧 미라클(기적)이라 하지 않던가. 누가 그 좋은 걸 모르랴. 다만, 저녁부터 생산성이 높아지는 나의 몸뚱아리는 새벽이 되면 더 창조력이 올라가고, 아침이 다가올수록 생기를 잃어간다. 심지어 매일 아침 2년이나 강제 기상하던 군대를 전역한 다음 날. 새벽 6시가 되어도 난 일어나지 않았다. 군대도 나에게 아침을 끝내 선사하지 못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처음 10분 일찍 기상하여 스쿼트나 플랭크와 같은 홈트로 몸에 열을 내는 방법부터, 이부자리를 정리하다 보면, 자연히 명상과 글쓰기, 책 읽기 행위에 돌입하게 될까? 그러다 보면 한 시간을 일찍 일어나게 된다니. “일찍만 일어난다면 나의 아침은 가득 찼고 결과적으로 하루가 가득 차게 되었다. (p. 148)”라는 저자의 말처럼 충만함 가득한 하루를 나도 맛볼 수 있을까.

 

저녁형 인간이었던 저자가 매일 아침을 창조할 수 있었던 필승 기상 비법으로 일찍 자라, 하고 싶은 일 하나를 하지 말고 잠들어라, 함께 일어나라를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3가지 모두 나와 정반대의 행동 양식들이다. 새벽 늦게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든, 책을 보든 궁금하거나 하고자 하는 것은 끝까지 해결하고야 마는 성미를 가졌으며, 소셜 모임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나는.. 아침과는 영영 이별인가.

 

하지만 저자에게서 또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고는 다른 용기와 통찰을 얻는다. 으레 러너들에게서 보이는 일종의 유니폼과도 같은 핏(fit)한 착장, 즉 달라붙는 옷은 입고 싶지 않다며 속내를 털어놓는 대목에서다.

 

내 몸을 사랑한다는 것이 내가 어떤 모습이든지 꼭 드러내고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 나를 부정한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중략) 아직은, 변하고 싶지 않다. 설령 그것이 당당한 자기표현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아직은 달라붙는 옷은 입고 싶지 않다. 예뻐 보이지 않더라도, 좋아요를 받지 못하더라도 펄럭거리고 두툼한 상의에 헐렁헐렁한 트레이닝 팬츠를 입을 때가 가장 마음 편히 당당할 수 있는 순간이다.” (pp. 248-249)

 

만일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신념이 되려 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고민과 고통의 총량을 늘린다면. 그 또한 내 삶에 당당하지 못한 게 아닐까. 누군가에겐 모닝이 미라클이라면, 나에게는 이브닝 혹은 나잇이 미라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게 가장 편하고 나답다면 말이다.

 

이제 곧 회사와 브랜드를 운영할 엄연한 대표가 된다. 환경 요인이 크게 바뀌게 된다는 소리다. 이리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침을 활용하는 인간이 되어 있으려나? 아직은 요원하다. 매우 많이. 하지만 이번 책을 통해 아침의 중요성은 다시금 뼈저리게 인지하였고, 적지 않은 용기와 위로를 받았다. 지금의 저녁형 인간인 나에게 다그치고만 있지 않고 저자의 삶을 통해 자연스레 아침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었다.

 

혹여나 아침에. 달리지는 못해도, 조금이라도 나만의 시공간을 창조하는 행위를 작게나마 벌이고 있다면, 이 책을 다시금 집어 들고 웃으며 동행하는 기쁨을 누려보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 파지트(P:AZIT)’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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