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사용법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꽤 오래전에 구입했던 에세이였는데, 한참을 그냥 그 자리에 두었던 에세이였다. '읽어야지, 언젠가는 읽어야지!'하면서 말이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만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워낙 강해서 한동안 손이 가지 않았던 에세이를 근래 다시 읽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금방 다 읽어버렸다. 심지어 공감 가는 문장이 너무 많아서 접어 놓은 페이지 역시 많았다. 그렇다면 그때는 왜 그랬을까? 문득 그리 길지 않았던 기간에 '나'라는 사람의 어떤 부분이 변한 건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책을 읽는 것도, 나에게 맞는 적당한 시기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P. 64



요즘의 저는 '나'로 시작하는 말이 아니라 '너'로 시작하는 말에 관심이 갑니다. '내가 말이야'보다는 '너는 말이지'로 시작하는 말에 좀 더 귀 기울이게 돼요.

이전의 저는 뭐든 '나는'으로 시작하는 말을 했어요. '내'목표, '내'작품, '내'의도와 '내'입장 같은 것들만 떠올랐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라는 말을 하느라, '너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당신의 말을 듣지 못할 때가 많았죠.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 사용법



실제로 저자가 읽었던 책들의 밑줄을 그어둔 구절들을 인용하며 저자의 생각과 감정이 더해진 에세이였는데, 나 역시 그런 저자의 책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지하철에서 읽을 때는 밑줄 대신 페이지를 접어두기도 했다. 서평을 남기려고 접어둔 페이지를 넘겨 보며 몇 번을 곱씹어서 읽었던 글도 있었고 대체 여기에는 왜 밑줄을 그었을까 하는 구절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내 마음을 대변하는 글이 많았던 것 같다. 이럴 때 위로가 된다. 굳이 누군가 대상이 있지 않아도 책 한 권에 담긴, 밑줄을 그은 문장들이 위로가 되어주는!



P. 95



우리 말에 '속상하다'라는 절묘한 표현이 있죠. 내 몸속이 '상한다'라는 뜻인데 괴롭고 슬픈데도 눈물을 밖으로 밀어내지 못하면 몸속의 울음이 우물처럼 고여 썩을 수 있다는 뜻일 거예요. 그렇게 보면, 속이 쓰릴 때 나오는 위산이나 스트레스 호르몬이라는 코르티솔도 어쩌면 눈물의 다른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누군가 내 앞에서 울고 있다면, 흐르는 눈물은 그 사람이 나를 믿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약함을 내보일 수 있는 게 진짜 용기니까요. 가끔은 흘러넘쳐도 좋아요.

요즘, 다시 배우는 생활이 시작되면서 회사에 다닐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더 의논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 어릴 때는 참 그게 힘들었다. '혼자 하면 더 편할 텐데,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라며 하고 싶지 않은 조별 과제에 속이 썩었던 시절과 달리 지금도 여전히 힘들지만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또 꼭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하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생각은 항상 같으니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면 더 많은 것을 배워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어린 시절의 나는 그저 '다름을 틀림'이라고 받아들이며 혼자 스트레스를 받았구나,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혼자서 나를 칭찬하기도 했다.



P. 112



갈등에는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건,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른 존재라는 걸 인정할 때, 나의 다름도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내가 왜 이 책을 읽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 이 책을 읽기 시작했던 시기가 딱 퇴사를 했던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퇴사를 한 이후에 책을 읽을 시간도 더 많아지고 좋아하는 여행도 실컷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여유는 없었던 것 같다. 오롯이 여행을 떠났을 때만 그런 여유를 가졌고 일상에서는 매일이 불안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여행만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항상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다. 막상 퇴사를 해보니 그저 마음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했던 건 아니었다.



다만, 그렇게 퇴사를 하며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앞으로 나를 위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 또롯하게 보였다. 그 방향을 향해 직진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때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으며 어느 순간 이름 아침에 눈을 떠서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목적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목적지'를 떠올리며 하고 싶은 일이면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원하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1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결코 퇴사했던 그 시간이 불안했다고만 할 수 없는 시간이라고 내게는 인생 중 가장 값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에세이를 읽으며 문장 수집가가 되고 싶었다. 그저 밑줄만 긋는 게 아닌 필사를 하고, 코멘트를 달며 내 마음에 꼭 들어오는 문장들을 하나하나 수집하는 그런, 이 책 안에도 그런 문장들이 무척 많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민호'작가 어디서 들어봤더라, 작가라기보다는 '마케터'라고 불리는 게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독자로 만났기 때문에 저자라고 부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저자의 두 번째 에세이,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역시나 에세이라고만 하기에 부족함이 느껴진다. 책 한 권을 읽는 것만으로 배울게 참 많기 때문에? 처음 나왔던 책부터 두 번째 에세이까지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요즘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결코 너도 나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는 지금의 시점에서 유명하지도 않은 작가가 낸 첫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저자 파워를 얻은 두 번째 책 역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지만 두 번째 에세이를 먼저 읽은 나는 결코 저자 파워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담긴 내용에 깊이가 있었으므로!



마케터로서 '브랜드'의 가치를 이야기하며 결국에는 직업을 얻기 전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배울 게 참 많다. 특히나 마케터라면 더욱이!
P. 23



여러분의 브랜드는

무엇과 무엇,

누구와 누구를

연결하고 있습니까?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케터라는 일이 항상 중간에 놓여 있는 입장이기에 마케터에게 가장 힘든 일이라면 누군가 누군가를 연결하는 역할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소한 관계부터 중요한 관계까지, 관계의 연결에 앞서 당연하게 잊고 있었던 것 중에 하나는 역시 '나'를 잊은 채로는 관계 안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살면서 제일 바빴던 시기가 요즘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오늘 해야 하는 일들을 체크한다. 그리고 한숨을 푹 내쉬지만, 그게 그렇게 싫지 만은 않다. 분명 잠도 더 자고 싶고 피곤하고 고단하지만 '싫지 만은 않은' 기분이 좋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 중에, 직장과 직업에 대한 이야기였으며 직장에서의 나를 내 삶에서 분리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앞서 다녔던 직장에서의 내가 딱 그랬다. 직장에서의 나와 직장에 있지 않은 나를 분리하기 바빴다. '업'으로서의 자부심이나 책임감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을 앞두고 배우는 과정이지만, 어쩌면 배우고 있는 과정이기에 힘들어도 싫지 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업'을 앞두고 있는 나는 저자가 말하는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 같은 시간이라, 그리 싫지 만은 않다.



P. 70



'나'라는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은 직업인이 되어간다는 뜻입니다. 직업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압도적인 인풋입니다. 평소에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계시나요? 어떤 새로운 경험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공부와 독서를 할 시간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새로운 경험과 도전의 결핍에 대한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평소 아침을 여는 시간은 몇 시입니까? 순전히 일하는 시간에는 얼마나 많은 고민과 몰입을 하고 있습니까? 주말은 무엇으로 그 많은 시간을 채우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브랜드'에 대해 고찰해본 적이 있었나? 싶다.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는 것과 그리고 그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에세이를 읽는 동안 다른 브랜드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떠올렸고 멀어졌던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는 어떤 이유였는지에 대해 떠올렸다. 그 브랜드의 어떤 면에 반해서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지와, 오랫동안 이용했던 브랜드지만 어떤 부분에 실망했는지에 대해서도!

분명 저자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였는데, 자꾸만 메모를 하고 잊지 않아야지 했던 배움들이 많았다. 그게 결국 저자의 삶이고 생각이었던 것 같다. 마케터로서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도, 기본기서부터 결코 잊지 말아야 하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까지!



P. 108



제아무리 페라리 엔진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한들, 자전거 브레이크만큼의 신뢰만 존재한다면 페라리 엔진은 결국 자전거 브레이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속도만 낼 수 있게 됩니다.

열등감과 결핍, 내게도 있다. 없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그런 열등감과 결핍을 대하는 자세만큼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나는 어떻게 그런 시간을 견뎠을까? 지난 시간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저 생각하고 마주하며 배우려고 한다. 그렇다 보면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보다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P. 142



열등감, 그리고 결핍은 우리를 그 누구보다

그 무엇보다 성장시켜 줄 인생 최고의 스승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 한편에 위대한 스승이 있습니다.

이를 마주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저자의 이력에도 자꾸만 눈이 갔다. 지금 마케터 강민호 된 이후의 이력보다는 마케터 이전의 이력에 대해서, 그리고 그가 얼마나 부단히 노력하고 살아왔던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있었기에, 분명 그의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관심받을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일 것 같다.



앞서 나왔던 '변하는 것고 변하지 않는 것' 역시 읽어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