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시험 -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의 시작
이혜정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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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 시험을 바꾸면 대한민국이 바뀐다!”

 

<대한민국의 시험>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책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책은 많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내놓는 책은 드물지요. 이 책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책으로, 우리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시험 바꾸기'를 제안합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새로운 시험이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시험입니다. 누가누가 더 많이, 누가누가 더 열심히 외웠나를 확인하는 시험과는 완전히 다른 시험이지요.

 

책은 새로운 시험을 소개하기에 앞서 지금 우리의 현실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출산율을 낮추는 결정적 원인 중 하나가 교육 시스템이므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교육 시스템을 먼저 건드려야 한다고 말해요. 교사가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지금의 수업 방식은 텔레비전을 볼 때와 다름없는 뇌 상태를 만든다는 것을 지적하며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수업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또한 국정교과서 논란이 단순히 국정교과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는데, 검인정 교과서 역시 마냥 일수만은 없다는 거예요. 앞서가는 국가들은 이미 십수년전부터 교과서를 폐지하고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교육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언제까지 교과서를 고집하며 진도 맞추기에만 급급해야 할까요?

 

저자는 대한민국의 꼬일 대로 꼬인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해결책이 바로 '시험'이라고 말합니다. 시험의 변화 없이는 교수법의 변화도, 공부법의 변화도, 시장의 변화도 없을 거라는 거예요. 우리 모두가 오로지 '시험 성적'만을 위해 달리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정답은 사실 매우 당연하고도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던 셈. 우리가 목을 매고 있는 이놈의 시험. 이 시험을 바꾸는 것이 교육 개혁의 핵심!!인 것입니다.

 

책은 새로운 대안, 새로운 평가 기준, 새로운 시험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저자가 제시한 롤모델은 IBIGCSE. 저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시험이었는데, 세계 각지에서 이미 오랜 기간 시행되어 왔다고 해요. 우리에게 제법 익숙한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영국의 에이레벨과 같이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인데,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시험임은 물론, 모국어로서의 한국어 과목도 개설되어 있어 우리의 대입시험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IBIGCSE가 어떤 시험인지, 어떻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평가하는지 다양한 문제들을 보여주는데, 몇 개만 살짝 보여드릴게요.

 

국어시험 문제 : 등장인물의 성격이 작품에 어떻게 드러나 있으며 그것이 가지는 효과에 대해 공부했던 최소한 두 작가의 중단편소설들을 예로 들어, 비교와 대조를 통해서 논하십시오.

 

역사시험 문제 : 중세 시대 지도자 두 명을 예로 들어 그들의 통치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분석하십시오.

 

외국어시험 문제 : 우리 동네의 청년들이 보조식품(보디빌딩 보조식품, 다이어트 보조식품 등)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교장선생님이 당신에게 교내 학우들 앞에서 연설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논하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제안하는 연설문을 쓰십시오.

 

IBIGCSE의 시험 문제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변별력을 높이겠다며 문제를 비비 꽈대는 우리의 시험 문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이지요. 이러한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요? 선생님이 적어준 주제와 특징을 달달 외우는 공부로 제대로 된 답을 쓸 수 있을까요?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관점'과 그것을 뒷받침할 '타당한 논거'를 제시해야 해요. 이 시험 문제들이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으로, 특정한 표현을 외운다고 답을 쓸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야 쓸 수 있는 문제를 묻고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살짝 맛을 본 새로운 시험. 어떠셨나요? '그래! 우리도 이런 시험으로 바꿔야 해!' 동의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당장 이런 시험을 도입하는 건 시기상조야.' '이런 시험을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하겠어?! 수능 점수 하나로 대학을 가는 정시가 제일 공정하다고!' '이렇게 어려운 시험을 아이들이 어떻게 볼 수 있다는 거야?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할거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런 생각이 드시는 분들은 이 책을 펼쳐 읽어보시라~! 많은 사람들이 제기하는 질문과 의혹에 대한 대답이 아주 명쾌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시험>을 읽으며 새로 알게 된 사실이 많았는데요, 그 중 충격적인 사실 하나.

일본이 국가 차원에서 IB와 제휴를 맺어(아시아 최초로!), 시험뿐 아니라 모든 교육과정에서 IB를 통째로 도입한다는 거예요! 일본이 질문 중심 토론 중심의 IB를 도입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교육 재건을 위해 인재 재건을 위해 경제 재건을 위해!! 경제는 4대강을 파내고 친기업적인 정책들을 쏟아낸다고 살아나는 게 아니에요. 침몰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인재 재건! 교육 재건이 반드시 필요하며, 교육 개혁 없는 경제 성장은 잠시 잠깐의 미봉책일 뿐입니다.

 

저자는 앞서가는 일본의 모습을 지켜보며 19세기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메이지 유신으로 나라를 개혁하는 데 성공한 일본과 쇄국 정책이라는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 흥선대원군의 개혁은 일제 침략이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시험 혁명은 또 다른 메이지 유신이 될 수 있어요. 아픔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제대로 된 교육 개혁을 실시해야 합니다.

 

저자는 혁명의 열쇠를 '정치'에서 찾습니다. 정치는 국민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는 교육부보다는 정치권에게 기대를 건다. 정치는 국민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스스로 바뀌기는 요원하다. 교육부를 바꾸려면 정치가 나서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가 정치권에 강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 더 이상 교육에 침묵하지 말라고.”

 

이 책을 19대 대선후보 모두에게, 19대 대통령 당선자에게, 다음 정부의 교육 정책을 이끌어갈 모든 관료들에게 강제로! 반드시!! 읽히고 싶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힘을 모아 시험 혁명을 시작해봐요. <대한민국의 시험>은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을 위하여 반드시 읽어보고 동참해야 할 책, 모든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들이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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