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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아, 자니? (양장) ㅣ 단짝 친구 오리와 곰 시리즈 1
조리 존 글, 벤지 데이비스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5년 3월
평점 :
만 네 돌을 지나 이제 51개월, 조금 억울한 여섯 살이 된 우리 집 아가씨는
'반복해서 읽기'에서 '새 책 읽기'로 비중을 옮겨가고
있어요.
여전히 좋아하는
책을 수없이 반복해서 읽지만 한 번도 안 읽어본 책을 찾는 횟수가 매우 늘어
요즘에는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요, 빌려온 책 중 대박이나 바로 구입한 그림책!
요근래 가장 핫하게 사랑을 받고 있는 단행본 그림책 <곰아,
자니?>입니다.
얼른 자야지, 으와...
좋다....
푹신푹신한 침대에 누워 행복한 곰. 그런데 노란 페이지 속의 오리 한 마리는 말똥말똥~
곰은 뭐하고
있을까?
궁금해합니다.
곰아, 나야 나! 옆집
오리! 문 좀 열어 봐! 어서!
오리야, 무슨
일이야?막 잠들었는데…
안녕, 안녕!
나 심심해! 같이 놀자.
카드 놀이
할까?
아니.
영화
볼까?
아니.
쥬스
만들까?
아니.
카드 놀이
할까?
그건 아까 물었잖아.
그럼 서로 책
읽어줄까?
아니.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리와 곰의 대화로 전개됩니다.
오로지 대화체! 설명하는 문장은 한
줄도 없답니다.
잠이 오지 않아 곰과 함께 놀고 싶은 오리와 너무너무 졸려서 얼른 침대에 누워
자고 싶은 곰
바라는 게 너무 다른 두 친구의 귀여운 실랑이가 대화체로 이어지니
몰입도 최고! 읽는 내내 즐거움이
넘치는 그림책이에요.
깐족깐족 부산스럽게 졸린 곰을 유혹하는 오리의 모습은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고요~
그런 오리 때문에 딱! 미칠 것 같은 곰은 생생한 표정으로
그려집니다.
단순해 보이는 듯한 그림체이지만 표정 하나하나가 아주 섬세하게 살아있어
곰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요.
아이도 저도 책을 처음 읽는 순간부터 완전히 푹
빠져들었어요~
곰과 오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라~~
결말도
어찌나 깜찍한지 ㅎㅎㅎ 아이와 둘이 배꼽을 잡고 웃었네요~
책을 빌려온 그날 연속해서 열 번도 넘게
읽고,
대출기간 내내 수십 번을 반복해서 읽은 뒤
"이거 이제 반납해야
해? 그럼 새 걸로 하자! 응? 사주세요~~" 하는 청을
받았답니다.
구입을 하려고 보니 북극곰 출판사의 책.
교훈을 전달하는 책, 가르치는 책,
주제가 뚜렷한 책은 지양하고
웃기거나 찡한 책만 만든다는
북극곰의 그림책 철학이 저는 참 좋은데요,
<곰아 자니?>는
완벽하게 웃긴
책으로 '오로지 즐거움'만을 위한 책 읽기를 선물해줍니다.
그 어떤 목적도 없이 오로지 즐거움만을 위한 책 읽기.
얼마나 하고 계신가요?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독서의 목적은 '즐거움'이에요.
재미를
선사하는 그림책을 많이 많이 읽어주세요♡♡
(덧)
아이와 함께 하는 책놀이
저희 모녀는 이 책을 대본처럼 함께
읽어요.
"엄마가 곰해, 내가
오리 할게!
곰아, 곰아, 자니? 나야 나! 옆집 오리"
"이번에는 내가 곰을
할게. 엄마가 오리 해~
아움 졸려. 한 달 내내 자래도 자겠어."
글이 전부 대화체이고 모든 대화가 간결한 문장이다 보니
몇
번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장을 줄줄 외우더라고요;
그 뒤로는 매번 아이와 역할을
나눠 함께 읽어요.
대사를 전부
외우는 것도 신기하지만 연기를 어찌나 실감 나게 몰입해서 하는지 ㅋㅋㅋ
엄마는 그저
하트 뿅뿅 귀요미 귀요미♥♡♥♡
녹음을 좀 해두고 싶은데…
녹음기만 켜면 귀신같이 알고 입을
다무는 통에 엄마는 그저 아쉬울 뿐이에요 ㅠ_ㅠ
어른들 책모임 중에 희곡 대본을 함께 읽는 모임도 있다는데, (연기자들이 대본 연습을 하듯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런
모임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책 읽기의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