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이고 싶은 날
강심옥 외 24명 지음, 김민희 외 20명 그림 / 북극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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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읽는 내내 웃음을 짓게 되는 아이들의 시화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심심산골 곡성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시와 그림. 함께 보시겠어요?

 

 


 


 

<잘 보이고 싶은 날>은 곡성 길작은도서관 김선자 관장님이 독서 동아리 '다독다독'을 운영하며 만든 시화집이에요.
다독다독의 아이들은 시와 그림을 쓰고 그리는 '기술'이 아니라 시와 그림을 쓰고 그리는 '즐거움'을 배웠다고 해요.
아이들의 작품 하나하나에서 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빠는 스컹크

- 김민주 (6학년)

 

TV를 보고 있는데 안방에서
"민주야, 빨리 와 봐. 비밀얘기 해 줄게."
아빠가 동굴처럼 이불을 벌리고 있었다
"야호"
이불 속으로 막 들어 갔는데
뿌우웅 뿡! 뿡뿡!
아뿔사 독가스실이었다.

 

 

웃음이 절로 나지요?
여섯 살 꼬맹이에게 읽어주니 "뭐야!! 아빠 방귀가 독가스야!" 하면서 깔깔 웃더라고요^^

 

 

우리 동생은 무개념
- 김예슬 (6학년)

 

에휴
3학년인데 벌써부터
시험지에 비가 내린다.

 

 

 

단 세 줄의 시가 이토록 강렬할 수가! =ㅅ=
제목부터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솔직~하고 재미난 작품이었어요 :-)

 

 

꿈과 현실
- 김희정 (6학년)

 

오늘 짝꿍 바꾸는 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랑 돼서 오순도순
이건 꿈

이상한 애들이랑 되가지고 고생
이게 현실

오늘은 내 생일
집에 일단 들어오라는 부모님 말씀
왠지 핸드폰을 줄 것 같은 느낌
이건 꿈

집에 들어가서 김이랑 밥
밥 먹어~
이게 현실

 

 

이런 게 살아있는 시이고 문학이지 않을까요?
저도 아이들과 함께 시를 써보고 싶어졌어요~

 

 

 

 

더럽게 싫은 인생
- 김대한 (4학년)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아팠던 작품도 있었고,

 

 

 

 

★따들
- 김대한 (4학년)

 

애들아 욕 그만 써
★신들이 생각하고
욕 좀 작작 써
인생이 그따구면
너네 크면 어떡할래?
인생이 걱정되네

★따들 ★따들
영구 같은 놈.

 

 

 

솔직에서 한 단계 나아가 욕설까지 포함된 시도 있었지만, 저는 좋았어요.
예쁜 것, 아름다운 것, 그럴 듯 한 것만 문학은 아니니까요.
거칠고 서툴러도 내 마음과 생각을 글로 표현해보는 귀한 시간을 보냈으니.
이렇게 한 뼘 더 자라겠구나- 또 한걸음 나아가겠구나- 장하고 기특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3학년 아이들이 그린 친구들의 얼굴을 보는 재미도 쏠쏠,
나뭇잎에 적은 수업 후기를 읽는 즐거움도 쏠쏠~

 

 

몰래 먹는 아이스크림
- 김유하 (3학년)

 

엄마가 올까 봐 조마조마해서
맛이 안 느껴진다
아이스크림 껍질과 엄마의 숨바꼭질
끝나지 않는다
밤에도 하나 몰래 먹는다.

 

 

엄마가 올까 봐 조마조마 맘 졸이며 몰래 먹는 그 맛! 다들 기억하시죠?
저 또한 그때 그 시절이 있었기에~~ 옛 추억을 떠올리며 아이들의 글과 그림 속으로 쏙 빠져들었네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와 함께 시가 쓰고 싶어져요.
아이가 크면 셋이 나란히 앉아 시 쓰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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