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이와 원더마우스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21
조승혜 글.그림 / 북극곰 / 2016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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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선글라스를 쓰고 누워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오리의 모습이 범상치 않죠?
'요거요거~~ 보통내기가 아닌 것 같은데~~~' 궁금한 마음을 가득 안고 책장을 넘겨 보았습니다~

동동아, 학교 가야지.
네, 갈게요!

동동아, 일어나야지.
네!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일상이죠? ㅎㅎ
그래도 동동이는 착해요~~
우리집 아가씨는 대답조차 하지 않는다는...... ㅜㅠ 



그런데요,

 

허어어억!
동동이의 입이 벌떡- 일어났습니다.


동동이는 입을 따라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입은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하고 있네요 ㅎㅎ
동동이는 수건에 물기를 닦고 있는 입을 간신히 잡아 장착~!

하지만 입은 자꾸만 도망을 가요~ 혼자 식탁으로 달려가 밥을 먹고, 학교에도 먼저 가고,
수업이 끝난 뒤에는 축구도 입이 나서서 동동이를 대신하지요.

심술이 난 동동이는 입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끈으로 꽉 묶어두고는 말합니다.
"쳇, 내가 공만 차 봐라. 바르셀로나도 간다."

그리고 잠이 든 동동이.
동동이의 입은 이제 얌전히 동동이 얼굴에 붙어 있을까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번쩍 뜬 동동이는 알아챕니다.

'입이 또 없어졌어!'


동동이는 없어진 입을 찾아 여기저기를 뒤져보지만 입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아요.
입이 없는 동동이는 말을 할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지요. 
아무것도 먹지 못한 동동이는 영양주사를 맞으며 소파에 누워 있는데,

뚜둔!!!! 동동이의 입은 바르셀로나 경기장에 있다네요!!!

동동이는 비행기를 타고 입을 잡으러 가요~
축구 경기장을 누비고 있는 입을 잡느라 한바탕 대소동!

고생 끝에 겨우겨우 입을 찾아온 동동이는 말합니다.
"네가 달나라에 가 봐라! 내가 못 잡나…"

다음에 전개될 내용은 설명드리지 않아도 상상이 되시죠? ^^
동동이가 어떤 모험을 겪게 되는지 책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저는 이 책이 아주 마음에 들었는데요,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그걸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아서 좋았어요.

아이들 그림책을 읽다 보면 오로지 무언가를 가르치고 훈계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들이 많은데,
목적성과 계몽 의식만 두드러진 책은 좋은 어린이책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 책일수록 더 깊은 상징과 은유, 해석의 자유가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요?

<동동이와 원더마우스>는 얼핏-
'말만 하고 행동을 하지 않는 건 나쁘다, 늘 말 조심을 해야 한다'를 가르치는 책 같아 보여요.

"동동이처럼 대답만 하고 엄마 말 안 들으면 입이 뚝 떨어진다!"
"그러니까 말만 하지 말고 실천을 해야 하는 거야~"
"항상 입조심, 말조심을 해야 해.

이 책을 읽어준 뒤 아이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부모님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는 절대 그렇게 하지 마시라! 부탁드리고 싶어요.
왜냐,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과 해석의 가능성을 막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동동이와 원더마우스>의 제목을 다시 한 번 읽어보세요.
이 책의 주인공은 동동이 하나가 아니죠? 동동이'와'  원더마우스 2명의 주연이 존재합니다.
동동이의 입은 '원더마우스'라는 엄연한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동동이와 구별되는 또 다른 대상으로 독립성을 갖고 있는 것이죠.

'동동이'의 입장에서 보면, 위의 주제가 도출될 수 있을 거예요.
'아, 네네 대답만 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입이 없어져서 밥도 못 먹고 말도 못 하는구나. 다음부터는 재깍재깍 움직여야지.'
'아, 아무 말이나 그냥 했다가는 큰일 나는구나. 말조심해야지.'

그런데 '원더마우스'의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원더마우스의 행동과 성격, 특징을 생각해보세요. 원더마우스에게 초점을 맞춰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보일 거예요.

원더마우스는 이름처럼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원더우먼처럼 빠르고 슈퍼맨처럼 하늘을 날아다니지요.
원더마우스는 뭐든지 척척 재빨리 해낼 뿐 아니라 축구 실력도 엄청납니다.
원더마우스는 일단 입 밖으로 나온 말은 그 말이 무엇이든 단박에 현실로 이뤄내요.
바르셀로나 경기장에 가는 것도, 달나라에 가는 것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원더마우스의 능력은 무궁무진해 보여요. 말하는 대로 무엇이든 이룰 수 있으니 말이에요*
그러니 이런 원더마우스의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말 조심'이 아니라 '말의 힘'이 아니겠어요?
무엇이든 말만 하면, 내가 말로 내뱉은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요.



이 글을 쓰며 표지를 다시 보니, 동동이보다는 '원더마우스'에 포인트가 퐉!! 들어간 것이-
작가가 보다 강조하고 싶었던 핵심은 동동이가 아닌 원더마우스쪽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요 ㅋㅋㅋ 


이 책의 표지에는 또 하나의 힌트가 담겨 있는데요, 왼쪽 상단을 보시면 '동동이와 원더마우스1'이라고 적힌 문구가 보이시죠?
오호라-! 1이 있다는 것은 2도 있다는 말씀! 앞으로 나올 후속작이 기대가 됩니다♡

내용도 재밌었지만,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신경질 내는 동동이가 특히 매력적! ㅎㅎ) 작가 이름을 봤는데,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작가였어요. 책 정보를 찾아보니 이 그림책이 데뷔작인 신예 작가더라고요.
인지도가 전혀 없는 신인 작가의 책을 출판한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선택인데, 북극곰 출판사의 용감한 선택이 참 멋있어요.

어른 책도 그렇지만, 그림책 시장에서는 특히나 우리 작가들의 입지가 정말 작거든요.
다양한 지원과 경로를 통해 보다 많은 작가들이 우리의 글과 그림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그림책이 전 세계에 위상을 드높이는 그날까지~~~!
열심히 사고 + (리뷰를) 쓰며 응원하겠습니다. 우리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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