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더 패스 : 세상을 바라보는 혁신적 생각 - 하버드의 미래 지성을 사로잡은 동양철학의 위대한 가르침
마이클 푸엣.크리스틴 그로스 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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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철학을 좋아하시나요? 철학책! 즐겨 읽으시나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분이 많이 계실 것 같아요. '철학'하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들..

소크라테스와 두꺼운 책, "인간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난해한 질문들이 아니던가요?

우리에게 철학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나와는 상관없는 존재,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밥 벌이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비주류 학문쯤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그중에서도 '동양 철학'은 전근대적이고 전통적인 것으로 지금 우리 시대에는 맞지 않는 학문 취급을 받기도 하는데요, 철학을 연구하고 탐구하는 학자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모두 잘못된 편견! 철학의 진가를 모르고 하는 착각이라고요~

그들은 이러한 착각이 우리의 서양 중심적 시각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합니다.

서양과 근대화를 우월하다고 전제하는 우리의 관점이 철학과 동양 철학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엥? 그게 무슨 소리?

갑자기 웬 서양 중심적 사고 타령인가~ 싶으시죠?

잠깐 생각해 볼까요?

여러분은 '철학'하면 아래 두 단어 중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철학 = Philosophy? 道?

 

道보다는 Philosophy가 먼저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우리는 '철학'이라하면 자연스레 Philosophy, 서양의 철학을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서양은 철학을 Philosophy라고 부르는데, 이는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뜻이에요.

과학과 종교를 중시하는 서양 문화에서 철학이란 '진리'와 '선'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반대로 동양에서는 철학을 道라고 부르는데, 이는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종교적이고 현실주의적인 동양 문화는 '일상적인 경험의 축적'을 중시하며 추구하는 학문을 '철학'이라 말합니다.


"이 책에 소개한 철학자들은 자신의 가르침을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삶의 모습으로 설명하려 했고, 이것이 그들의 강점이다. 그들은 삶을 바꾸는 커다란 변화와 충만한 삶은 다름 아닌 일상에서 시작된다고 믿었다. "

동양에서의 철학은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삶. 일상에서 시작되는 삶의 변화라는 것인데,
내가 평소 생각해왔던 '철학'의 개념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죠?

 

우리에게 '철학'은 딱 이런 ▲ 느낌으로, 턱을 괴고 앉아 미간을 찌푸리며
"진리란 무엇인가?", "무엇이 진정한 선인가?"와 같은 질문의 답을 찾는 학문이니까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서양 철학'에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것!
동양에서의 철학은 '일상'과 '경험', '삶의 순간순간 중시하는 학문입니다.

그러니 '철학'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서양 중심적이었는지 깨달음이 팍! 오시죠?
우리는 그동안 동양 철학의 진가에 대해서, 동양 철학의 중요성에 대해서 너무도 몰랐던 거예요~

하지만 빛나는 것은 언제든 제 진가를 발휘하기 마련-!
최근에는 그동안의 무지에서 벗어나 동양 철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서양에서의 관심이 뜨거운데요,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동양철학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지식인들이 많다고 해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을 쓴 마이클 푸엣 교수 역시 그런 지식인 중 한 명입니다.

마이클 푸엣 교수는 하버드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인기 강의로 유명한데, 이 강의가 다름 아닌 동양철학 강의랍니다.
'어떻게 좋은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동양 고대 철학가들의 사상을 통해 해결하는 그의 강의는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뛰어난 강의'라는 평가를 받으며 하버드 최고 교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겨주기도 했다고 해요.

하버드의 학생들이 극찬하는 인기 강의!

하버드의 지성이 해석하고 설명하는 동양 철학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더 패스>는 그의 강의를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책입니다. 

 

우리는 왜 동양 철학을 공부해야 할까요?
동양 철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요?

그는 말합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동양의 철학자들은 혁신적인 시각을 선사한다고요. 우리는 이들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온 생각에 의문을 품을 수 있고,
어떻게 타인과 관계를 맺고, 어떻게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어떤 가르침을 받을 수 있냐!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합니다.

 

3장에서부터 8장까지~ 그는 공자와 맹자, 노자, <내업>과 장자, 순자를 다루는데
단순히 동양 철학의 개념과 사상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철학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요.
먼 옛날 춘추전국 시대에 살던 사람들을 위한 <논어>가 아니라 2016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논어>를 이야기하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여기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과거의 시대에 갇혀있는 죽은 철학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들을 위한 살아있는 철학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제일 먼저 공자를 다루는데, '가상 의식'의 의미를 해석한 이 장을 읽으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공자는 특히나 '제례'를 강조했는데요, 저자는 이 제례의 의미가 죽은 자가 아닌 산 자에게 있음을 지적합니다. 죽은 자에게 정말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가족들에게 필요한 의식이라는 거예요. 조상이 그곳에 정말 있는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그들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제례는 산 사람들 사이의 감정도 변화시킨다. 죽은 자는 남은 자들의 관계도 변화시키게 마련이다. 두 형제 사이에 오랫동안 잠복해 있던 어린 시절의 경쟁 심리가 다시 불타오르기도 하고, 제멋대로 굴던 아들이 갑자기 명목상 집안의 가장이 되어 식구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례를 치르는 동안에는 마치 불화가 전혀 없는 것처럼 가족 구성원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해낸다. (p.64)"

저는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안에서 나고 자란 탓에 시댁의 제사 문화를 이해하기가 참 힘들었어요. 맛있게 먹지도 않는 음식을 구태여 만들어서 차리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제사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알 수가 없었지요. 그저 시대착오적인 답습이라고,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악습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제례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아. 돌아가신 조상의 혼이 정말 와서 음식을 먹고 가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구나.
혼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없이 마치 돌아가신 분이 다시 여기에 돌아온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변화. 일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감정, 각자가 새롭게 하고 있는 역할. 그 '단절'이 지니는 가치를 중시하는 거였구나. 처음으로 이해와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사의 필요성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전보다 훨씬 의미 있는 마음으로 제사 준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전히 하기 싫은 일이긴 하지만 아무 의미도 모른 채 억지로 해치우듯 하던 때와는 분명 다른 마음이니까요.

 


4장의 맹자를 읽으면서는 한숨만 나오는 지금의 시국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얻었어요.

 

"우리는 내면의 더 나은 모습을 키우고 예측 불가능한 세상과 마주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 또는 "인생을 어떻게 계획해야 하는가?" 같은 거창한 질문을 던지는 것과 사뭇 다르다. 그보다는 부단한 노력으로 일상에서 사소한 것을 바꾸면서, 사람들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멋진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뒤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p.134~135)"

일상의 사소한 것을 바꿔 나의 내면을 더 나은 모습을 키워야 한다.
우리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고, 노력하면서도 또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가슴에 새기고 새겨야 할 가르침이지요?

 

 

노자를 다룬 5장에서는 '영향력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데,
구구절절 가슴에 사무치는 말뿐이었답니다.

"현인이 된다는 것은 사람들을 잘 파악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현인이라면 가족이든, 친구든, 동료든 누군가를 마주칠 때마다 부드러움과 융통성으로 내 주위를 하나의 세계로 만든다.

진정한 영향력은 눈에 띄는 힘이나 의지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무척 자연스럽게 느껴져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세계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이것이 노자식 현인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식이다.

'노자'에 따르면 힘이나 권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단단함이 아니라 부드러움으로, 사람들을 지배하기보다 서로 연결하면서 무한히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p.169)"

지금 우리의 지도자와 딱! 반대되는 이야기만 등장하죠?
노자의 현인이, 진정한 영향력을 가진 지도자가 너무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내업>을 다룬 6장에서는 활력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데,
호흡과 운동, 음악과 시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우칠 수 있었답니다.
읽어보시면 활력 있는 삶의 자세를 가다듬는데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장자를 다룬 7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관점'에 대한 지적이었어요.

"다른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끊임없이 살펴보면서, 우리 시각만이 유일한 시각은 아니라는 사실을 늘 떠올린다. 장자의 가르침처럼 삶을 새롭게, 열정적으로 경험하려면 사물을 다르게 보는 원칙, 관점 이동 원칙을 따라야 한다. (p.231)

우리의 의식적인 사고는 '당위성', 즉 옳다고 여겨지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무엇이 아름답고, 무엇이 크고, 무엇이 고결하고, 무엇이 유용한지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의존하는 단어나 가치가 얼마나 자의적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p.232)

우리에게 어떤 관점이 있다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 관점이 보편적이라 단정하고 마음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사물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지나치게 고정된 범주와 가치를 만들어 낸다. (p.234)"

나의 시각만이 유일한 시각이 아님을 깨닫자!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자의적으로 생겨난 하나의 관점임을 깨닫자!

관점 그 자체를 깨라고 말하는 장자의 말이 참으로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철학자는 순자인데요, 순자의 '작위' 개념은 제 뒤통수를 턱! 하고 때렸다지요~
"우리가 스스로를 자연스럽다거나 '진짜'라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그 모습은 선택된 것이며, 따라서 일종의 작위(꾸며낸 행동)다."

작위란 꾸며낸 행동으로 인위적인 것인데, 순자는 이 작위를 좋은 것이라고 봤어요.
굉장히 의외지요? 우리는 보통 자연스러운 것, 꾸미지 않은 행동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잖아요~
순자는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는 생각, 세상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러한 생각이 가질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했는데요,
이런 순자의 관점을 적용한 저자의 분석에 저는 또 한 번 뒤통수를 턱!!!

환경 오염과 줄기세포 연구, 유전자 변형 작물에 대한 문제를 순자의 관점에서 해석했는데,
이러한 문제의 해법을 인간 개입의 최소화로 생각하곤 했던 저의 한계를 여실히 깨닫는 순간이었죠. 자연적인 것과 작위적인 것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맛볼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진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세상이 분열되었다면 그만큼 새로운 것을 만들 기회도 많은 법이다. 그것은 우리 삶에서 아주 사소한 것, 모든 것을 바꿀 단초가 되는 것에서 출발한다. 거기서 출발한다면 모든 것은 우리 손에 달렸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 기회는 우리 삶의 가장 사소한 것에서 출발한다."
"모든 것은 우리 손에 달려있다."

 


최순실과 박근혜, 그저 나는 몰랐다로 일관하는 그들 곁의 수많은 참모들은 국민들의 불같은 비난을 받는 것이 마땅하며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이런 질문 또한 던져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과연 이 사태가 그들만의 잘못일까?"


그들이 그토록 활개를 치고 다니며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농락을 하는 동안...
우리는 무얼 하고 있었나요? 민주 시민으로서의 나는 도대체 어디에 존재하고 있었을까요?

저는 지금이 대한민국에 다시 오지 않을, 정말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이 엄청난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제2의 최순실, 제2의 박근혜가 등장하겠죠.

한 사람 한 사람의 국민이 달라지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계속 반복될 거예요.

<더 패스>의 저자는 말합니다.
"모든 것을 바꿀 단초는 아주 사소한 것에 존재한다."

우리가 여전히 하루하루 먹고사는 데에만 급급해 민주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등한시한다면
우리의 대한민국은 지금의 모습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새로운 세상을 만들 기회는 우리 삶의 가장 사소한 것에서 출발합니다.
먹고 자고 일하는 틈틈이 책을 읽고 공부하며 생각하는 시민으로 깨어있는 것.
모든 것은 우리의 이 작은 실천에서 시작됨을... 우리 모두가 깨닫고 실천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요?

 

깊어가는 가을~~
동양 철학의 위대한 가르침에 빠져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책과 함께 생각하며 성장하는 멋~~진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우리 함께 해요~~~  책 읽기 딱 좋은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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