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아름다운 지식 2
안드레아스 셰른샤우겐 지음, 리네 렌슬레브로텐 그림, 이정모 옮김, 장수진 감수 / 여유당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닷가에서 7년을 살았다. 해 뜨는 풍경을 보며 기운을 받으려고 어두울 때부터 바닷가에 앉아 있기도 하고, 어둠이 차츰 내려앉는 바닷가에서 하염없이 파도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해풍을 맞으며 벗과 함께 밤새워 술을 마시기도 했다. 바다를 떠나 산 지 30년이 다 되어가지만 지금도 불현듯 바다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까닭은 바다는 내게, 인류에게, 고향 이전의 고향, 시원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마음이 엉크러져 혼란스러워도 그저 바다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회복하는 게 아닐까.

 

바다에 사는 생명 중 고래만큼 우리의 감성을 풍부하게 건드리는 생명이 있을까. 스무 살에 거제 해금강을 보려고 유람선을 탔을 때 바다 한가운데서 돌고래 떼를 만났다. 멀리 쓰시마 섬이 배경으로 보이는 수면 위를 수십 마리 돌고래가 풀쩍 풀쩍 뛰며 물을 뿜었다. 해금강의 풍경을 보러 간 여행이었지만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고 즐거움이 솟아나는 장면은 돌고래 떼가 바다 공기 중으로 튀어 올라 가볍게 몸을 날리던 모습, 거기서 반짝이던 빛이다.

 

몇 시간 전에 대왕고래 새끼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벌써 몸길이가 7미터나 되네요.

이 거대한 새끼가 홀로 남게 된다면 굶어 죽거나 상어의 먹이가 되고 말겠죠.

하지만 새끼는 운이 좋습니다. 어미가 돌봐 주거든요.

어미는 새끼를 안전하게 보살피면서 바다 표면으로 떠올라서 숨을 쉬도록 도와줍니다.

갓 태어난 새끼가 세상을 둘러봅니다.

새끼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입니다. 소리, 빛 그리고 바닷물 맛…….

 

고래 중에서도 대왕고래에 관한 이야기다. 얼마나 큰 고래이면 이름이 대왕고래일까.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몸길이가 7미터에 이르고 지금까지 측정한 가장 긴 대왕고래는 33미터에 달한다. 몸무게는 무려 190톤짜리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왕고래가 태어나면서부터 독립할 때까지의 과정과 어미와의 관계, 그리고 고래가 어떤 여정을 밟아 진화하고 인간과 어떻게 관련 맺고 있는가일 텐데 그림책은 그것을 담고 있다. 푸른 바닷속 대왕고래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실체를 고스란히 알고 느낄 수 있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