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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꿈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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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읽는 손보미. 어린아이가 어른의 세계에 느끼는 애정과 질투 그리고 작은 조소까지, 여러 감정들 사이에서 유발되는 관계의 긴장감이 적확하게 직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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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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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안쪽에서부터, 햇볕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찰랑이는 따스한 물이 차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그 따스한 온기는, 나아가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뒤에 남겨진 것들을 끌어안고자 하는 용기와 몸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르고자하는 다정함으로부터 발한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며 몸과 마음을 바로 세우는 일에, 그리고 일상 속의 나를 지탱해주는 꾸준함과 삶을 포용하는 다정함이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요가를 한 번 배워봐야지 싶다. 근래는 뒤를 보지 않고 앞만 보고 살았던 것 같은데, 차분하게 뒤를 돌아보고 그후 앞으로 나아가도 좋을 것 같다.

모처럼 따뜻한 파랑이 마음에 인 것 같아, 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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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 - 영혼의 손길 현대 예술의 거장
제임스 로드 지음, 신길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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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 영혼의 손길 (21.08.15)

 


4년 전 추위가 몸을 에는 듯했던 겨울, 한 전시회를 갔다. 언 몸을 부여잡고 간 곳이지만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작품이 가지는 의의는 알고 있었지만 다만 그 뿐이었고, 언제나 그렇듯 그 거대한 의미의 베일을 넘어서지는 못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날 나는 그 어떤 전시회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끌림을 느꼈고 작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아우라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이었다.

 

말라 비틀어져 있지만 한편으로는 거대한 파도처럼 생동하게 요동치는 살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지나칠 정도로 길게 늘어진 몸, 하지만 제 중심을 정확하게 알고 잡혀있는 균형, 읽을 수 없는 얼굴의 표정으로부터 오는 감정의 무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는 거대한 육체로부터 오는 경외감.

 

그 조각들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인간 실체에 대한 자코메티의 시선은, 그 어떤 이론보다 날카로웠고 그 어떤 진리보다 진실했으며 그 어떤 예술보다 경이로웠다.

 

을유문화사에서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로 나온 [자코메티 영혼의 손길], 인간의 진실과 영혼의 실체에 다가가기 위해 자신의 온 생을 걸었고 그 결과 현대 조각사에서 가장 선구적이고 독창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예술가 자코메티의 삶과 그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져 있는 책이다. 가족적 배경부터, 탄생, 성장, 죽음까지 자코메티의 삶을 연대순으로 쫓고 있으며 자코메티의 말과 그 주변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자코메티의 모델이었던 작가 자신의 생각까지 가미하면서 예술가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800페이지에 육박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은 거대한 숫자가 증명해주고 있듯 그와 그 삶을 세심하게 훑고 있다. 마치 자서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코메티가 겪었던 상황과 감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더욱이 그의 주변인들 예컨대 부모와 동생, 연인과 동료의 그것들까지 담고 있다. 특히 지성과 예술의 폭발적인 진전이 일어났던 20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그 시대를 이끌었던 위대한 예술가와 철학자에 대한 설명과 얽힌 이야기도 풍부하게 기록되어 있다.

 

때로는 굉장히 주변적인 이야기들까지 담고 있어서, 예술가를 이해하기 위한 최대한의 정보 너머의 것들까지 제공해주고 있는 것 같아 부담이 올 수도 있지만, 그 만큼 자코메티에 대한 정보들이 다양하며 방대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또 대체적으로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기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바로 그 순간 알베르토 자코메티에게는 모든 것이 영원히 변했다. 그에게 삶이란 그 자체의 지속성과 영원성을 가지는 힘이고, 죽음은 단지 운명적인 사건이며 삶의 장엄함과 가치를 약간은 고양하는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을 분이다. 그런데 이제 순식간에 눈앞에서 벌어진 죽음으로 인해, 그는 삶을 무로 끌어내리는 막강한 힘을 경험하고 존재에서 비존재로 옮겨 가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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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7주년 기념 양장 에디션) - 쉽게 상처받고 주눅 드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회복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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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20.01.08)

 

이 책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그 삶에 만족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른다. 끊임없이 자신을 부족하며 사랑받을 사람이 아니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내면에 설정된 이상향과 현실 속 자기모습 간의 간극에서 비롯되는데, 그 틈으로부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 자기 부정이 시작된다. 작가는 이러한 부정의 목소리를 내면의 비판자라 지칭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비판자는 끊임없이 나를 비난하고 타이르며 지적하고 설득한다. 그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며, 두려움에 시달리게 된다. 그로써 사람들은 우울의 강에 깊이 침잠되게 된다.

 

작가에 따르면 이와 같은 자기 부정은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하여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내면으로부터 들려오는 비난의 목소리의 출처와 그것의 작용에 대하여 설명한다. 자기 자신을 미워하면서 태어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안 좋게 보는 시각은 성장을 하는 과정 속에서 습득하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예컨대, 어린 아이들은 부모에게 종속되어 있는 존재와 다름없다. 그들의 생존권이 부모의 손에 좌우지 된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부모의 말은 곧 법과도 다름없다.

 

즉 부모는 아이의 자아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때 아이들에게 내면의 이상향을 형성하는데 있어서도 그러하다. “~하면 안 돼”, “~해야지와 같은 부모의 훈계와 꾸지람은 아이들로 하여금 그 규칙에 옭아매게 만들며, 그 과정 속에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찾지 못하게 만든다. 물론 아이들을 좋은 길로 가게끔 만드는데 있어 훈육은 필요한 것이지만, 인격과 행동의 구분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은 경우 그 둘을 동일시함으로써 아이들을 자존감이 낮은 사람으로 만들게 한다.

 

작가는 이와 같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독자에게 내면의 비판자의 무분별한 비난으로부터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그 비난이란 결국 진실로 당신에게 문제가 있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당신 그 자체로서 받아들이는 오해로부터 비롯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간결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끊임없이 구체적인 예시를 듦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를테면 자존감이 낮아질 때 느끼는 감정들을 얘기할 때, 토르스텐이라는 내담자의 말을 직접적으로 인용한다. 이러한 예시는 독자들에게 신뢰성을 부여해주기도 한다.

 

또한, 차근차근 단계별로 자신을 사랑하는 결말까지 나아간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상태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로부터 시작해서 그러한 상태가 구축되게 된 배경과 연유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까지, 설득력있게 독자를 이끌고 나간다. 특히나 두드러지는 책의 장점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인데, 예컨대 연습1. 비판자가 얼마나 자주 말을 걸어오는지 발견하라, 연습4.비판자가 무슨 말을 하든 그의 말을 믿지 말아와 같은 부분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이 서평은 교보북쌀롱 활동을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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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되어가는 순간 - 최선의 나를 찾아서
헤르만 헤세 지음, 이민수 옮김 / 생각속의집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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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되어가는 순간(20.12.29)

 



자신만의 고유한 생을 살아가는 한 명의 개인에게 부여된 삶의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삶을 살기일 것이다. 그 어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한 개인은 그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존재성에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 태어남 자체로서 그 어떤 다른 사람과도 같지 않게 태어났는데 살아감에 있어 다른 누구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간다는 사실은, 얼마 쯤은 어불성설이고 또 얼마 쯤은 삶에 대한 배반일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우리는 삶을 배신하면서 살아간다. 나를 찾아가는 길이 능히 쉬운 길이 아니므로. 많은 사람들이 걸었던 길은 이미 그들의 족적에 의해 충분히 패여 걷고 따르기에 좋은 길이 되어있지만, 나만의 길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방이 수풀로 우거진 무변광야를 혼자서 묵묵히 걸어 나가야 하는 일이다. 물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어디서 어떤 맹수가 튀어나올지 모르며, 또 끝이 어디인 줄도 모르는 길을.

 

헤르만 헤세는 바로 그와 같은 단 하나의 가 되는 것을 자신의 문학적 소명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 헤세 그의 삶 자체에서 끝없이 지속되어왔던 분투이기도 했다. 문학과 낭만을 꿈꾸던 어린 헤세는 신앙을 강제하는 고압적인 가정 속에서 신학자가 되어야만 했고 신학교 탈주와 자실 기도의 여러 도망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자신, 곧 문학가와 시인으로서의 헤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말에 따르자면,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은 바로 운명이다. ‘로 태어나서 로 사는 것. 하지만 그 운명이 목적론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삶은 정해진 바가 없이 오로지 나의 내면의 선택에 따르는 결과만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운명이란, 내가 내 스스로를 위해 만들어가는 것, 결과론적인 정의를 따를 뿐이다. <내가 되어가는 순간>에 기재되어 있듯, ‘인간은 완전히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며 오히려 생성되는 존재, 하나의 시도이자 예감 그리고 미래이다.’

 

<내가 되어가는 순간>은 헤세의 여러 책들 속에서 이와 같은 문학적 주제의식이 담긴, 적확하고 간결한 문장들을 발췌해서 소개해주고 있다. 예컨대,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진정한 소명은 오직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그것뿐이다와 같은 삶의 지혜가 담긴 아름다운 문장들이 담겨있다. 이러한 가슴을 후벼 파는 문장들을 읽으면서 독자인 우리는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과 위로를 받게 된다. 그리고 나와 현실의 간극 속에서 방황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살아가고 그런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교보북살롱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협찬을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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