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철학의 비판 : 칸트와 마르크스의 교차적 읽기 문학동네 인문 라이브러리 12
리쩌허우 지음, 피경훈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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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마 히로키의 말대로, 고진이 예일학파로서, 그리고 그의 작업이 데리다의 작업과 동일선상에 서 있다고 해도, (실제로 고진은 드 만에게 빌리고 있는 것이 더 많지만.) 그가 그의 본연의 철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가 문화적으로 빚지고 있는 공간에 대한 분석과 함께 세계 학문의 장을 위한 길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는 데리다적 작업보다 근대-논리적 글쓰기가 필요했다는 점을 주지해 봐야 한다. 그 의미에서, 동양사상은 독립적일 수 없다. 그리고 사대주의로 평가받는다고 하더라도 서양사상에 대한 선 해석과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리쩌허우도 그 입장에 서있다. 중국사상사 3부작으로, 어떻게보면 중국철학에 대한 정통성을 확보한 인물이고 미의 역정과 그의 미학이론으로 보건대 그의 사상작업은 본인의 시각을 가지고 세계를 해석해 내는 나름의 프리즘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비판철학의 비판이 왜 필요할까? 결국 그의 작업이 이 세계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그 작업의 정당성 확보, 그리고 그 정당성이라는 것은 유럽산 자물쇠를 차고 있기 때문에, 그 열쇠마저도 서구적 이라는 것이다. (이 비유는 하이데거에게서.)

 

결국 고진과 리쩌허우, 그리고 한국적 의미에서 김우창이 "트랜스 크리틱"한 선상위에 올려져 있다. 그 셋을 엮어 낼 수 있는 프리즘은 서구사상에 대한 선 통찰, 미학적 자장 그리고 본인 문화에 세계에 대한 존중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접견을 선입견으로 해 볼 때, 학문을 한다는 것은 문화적 해석체계를 쌓아가는 것이다. 학문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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