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 - 드로잉에 담은 도시의 시간들
이종욱 지음 / 뜨인돌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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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보이는도시서울


스무살. 대학을 가려면 당연히 서울로 가야하는줄 알았어요.

그런데….현실은 지방대학교.ㅋㅋㅋㅋ 

그래도 디자인과라 일년에 두번 서울로 상경해서 한 학기 쓸 재료들을 남대문으로 직접 가서 샀었답니다. 그때 가던 남대문시장, 옷 사러 가던 동대문. 편입 공부하러 갔던 신사동, 압구정. 방배동. 

놀러 다니던 인사동. 혜화동. 명동. 북한산 일대.

직장 다니다가 다시 공부하러 갔던 신림동 고시촌.

그때를 떠올려가며 읽었는데요.

한 눈에 서울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하나씩 하나씩 맞춰지는 듯 합니다. 물론 늘어 놓는 수준입니다만.ㅎㅎ 




직접 가보는 느낌 다르고, 사진으로 보는 것도 다른데 드로잉으로 보는 서울은 정~말 다르네요.

책장을 넘기는 순간 이 작가님 내공이 장난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이종욱작가

오호. 현업 건축사시지 말입니다. 우리 쭌이 현재 장래 희망 직업인데요.

건축하시는 분들이 다 이런건지 일단 관찰력이 남다릅니다. 집중해서 보면 정말 자세히 볼 수 있고, 자세히 보면 건물들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느낄 수 있나 봅니다. 

서울은 조선왕조 500년을 굳건히 지키게 했고, 가슴 아픈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품고 있어요.

책에서도 보듯 서울역을 출발해서 어느 곳 한군데 사연이 없는 곳이 없네요.


사실 전 서울에 있었던 총 2년~3년이 안되게 손님으로 있다 왔어요. 그 중 대부분은 방배동에서 신사동, 나중엔 이사를 해서 삼선동에서 신사동으로 지하로만 다니던 입시준비생으로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니 서울을 전체적으로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답니다.

이 책을 보며 "아~ 그때 좀 많이 봐둘걸." 그런 생각이 들어요.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은 7번째로 크게 나누어 걷었던 길을 정리했는데요. 그 각각의 지도를 보니 작가의 성향이 그대로 보여지는 듯 하네요. 

그리고 저에게는 여행 계획이 새로 잡히는 듯 하구요.ㅎㅎ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드로잉으로 서울 구석구석 작가의 주관적인 느낌 살짝 있는 책이겠거니 했죠.  소제도 '드로잉에 담은 도시의 시간들'이잖아요.

그렇지만 글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은 지난 이야기들의 배경이 너무 아픕니다. 

특히나 일제강점기에 이리저리 휘둘려 찢기고 무너지고 상처 투성이인 서울이 너무 아팠고요. 해방되어 이제 일어날 수 있을까 했더니 전쟁.ㅜㅜ 

 그리고 독재 정권에 다시 휘둘리고 개발도상국이 일어나려고 용을 쓰는 동안 상처가 나을 틈도 없이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산업화와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피할 수 없었던 젠트리피케이션(이 책에서 제대로 들어보네요)-둥지 내몰림.

 그리고 도시 재생, 복원으로 서울이 2000년대 이후 변화하는 모든 과정을 이종욱 작가의 드로잉을 따라가면서 이야기를 주욱~들어봤는데요.

걸었으니 보였겠어요.

걸었으니 자세히 보였겠구요. 그러니 서울의 이야기를 들었겠죠. 그냥 지하철 타고 버스타고 기차 타고 다녔던 전 내가 가야 할 정거장 도착에만 몰두했는데 말이죠.


조선 시대 문인 유한준이 하신 말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걸으면서 건축가 답게 건축물을 보았고요.

건축물이 있는 거리, 길을 보았고요.

그 길과 건물의 사람들을 보았겠죠. 그러다보니 이 모든 역사까지 볼 수 밖에 없었겠어요.


덕분에 서울을 자세히 볼 수 있었어요.

그저 대한민국 수도 서울, 내가 잠시 손님으로 머물고 간 추억의 도시, 복잡하고 어지러운 도시 서울만이 아니었음을 깊이 깨달았답니다.

가볍게 시작해서 묵직하게 마무리했어요.

서울을 꼭 걸어봐야겠습니다.

이 책을 만나게 해준 허니에듀도 고맙고, 이종욱 작가님도 고맙네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출판사 뜨인돌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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