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 가족은 복잡한 은하다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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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작가 에린 엔트라다 켈리라는 뉴베리 수상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였고, 2021년 뉴베리아너상 수상작이라는 단순한 호기심때문에 이 책을 골랐다고 실토합니다.


넬슨 토머스 집안의 세 남매 이야기와 챌린저호 참사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람? 이 생각에 사실 뒷 장부터 읽어버린건 비밀도 될 수 없겠네요.

 1986년 1월 1일 부터 핀볼 게임기의 이륙 준비 완료 불빛부터 시작하는 둘째 피치의 이야기. 사실 전 피치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그리고 뭐하나 특별한 재주가 없어 그게 무엇인지 궁금한 사춘기의 막바지를 보내는 첫째 캐시.


질풍노도의 시기를 활활 불사르면 사는 아까 그 피치.


또한 왠지 넬슨 토머스 집안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모범생인 피치의 쌍둥이 동생 버드.

12살에 온갖 물건의 분해도를 그리고, 우주탐험에 지대한 관심으로 나사 최초의 여성 우주셔 사령관을 꿈꾸는 버드죠.


1986년 1월에 발사하는 챌린저호는 말그대로 "인싸"입니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겠지만요.

이 챌린저호 발사일을 중심으로 한 날짜별 이야기 전개가 처음엔 이해가 안되었지만 작가는 친절하게도 챌린저호의 운명에 대해 잘 설명해주었습니다. 아마도 청소년 독자를 특히 염두에 둔 소설이기에 그런 배려가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 연관성을 쓰고 싶지 않아서 저의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지요. 흐흐흐.


챌린저호 사건과 세 남매의 학교와 가정생활 중에서 세 남매 한 사람 한사람이 생활하고 있는 극적인 스토리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작가는 유쾌한 언어 유희를 선보입니다.

전 작가의 문체에 엄청 놀아나는 독자거든요.

책 뒷표지에 있는 뉴욕타임의 평이나 다른 평 들중에서 


"켈리는 가족의 영원한 유대감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 속에 놀라운 말의 힘을 보여준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평이 그나마 내가 느낀 감정과 가장 비슷했어요.

세 남매가 속한 가정은 1986년 당시의 가장 평범한 가정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무심한 듯하면서 자존감이 낮은 첫째 캐시나 똘끼로 똘똘 뭉친 둘째 피치나 집안의 모범생 투명인간 버드. 그리고 그들을 자녀로 둔 적당히 무심한 엄마, 아빠의 모습에 멋짐 뿜뿜하는 의례히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죠. 처음엔 그게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데 흥미롭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평범하다 못해 같잖아?보이는 가족과 평범하지 않은 챌린저호 사건을 특별하게 연결시키는 작가의 문체에 "와우!" 소리가 저도 모르게 나왔답니다.

수상작가들은 다 이런걸까요.


외모에서도 빛이 나는군요.하하하.

2018년에 뉴베리대상을 받은 <안녕, 우주>가 가장 궁금하게 만든 작품이었구요.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작품을 읽으면서 피치의 마그마가 터져나오는 듯한 생각이나 행동도, 캐시가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통해 나름 조용히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도, 버드의 지적인 탐구가 모두 사람이 성장하는데 다다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챌린저호 사건을 계기로 상처받고 좌절하고 절망한 사춘기 아이들의 자아를 가족이라는, 그것도 화목해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문제적 가정처럼 느껴지는 넬슨 토머스 집안의 세 남매가 그들의 방식으로 서로 보듬고 치유하며 성장하는 찡한 느낌까지 받아버린 저의 느낌은 뭘까요.

그치만 여하튼간에 너무 재밌었어요. 그 어려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전혀 어렵지않고, 유쾌하고 순간순간 피식피식 웃어가며 읽을 수 있도록 작가는 따뜻하고 친절했습니다.


사실 저는 막 드러내어 묘사하고 설명하는 사람인데 이 책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네요.나의 느낌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해도 각자 느낌가는 대로 이 책을 접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올해 제가 만난 책 중에서 오래토록 곱씹을 책을 한 권 만났네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밝은미래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저의 주관적인 견해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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