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선생님
고정욱 지음, 심보영 그림 / 대교출판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유난히 마음이 간다. 아마도 제자와 선생님간의 훈훈한 이야기가 전개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받고 표지에서 받는 느낌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이나 '가방 들어주는 아이'를 지은 작가가 쓴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더더욱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막상 첫 페이지를 열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의 기대는 허물어지고 웬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을 지울 수 없었다.

민규는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에서 온갖 혜택을 누리며 공부를 하던 아이이다. 그러나 갑작스레 아빠가 돌아가시고, 회사까지 망하게 되면서 급격한 환경의 변화를 겪는다. 민규는 학교도 옮기고 집도 반지하 작은 집으로 옮기며 목표를 잃고 공부할 방법을 몰라 방황을 한다. 이때 민규의 담임 선생님께서는 어머님께 "민규는 똑똑한 거 압니다. 그러나 제가 따로 지도해 주고 싶어도 다른 아이 보기에 편애일 수도 있고 도서관 업무를 맡고 있어 방과후 공부를 시키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방문 학습지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라 제안을 한다. 그리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 엄마는 방문 학습지를 시키기 시작한다. 방문 학습지를 하며 처음에는 어떻게 할지 모르던 민규가 점차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키워가고, 전교에서 혼자 수학 100점을 맞아 수학 경시대회에 나가고..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나가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다.  

이 이야기의 제목인 선생님은 결국 방문 학습지 선생님인 '박재희 선생님'이다. 물론 이야기 속 박재희 선생님이 민규를 돌봐주고 이끌어주며 사랑해주는 모습들은 우리가 본받을 만하다. 그러나 방문 학습지를 함으로써 몇 달 만에 전교에서 혼자 수학 100점을 맞아 수학경시대회에 나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어 꿈을 이룬다는 전체적인 내용은 마치 방문 학습지를 광고하는 듯한 느낌을 풍긴다. 글 마지막에 민규의 엄마께서 박재희 선생님과 의자매를 맺고 여러 좋은 점을 지니고 있는 학습지 선생님이 되기로 했다는 부분을 읽었을 때는 '확실히 방문 학습지를 예찬하는 글이구나'하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었다. 더구나 방문 학습지 선생님과 대비되는 교사의 모습은 뭔가 씁쓸함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고 우리와는 다르게 공감할 사람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더욱 착잡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전 작품과는 다른 글, 어쩌면 '대교'라는 출판사의 입맛에 맞게 글을 쓴 듯한 작가에게도 실망을금할 수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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