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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호 ㅣ Dear 그림책
권윤덕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평점 :
한때는 용맹했으나, 그마저도 상처가 된다.
베트남 전쟁, 전쟁이 남긴 상흔에 대한 기록
(전략) 한국 정부는 1964년부터 1973년까지 한국군 32만여 명(연도별 누적 인원)을 베트남에 파병하였다. 전쟁에서 돌아온 참전 군인은 누군가의 가족으로, 누군가의 동료로 살았다.베트남전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사회적 갈등으로 남아 있는 전쟁의 기억들, 그동안 외면해 온 전쟁 피해자들의 고통, 그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작은 이야기가 아시아에 보내는 평화의 노래가 되기를, 우리 모두 함께 노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전쟁이란 가해자든 피해자든 그것이 누구라도 모두 상처와 그에 따른 흔적을 남긴다.
'용맹호씨'
그는 베트남전에 참여했었고 그 뒤로 베트남전에서 있었던 기억들과 상처를 품에 안은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생활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름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용맹호'씨는 분명 전쟁에서 '용맹하게 싸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용맹함이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듯했다.
일상에 젖어 살아가고 있는 듯하지만, 점점 그 일상속에서 용맹호씨는 점점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몸 곳곳에 퍼져 몸에 이상한 징후가 생기기 시작한다.
'불현 듯 떠오른 여인과 그녀의 아이'
'왕지네가 기어다녔던 전쟁터'
'그당시 느꼈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
'꿈에서 들려오는 전우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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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은 그가 겪고 있는 전쟁의 상흔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잊힐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강렬한 경험은 '시간'이 그 흔적을 지워줄 거라 사람들은 흔히 믿는다.
하지만 '시간'은 그 흔적을 잠시 감춰두게 하는 역할을 할 뿐,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해 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용맹호씨'의 모습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것 같다.
나도 학교 생활을 하면서 트라우마 상황에 놓였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일에 빠져서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그것을 잊으려고 했지만
결국 해소되지 않은 강렬한 경험과 기억은 잊히지 않고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처럼 이 그림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 그림책을 통해서 잊히지 않는 기억들을 충분히 해소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