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정류장 -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버스 노선 106번과 사람 이야기
남지현 외 지음 / 뭉클스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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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가 담긴 진짜 역사를 담았다는 책,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노선을 달리는 버스 106번을 따라 펼쳐지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담은 책, <각자의 정류장>은 뭉클 스토리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된 신간 도서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버스 노선이라는, 대원여객에서 운행하는 간선버스로 왕복 운행거리 48.7km의 노선을 가진 106번 버스. 서울 지하철 4호선의 강북에 위치한 지하철역을 쭈욱 모조리 훑는 듯한 느낌의 이 버스의 노선은 종로에서 시작되어 대학로 돈암동 수유리 방학동 쌍문동을 지나 회룡 의정부까지 훑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대학로에서 기분 좋게 친구들을 만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주로 만났던 106번 파란색 버스. 오래전의 저도 이 버스를 꽤나 타 보았답니다. 


<각자의 정류장>은 106번 버스의 노선 중에서 6개의 정류장에 담긴 이야기가 각 챕터로 구성되어 하나씩의 스토리로 이어지는데요. 짧은 단편소설 6개가 묶여진 일반적인 단편소설집이라 보아도 무방할 듯합니다. 다만, 각자의 정류장 속 단편들에선 106번 버스에 대한 기억이 이야기 모두에 등장한다는 점이 타 단편선들과의 차이점일 수 있겠지만요. 


남지현, 김현석, 이희영이라는 세 작가가 두 정거장씩을 맡아 두 개씩의 소설을 썼고, 모두 여섯 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각자의 정류장. 여섯 개의 글들이 모두 나름의 따스함과 나름의 공감대를 품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유독 도입부 남지현 작가의 소설 두 편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광장시장에서 일하는, 강하지만 표현이 서툰 엄마와 결혼을 앞두고 조금씩 트러블이 생겨나는 주인공. 실제 트러블의 원인이 

지극한 모정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갈등이 해소되고 관계가 회복되는 그런 이야기인데, '나와 엄마의 결혼식'이라는 이 글을 읽으며 저도 모르게 마음 한 편이 뭉클해지며 살짝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또다른 소설은 '다시, 학림'이라는 제목이었는데.. 학림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문득 영화 '변호인'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에 부응하듯 '다시 학림' 또한 영화 변호인의 배경과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한 젊은 남녀의 첫사랑 이야기였습니다. 서울대 동숭동 캠퍼스와 학림다방을 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삶과 시대에 대한 투쟁과 이념을 함께 빚어 넣은 짧은 소설이었는데, 나름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김현석 작가님의 등산에서는 IMF를 맞아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된 그 시대 많은 안타까운 가장들의 모습을 도봉산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고, 보통의 삶에서는 미아리 텍사스촌을 배경으로 우리의 편협한 시각을 조금 넓혀보도록 유도하는 그런 마음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데, 김현석작가님의 글들도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흡입력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희영 작가님의 글은 창경궁과 의정부를 배경으로 희귀병을 앓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와 군 입대를 앞둔 젊은 청년의 첫사랑이야기를 다룬 소설이었습니다. 


이처럼 책<각자의 정류장>은 총 여섯 개의 따뜻하면서도 뭉클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느꼈던 것은. 뭉클하고 따뜻한 이야기들로 꾸며진 현대소설 단편선을 읽은 느낌이랄까요. 106번 버스의 노선들을 따라가며 실제 버스 창가에 앉아있을 듯한 주인공들과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오래전 106번 버스를 타고 오갔던 그날의 제 모습을 추억해보기도 하는 마음 한구석 아련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 이름이 뭉클스토리라서일까요. 라이터스 작가님들의 소설 속 내용들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각자의정류장은 #뭉클스토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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