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 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
이기행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을 찾아 떠난 저자.
'그는 결국, 신을 만난 걸까?'
한 편의 소설 같은 여행 에세이
이기행 작가의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다.

사실 나는.
여행 에세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나 여기 다녀왔어요.'
'이곳에 가면 여기 꼭 가보세요.
예뻐요. 좋아요. 느낌이 새로워요.
난 여기서 뭐 먹었고, 뭐 타고,
뭘 봤어요.'
그래서 뭐 ?! 
자신이 어느 장소에 다녀왔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연신 사진을 찍고,
사진을 바탕으로 기억의 조각을 더듬어 쥐어짜낸
천편일률적인 에세이들을 많이 보아온 터라,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는 믿고 거르는 편인데..
(지극히 개인적 견해이므로 오해 마시길.
물론 훌륭한 여행 에세이들도 많습니다만..)
여튼.
이제껏 여행 에세이에 대한
선입견 아닌 선입견을 가진 나에게
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제목에서 느꼈던 이미지가
단순한 여행수기가 아니라
목적을 지닌 의미 있는 수단으로써의
여러 공간들.
신을 찾아 떠난 길에서
여행자에게 여러 메시지를 던져주는
조력자 입장에서의 여행지랄까.
이제껏 내가 읽어왔던 에세이들과는 다르겠구나.
싶은 느낌이 딱. 왔다.
게다가.
신을 찾는 모험에 걸맞게 여행지가 인도.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
내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나라였기에
더욱 나의 관심은 이 책으로 쏠렸다.
그리고.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총 29개의 주제와 함께하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이자,
삶의 목적이자 스스로의 신앙을 찾는 이야기.
그리고.
다분히 개인적인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책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에서는
신의 발자취를 찾아 인도로 떠난 저자가
프롤로그에 라오스의 메콩강을 언급하며
진한 인상과 이미지를 심어준다.
"당신은 지금도 걷고 있습니까?"
라는 물음과 함께.
그리고.
"남김없이 사라졌구나"
라는 문장과 함께
에필로그를 마무리한다.
에세이집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는
물론 유명 유적지나 관광지를 다녀온
여행 에세이가 맞다.
그럼에도.
이 에세이집을 읽는 내내
그리고 마지막 책을 덮으면서도
나는 의문에 시달린다.
"지금 내가 읽은 이 책은
정녕 소설인가 ?! 에세이인가 ?!"
이는.
주인공인 저자와 함께
싯다르타의 흔적을 찾아
인도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여행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저자의 시선으로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다시금 저자의 번뇌로 돌아오게 되는..
뭐랄까.
소설을 읽는 듯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저자의 흡인력 있는 필력 때문이었으려나.
어쨌든 나는.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가
정말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에세이라는 말을
이리도 길게 주절대고 있는 것이다.


군대 시절,
군종병으로 근무했다던 저자는
군대에서 만난 인연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군대.
남자들은 가끔 악몽을 꾼다지.
다시 군입대하는 악몽을.
그리고.
제대하고 나면 부대가 있던 쪽은
돌아도 보지 않는다고 하던데..
군 시절의 껄끄러운 고참과 떠난
신을 찾는 여행이라..
그 끝이 살짝은 예상된 바,
결국
여행 말미에 둘은 각자의 길을 간다.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는
부처님의 성지를 찾아 인도로 떠난 저자가
인도의 여러 곳을 여행하며
그곳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
신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나가는
지난한 여정을 보여주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물론.
그는 결국 답을 찾는다.
신은 인간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르는 것이다.
오래전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이자,
파키스탄과의 (카슈미르)영토분쟁의 당사국.
불교가 시작된 곳이지만,
지금은 힌두교가 지배하고 있는 곳이자,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곳.
소설 '파이이야기' 혹은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의 배경국가
그리고.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에세이의 여행지
인도

인도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나는 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소설: 파이이야기)'가
생각이 나곤 한다.
브라만교. 기독교를 가리지 않고
모든 신을 믿던 파이는
결국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모든 이에게 신의 존재를 믿게 만들어버리는데..
이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면,
삶은 너무도 지옥이 될 수 있기에..
요는.
신의 존재는
인간의 믿음에 의해 만들어진
창조물에 불과하다는 결론이고.
이는.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에서
저자가 내린 결론과도 일치한다고 본다.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이 또한.)
나라에 따라 종교에 따라
그 의식이나 예배 형태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신 그 자체의 존재이유와 경이로움
그리고 인간이 믿고자 하는 신의 본질에는
어쩌면 거대한 공통분모가 있지 않을까 하는.
어쩌면.
세계 여러곳에 퍼져있는 모든 신들이
사실은 그 형태만을 달리한
동일신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던져주는 에세이집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은
신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 시작된 여행이
한 인간에 대한 마음으로 귀결되는
그런 책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싶은데..
어떤 의미로 보면,
너무도 무거운 무게로 시작된
저자의 여행길은.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가볍게 변하고
또한 그리 가볍게 마무리된 듯하다.
어쩌면,
저자는 이 말을 해주고 싶었던 걸까.
인생무상(人生無常)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여행에세이
#당신을만날수있을까 는
#이담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다는 점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