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 - 면역력을 키우려면 가공식품을 버려라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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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현재 식품 전문가로 활동 중이며 과자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첫 저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냈지만, 그전까지 유명 과자회사 간부로 재직했다고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과자회사 기술자들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던 중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일본의 과자 기술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과자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건강에 영향을 주는 식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음식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한동안 스트레스로 고통받던 시절에 만났던 의사도 같은 말을 했었다. 음식으로 모든 질병을 고칠 수야 없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음식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불쾌한 일들을 음식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불쾌함으로 인해 벌어지는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성 위염 같은 것들은 음식만 조절해도 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주스를 좋아한다. 커피보다는 차를 즐겨 마시지만, 음료 자체도 좋아한다. 저자는 주스, 특히 과일주스는 ‘액체과일’이라고 칭한다. 과일을 씹어먹으면 영양분을 그대로 다 섭취할 수 있지만, 주스는 영양분이 상당량 빠져나간 상태이며 섬유질의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낯선 느낌은 저자뿐만 아니라 인간의 몸도 동일하게 느낀다. 필요한 성분들은 손실된 채 몸으로 흡수되는 주스는 호르몬이나 효소들에게도 어색하게 느껴진다.



주스라고 불리는 것들의 성분을 보면 진짜 주스도 아닌 경우가 허다함을 지적한다. 페이크 푸드처럼 페이크를 사용한 가짜 주스라는 것. 식품이 아니라 식품첨가물이 주를 이루고 농축과즙이 들어가 있다. 음료마다 그리고 제조사마다 그 성분함량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결코 과일에 준하는 건강 음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비농축 주스를 권한다. 이것은 진짜 주스로, 서양에서는 스트레이트 주스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것도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말라고 한다. 영양분의 손실은 없을 수 없다고.



간부로 일하다가 깨닫게 된 과자의 위험성에 바로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이 오랜 시간 몸담았던 분야에 대해 반박을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이전 조직과 동료들에 대한 배반이자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인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 왠지 저자가 걸어온 길이 결코 순탄했을 것 같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과자의 위험을 알리고 건강한 식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이었으려나.



몇 년 전, 눈에 보이지 않는 호르몬이 인간의 생활을 얼마나 손쉽게 무너뜨리는지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 후, 보이지 않지만 인간의 삶을 뒤흔드는 작은 것들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호르몬도 그렇고 마음 건강도 그렇고, 보이지 않는 것들의 힘은 언제나 위대하다.



여전히 과자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입에 들어가는 것들이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정도는 알아야겠다. 내가 무엇을 먹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귀 기울이는 것이 나를 들여다보는 것의 시작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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