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의 힘
이미소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의 힘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춘천의 감자빵이 꽤 유명하다. 나도 지인들에게 몇 번 들어본 바 있을 정도로. 저자는 스물여섯에 아버지의 전화 한 통에 춘천으로 내려와 감자들을 팔 방법을 생각했다고 한다. 춘천 감자빵의 시작은 아버지와 산처럼 쌓인 감자들이었다.

저자가 감자 산을 처음 본 날, 아버지에게 ‘심장이 꽉 막힌 기분’이라고 말한다. 이 감정을 경험해 본 적 있기에 당시 저자의 막막함이 어느 정도 눈에 보이는 듯하다. 예고 없이 다가오는, 게다가 피할 수 없는 일정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나는 심장이 꽉 막힌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일정 목록에 가득 찬 일정을 볼 때면 증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춘천 감자빵은 춘천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대박 난 비결이나 노하우는 없다고. 그저 고군분투했고,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었고 행운도 있었다고. 그래서 자신의 경험들을 담았다고 이야기한다. 가끔 강연자로 사람들 앞에 서는 나에게 한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사람들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그냥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라고. 그 후에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그들의 몫이라고. 맥락은 다를지라도 같은 마음이 아닐까. 누군가의 이야기는 가르침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곤 한다.

저자는 진솔하게 자신들의 고군분투기를 담아내었다. 열두 종류의 감자를 기르며 감자에 진심인 아버지에게 설득 당해 부녀가 미국에 답사를 가기도 했고, 생애 첫 창업은 아버지의 닭갈비 사업이었다. 첫 창업은 실패였다고 말하지만, 저자는 감자 농사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해 참여하며 SNS에서 비슷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적극 활용한다.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다.

저자는 결과보다 동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동기와 인간적인 도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결과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는 새로운 관점으로 보인다. 저자는 농장 카페를 만들기도 했지만, 춘천에 내려온 지 5년 만에 감자빵을 만들어냈다. 연 매출 100억의 신화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5년간 같은 조건이 주어진다 해도 저자처럼 이루어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시도와 노력, 시행착오 그리고 작은 실패를 기회로 삼고 도전했던 저자의 근성에 기인한 성공이다.

마인드가 참 멋진 사람이다. 선점하되 확장을 하지는 않는다는 신념, 혼자가 아니라 상생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인드가 오늘의 성공을 이끈 근본이 아닐까 싶다. 아직 감자빵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것을 먹는 날에는 이 책이 떠오를 것 같다. 그저 운이 좋아서 성공한 누군가의 뽐내는 이야기가 아닌, 고군분투 끝에 얻은 값진 결과를 책으로 녹여낸 누군가의 마음이 전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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