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마을 쥬브의 우주여행 쥬브와 이상한 연필 3
이승은 지음, 차유민 그림 / 동화작업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느닷없이 소중한 누군가와 영원히 헤어지게 된다면, 남은 이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린아이에게 죽음과 이별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 주면 좋을까?
갑작스러운 이별로 고통 받는 소중한 사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그려낸 책.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동화작업실에서 나온 책은 어른이 읽어도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전에 소금공주도 그랬고, 공룡 쥬브 시리즈들도 그렇다. 작가의 의도까지는 감히 파악할 수 없지만 내가 읽은 소금공주는 어린아이들에게 공주나 여성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히지는 않으면서도 어린이의 시선에서 인생이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고 나아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데서 얻는 성취감과 그것이 주는 기쁨 그리고 희생과 우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기에 좋은 책이었다.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거나 누리는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에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려면 어른인 나도 한참 고민해야겠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동화의 힘일 것이다.


동화는 짧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삶과 고민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어린 시절에 읽었던 동화나 옛날이야기들을 어른이 되어서도 활용한다. 관용 표현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무언가를 설명하기 곤란하거나 혹은 세련되게 표현하고 싶을 때도 동화를 활용한다. 동화는 어린이들을 위한 문학이지만 어른들의 마음에는 아직 성장하지 못한 어른아이들이 하나쯤 있기도 하니까.


죽음 혹은 이별처럼 고통스러운 일을 겪은 사람에게는 애도의 과정이 필요하다. 때로는 감정에도 그것을 해결하기까지 애도의 과정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린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죽음과 이별은 성인들도 입에 올리기 꺼리게 되는 주제다. 인간은 누구나 죽지만, 그 사실만으로도 인간에게는 극한의 두려움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동화작업실의 마스코트 공룡 쥬브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 그리고 주인공 홍이와 지니는 친구 쥬브의 상실감을 위로하고 싶어 대추나무 할머니에게 부탁해 마법대추를 구해온다. 마법 대추는 쥬브를 낫게 해주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단지 쥬브가 그리워하는 친구를 잠시 만나게 도와줄 뿐이다.


참 동화작업실다운 이야기라 생각한다.
마법의 도구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한 게 아니다. 마법의 도구 대추를 이용해 잠시 시간이라는 환상 같은 일을 경험하는 것이다. 헤어진 친구를 부활시키는 대신 동화작업실은 쥬브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잠깐이지만, 애도의 시간을 통해 쥬브와 친구는 비로소 제대로 이별한다.
그리고 이들은 더 멋진 내일을 기약한다. 이별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것이다.


방카쿠쿠타.
나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어린이들과 함께 어른도 생각하게 만드는 동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