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를 바꿨더니 관계가 찾아왔습니다 - 품위 있고 간결하게, 내 편으로!
김범준 지음 / 생각의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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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평점 5점

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중,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대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의 오류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아내고자 인간관계를 좌우하는 언어의 흐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집중력 높은 사람이 무언가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결국 직업이 바뀌거나,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일을 종종 보곤 한다.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되어 말투로 완성된다며, 살면서 느낀 것들을 이렇게 정리한다.

1장 애쓰지 않아도 잘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한다
2장 입만 열면 손해 보는 사람의 무시당하기 쉬운 말실수
3장 나는 일보다 말투를 먼저 배우기로 했다
4장 말투를 바꿨더니 관계가 찾아왔다


저자를 만나 본 적은 없지만, 깊이 생각하며 사는 분 같다.유명한 작가도 아닌 상황에서 운 좋게 책을 냈고, 모교에서 후배이자 풋풋한 학생들 앞에 섰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나부터 반성해본다. 책을 쓰고 여기저기에 글을 쓰기도하다 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강연 요청도 받게 된다. 수없이 많은 강연을 해왔지만 끝난 후 뭔가 찝찝한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대부분 강연과 상관없이 내 자랑 같은 말이 많았던 날이다. (중략) 고백한다. 그럴수록 말은 많아졌고 강연은 삐걱거렸다. (p. 24)


대학 시절, 유명인이나 시인들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으면 혼자서도 잘 갔다. 그때마다 그 분들을 더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분들은 자랑이나 거만함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쓴 시를 직접 읽고, 그 시를 쓰게 된 사연만 담백하게 소개해 주셨던 정호승 시인도 그랬고, 처음으로 당신의 글이 교과서에 실렸을 때 모두가 축하해 주었지만, 오직 조카 한명만은 삼촌은 이제 망했다며 교과서에 나오는 시는 다들 싫어한다고 했다는 일화를 들려준 신경림 시인도 그랬다. 그저 노래에 대한 사연만 들려주고, 예술에 가까운 라이브를 들려준 이은미 가수도 그랬다.

불필요한 대화와 에너지 소비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닫는 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일까. 그런 내용을 다룬 부분들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의 마음을 존중하는 것이 성숙한 대화의 태도겠지만, 내가 희생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까지는 없다는 게 요즘 나의 생각이다.

토를 다는 것은 자기합리화를 위한 방어적 대화법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은 쓸데없는 대답을 최소화하고 할 말만 하여 대화를 종결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누군가의 호기심을 일일이 충족시키려고 하다 보면 결국 말실수를 하게 되기도 한다. (p. 72)

인간관계에서 틀어지게 되는 경우는 보통 인간적으로 실망하게 되었을 때였다. 도저히 같은 길을 걷고 싶지 않을 때, 혹은 대화하는 것이 고통스러울 때.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싶다면, 문제가 생겼을 때 말을 많이 하려드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말을 들어주는 게 먼저다. (p. 207)

호칭에 대한 부분도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름과 존칭을 사용하는 사람과 다짜고짜 당신이라고 지칭하며 아랫사람으로 간주하고 깔아보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같아지려면 아직 나의 성숙은 한참 멀었으므로.

불만을 이야기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한 번 더 조심스럽게 생각하게 되지만, 천년 묵은 분노까지 토해내는 사람은 한 걸음 물러서고 싶게 만든다.문제는 내가 아니라 본인에게 있는 경우는 더더욱 그랬다. 그 후에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내키지는 않아도 그 마음을 받아줄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버럭 화부터 토하는 사람 중에 사과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게 사과인지 사과의 옷을 입은 강요인지 구분하기는 너무나 쉬웠고.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한다는 일은 참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 어느 일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사람과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은 더더욱 그렇다.

말투에 대해 찬찬히 돌아보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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