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차미혜 사진 / 난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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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성글게 흩날리는 눈송이

하늘에서 잠깐 내려와
금방 사라지고 마는 그 하얀 눈송이

그러나 영원히 기억하게 될
어둠 속, 밝게 빛나는 흰 아름다움

_
삶과 죽음 언저리에 맞닿아 있는 흰

하얀 서리가 내리던 어느 초겨울에 태어난
까만 눈동자가 유난히 빛나던 그녀

흰 배냇저고리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던
달떡처럼 동그랗고 하얗던 그녀

대학 동기 둘이 비슷한 시기에 죽었다.

문학수업을 듣던 강의실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어린 백목련 두 그루를 심었다.

(중략)
흰 꽃은 생명과 연결되어 있는 걸까, 아니면 죽음과?

인도유럽어에서 텅 빔과 흰빛, 검음과 불꽃이 모두 같은 
어원을 갖는다고 그녀는 읽었다.


한 강 _흰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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