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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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클리볼드는 수십명의 부·사상자를 만들어낸 총기 사건 가해자의 엄마이자, 사랑하는 아들을 자살로 잃은 유가족이다.

그녀는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진심으로 애도하지만, 여전히 딜런을 사랑한다.

이 책 속엔 이러한 그녀의 혼란스러움이 생생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모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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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클리볼드는 자신의 아들이 저지른 끔찍한 일을 우울증이란 단어로 덮어버리려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그의 아들, 딜런이 사람을 죽였다는 변하지 않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럼에도 그녀가 이 책을 쓴 단 하나의 이유는 이렇게 끔찍한 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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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키운다.

나의 부모님 역시 최선을 다해 지난 23년간 나를 키우셨다.
부모님과 나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에게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는 절대로 타인의 속마음을 모두 알 수 없다.
그건 부모도 마찬가지다. 부모 역시 자녀의 모든 생각을 알 수는 없다.

어떻게 그 아이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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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참사가 내 자식에게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청소년 범죄가 일어났을 때, 그 모든 책임을 가해자 부모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자식에게는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야‘라는 착각에 빠져살기 때문이다.

정말 내 자식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나? 내 자식이 부산 여중생 폭행과 같은 사건의 가해자가 되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나?

어떻게 확신하는가?

집에선 언제나 밝은 아이지만, 학교에선 따돌림을 당하고 있을 수 있다. 집에선 조용한 아이지만, 학교에선 따돌림의 주동자일 수도 있다.

p.393
사람들은 고슴도치처럼 연약한 속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움츠리고 가시를 바깥쪽으로 내밀었다.
... 모든 이들이 공격을 막아내면서 동시에 자기들도 공격의 칼날을 휘둘렀다.

p.397~398
친구는 이렇게 물었다. "넌 딜런이 한 일을 용서할 수 있니?" 나는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잃었다.
... 내가 딜런을 실망시킨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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