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쁜 일을 하지 않고 다들 어떻게 사는 걸까. 반복되는 일상을 저버리지 않고 평화를 일구는 법은 누가 알려주는 걸까. 그런 게 체득이 되는 인간들은 다른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걸까. 동이 틀 무렵 창가에 어른거리는 고양이 그림자를 눈으로 좇으며 우리는 망했다고 홀로 중얼거렸다.’
-P.198-
.
.
.
가족의 울타리를 완전히 벗어난 가출 청소년이 겪는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삶에 대한 의지, 그리고 의지만으로 살아남기에는 너무 열악한 그들의 환경, 그로 인한 처절한 방황, 고독, 믿었던 어른들의 배신으로 인한 사회에 대한 분노, 그리고 경험을 통한 성장이 꾹꾹 눌러서 글에 담겨 있다.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상상하지 못할 만한 끔찍한 차별을 겪고, 정당한 노동의 대우를 받지 못하며,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근사한 어른도 찾기가 쉽지 않다면 과연 우리도 그들처럼 살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

#booklover #책후기 #가제본서평단 #도서후기 #책덕후 #경우없는세계 #백온유 #당신의경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쿠아리움에서 펼쳐지는 70대 야간 청소부 할머니 토바와 문어 마셀러스의 특별한 이야기.

아쿠아리움을 구경하는 관람객으로서는 전혀 알 수 없을 거 같은 새로운 소재여서 너무 새로웠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신기했고, 때로는 너무 슬픈 사연에 때로는 귀여운 그들만의 대화에 울고 웃었다.

힐링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아쿠아리움이문을닫으면 #소설베스트셀러 #힐링소설 #소설추천 #창비 #미디어창비 #독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르샤흐 - 잉크 얼룩으로 사람의 마음을 읽다
데이미언 설스 지음, 김정아 옮김 / 갈마바람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8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로르샤흐 검사 같은 사람입니다. 끝내는 저에게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볼지라도, 국민들은 무언가를 얻을 겁니다.” 국민에게 공화당 편인가, 민주당 편인가라는 꼬리표를 다는 대신, 오바마는 자신을 로르샤흐에 빗댐으로써 자신을 협력-치유하는 사람, 즉 사람들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용한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설정했다.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그것을 기준으로 사람을 가를 필요는 없다. 로르샤흐 검사는 분명 오바마가 대통령으로서 미국 국민을 하나로 묶은 정도로 사람들을 하나로 묶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로르샤흐라는 비유는 구분에서 통합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554p)

 

대통령 후보가 자신이 심리 검사 같은 사람이라고 주장하다니, 언뜻 이해가 안갔으나 이 책을 덮을 때쯤에는 왜 그가 이런 존재이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는 겉으로만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그들의 곁에서 마음을 이해하고 나아가 상처를 치유해주는 사람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대통령을 지내면서 그가 이야기했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사실 로르샤흐라는 이름 자체는 처음 듣는 것처럼 생소했으나, 그의 잉크 얼룩을 보자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유년시절 미술 시간에 진행했던 데칼코마니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대개 로르샤흐 검사라는 이름보다는 이 잉크 얼룩이 더 친숙할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정신과 의사였던 그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 그리고 천재성에 절로 박수를 치게 되었고 매력에 점차 빠져들었다.

 

특히 사람마다 다른 것을 본다에서는 대상자를 평가하거나 제약 없이 보는 방식을 살펴보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보느냐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보느냐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말하는지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직관과 미술적 재능, 시행착오, 대칭의 힘에 대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체계적이면서도 유연한 그림 한 벌을 만들어냈다.

 

내향인 사람은 외향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을 거듭 마주하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나와 유형이 다른 사람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291p, 자기 눈에 보이는 것이 곧 자신의 심리)

 

처음에는 융의 <심리 유형>이 순전히 추측에 근거한 구성이라고 여겼네. 하지만 결국 잉크 얼룩 실험 결과로부터 융이 주장한 심리 유형을 도출해보면서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네. 융의 주장에 맞서는 과정에서 내가 내 심리 유형 때문에 생가보다 실제로 훨씬 더 많이 편견에 치우쳤었다는 걸 깨달았네. (290p, 자기 눈에 보이는 것이 곧 자신의 심리)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볼 수 있다. 1장은 젊은 정신과 의사 헤르만 로르샤흐의 일대기, 2장은 로르샤흐 검사에 대한 상세한 소개,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르샤흐 죽음 이후의 에피소드와 인간의 심리에 대한 탐구이다.

 

무언가를 본다는 것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던 범인에게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심리적인 파장을 느끼고 자신에 대해서 고민할 기회를 가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소 부담스러운 671p두께에 처음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저자와 번역가의 멋진 실력으로 생각보다 진도(?)가 빠르다는 사실도 전한다.



내향인 사람은 외향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을 거듭 마주하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나와 유형이 다른 사람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 P291

처음에는 융의 <심리 유형>이 순전히 추측에 근거한 구성이라고 여겼네. 하지만 결국 잉크 얼룩 실험 결과로부터 융이 주장한 심리 유형을 도출해보면서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네. 융의 주장에 맞서는 과정에서 내가 내 심리 유형 때문에 생가보다 실제로 훨씬 더 많이 편견에 치우쳤었다는 걸 깨달았네. - P2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지금, 행복하고 싶어 - 내일만 바라보다 오늘을 놓치는 나에게 건네는 말
이소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퇴사 후 세계 여행을 여행을 준비하면서 세계일주 영상들을 찾아보다가 현실감 넘치는 여행 유튜버인 긍정에너지 쏘이를 처음 접했다. 일단 그녀의 밝은 에너지는 보는 사람도 행복하게 해준다. 아마도 그러한 그녀의 매력이 20만 구독자를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하지만 굉장히 밝은 에너지 속에는 수많은 고난과 좌절, 그리고 고민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처음 100일간의 세계 일주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읽게 된다.

‘내일만 바라보다 오늘을 놓치는 나에게 건네는 말’이라는 문구에 퇴사를 결심했던 지난 날이 오버랩되었고, 간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절친과의 에피소드에서는 함께 울었다. 책의 흐름에 자꾸 독자가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진정성 있게 글을 썼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내가 몰랐던 자기 자신을 알게 되고 그를 통해 일상에서 얻을 수 없는 깨달음을 얻듯, 그녀 또한 인생의 큰 결정을 길 위에서 하게 되었다.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것을 통해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 고난이 와도 겪은 후에는 숙면, 좋아하는 음악 듣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그리고 좋은 사람으로 훌훌 털어버리는 그녀의 모습은 독자 자신을 투영하기에 충분했다. 어디서든 주변에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친근함은 하나의 특기라고나 할까.

코로나와 함께 모든 것이 멈춰버린 지금 이 시점에서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일까?, ‘’’와 같은 원론적인 질문을 계속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는 ‘In Seoul’을 외치며 대학진학만을 바라보았고,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운 좋게도 바로 취직을 하고 11년차 직장인이 되었다. 휴식 없이 계속된 삶에 이대로 가면 점점 자신이 없어질 것만 같고, 회사의 미래도 불투명한 답답한 상황이 몇 년째 지속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이 회사에서 얼마나 일할 수 있을까?, 이곳에서 계속 일한다면 닮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니 의외로 간단히 답이 나왔다. 이곳에서의 롤모델은 존재하지 않고 내 수명도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시라도 빨리 움직이는 것이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장기전으로 보았을 때는 더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게 나는 퇴사를 결정했다. 내일만 바라보다 오늘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루만 살고 죽는 하루살이는 아니어도 내 인생을 미래에 저당 잡히거나 남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결정하고 싶었다.

서른에 떠나고 싶었던 세계 일주는 안전 문제로 당분간은 떠나지 못하게 되었지만, 30년 이상 열심히 쉬지 않고 살아온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떠나지 못하게 되어 가끔은 너무 속상해서 바보처럼 울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더 좋은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코로나라는 재난의 종식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고, 생각보다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다.

알 수 없는 미래가 불확실 하고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각자의 방식으로 계속 되어야 한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너무 기대된다! - P8

내일만 바라보다 오늘을 놓치는 나에게 건네는 말

세상에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는 것처럼 행복의 모양도 사람마다 다르다. 내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지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하는데 생각해보면 20여년 동안 행복을 테스트할 기회가 상당히 적었던 것 같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퀘스트만 깨다 보니 내 스스로 판단할 여지는 사라지고 행복에 대한 감정도 점점 무뎌졌다. - P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