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묵시록
최희원 지음 / 청조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해커 집단 카오스 멤버의 잇달은 죽음을 파헤쳐 나가는 것으로 시작하는 소설 <해커 묵시록>은 정치인의 부정부패, 뇌과학, 요한계시록 이야기 등으로 얽혀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중점에는 인간의 욕망이 자리잡고 있다. 요즘 TV에 등장하는 해킹(정확히는 말하자면 크랙킹)사건에서 해커는 악(惡)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해커는 선(善)이다. 일명 화이트해커 이다. 저자가 현재 인터넷 진흥원 수석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라는 경력과 관련있는 것일까?

 

언론매체를 통해 우리가 접하는 정보는 늘 빙산의 일각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시대에 벌어지는 사건들은 더 큰 그물망속에 서로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테크피아 연구소, 추락하는 정치인 최대길, 새로운 스마트폰의 출시, 호텔에서 한 남자의 죽음, 고위층 성상납 등. 이것이 만약 뉴스에서 보여졌다면 하나는 정치, 하나는 과학, 경제, 사회 코너로 각각 나누어 졌으리라. 하지만 작가는 일상적인 사건 하나하나를 더욱 무서운 일상으로 엮어버리는 필력(筆力)을 발휘해서 박진감 넘치는 추리소설을 지어내었다. 구성은 댄브라운의 <다빈치코드>를 읽는 것 같았으나 결말로 넘어갈수록 정치권력과 음모론이 부각되면서 IT소재와 어쩔수 없는 충돌이 일어나면서 예상가능한 결말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요한묵시록이라는 스토리를 활용하여, 이만큼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가의 아이디어가 빛나기에 결말의 아쉬움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해커처럼, 보이지않는 나쁜 권력의 욕망을 파헤쳐줄수 있는 어나니머스 집단 같은 화이트 해커가 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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