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시
이인섭 지음 / 푸른약수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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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꼭 대학교 복사집에서 전공교재를 복사 뜬 느낌이랄까. 내 책만 그런지는 몰라도 제목 <화산시>가 상단 정중앙에서 1센티쯤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기도 했고.. 유명한 출판사 손을 거친 책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작가의 이력이 독특했다. 책에 소개된 이력만 봤을 땐 전문 소설가가 아닌 시스템네트워크 프로그래머. 네트워크 프로그래머가 첫 번째로 쓴 책이 소설이라니.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소설을 한 편 쓰는 것은 엄청난 천재성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대학교때 교수님께서 이런말을 하셨다. “왜 시인은 많은데, 소설가는 그 수가 적은지 아나? 소설은 문장력이 조금만 딸려도 다 못쓰고 중도 포기 하거든.” 그런데 이 작가는 믿거나말거나 꿈속에서 2년간 힌트를 얻고 그 꿈의 조각조각을 붙여 소설을 지었다고 하니 창작에 대한 열정 만큼은 최고인 것 같다.

 

2030년 화산시. 정치인들의 표를 얻기위한 술수에 환경오염, 인간의 이기심, 기초과학의 붕괴 등이 맞물려서 만들어진 지하 도시가 화산시이다. 화산광역시는 오존층이 파괴되어 자외선으로 이한 태양폭풍이 너무 심해 지상에서는 사람이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지하에 벙커를 뚫고 살게 된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도 대권을 꿈꾸는 두 정치인과 인간들의 이기심은 화산시를 붕괴시키는 파국을 가지고 온다.

 

글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엉성해 지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초반에는 각각의 스토리가 적당한 복선과 인물간의 갈등으로 치밀하게 구성되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갑자기 반전에 반전에 ‘어 이게 뭐지?’라는 급반전까지. 그리고 결말의 허무함. 결말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간단히 쓰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과 정치인의 구도, 정치인이 인기를 얻기위해 어떻게 하는가. 정경유착 등 사회가 움직이는 빛과 어둠을 통찰력있게 해석하여 이를 소설 속 장치로 썼다는 점에 대해서는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정치인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떠한가? 인간의 이기심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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