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 콤플렉스
이서경 지음 / 빠른거북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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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자녀 양육은 엄마만의 역할이 아니었다. 가족과 마을 공동체 전체가 아이 하나를 함께 키웠었다. 그래서 엄마가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 줄 몰라도 웃어른 또는 옆집의 도움을 받아 과거로부터 누적된 경험으로 아이를 키워 나갔다. 하지만 오늘날은 가정의 역할이 사회기관으로 많이 이전되었다. 자녀 교육은 학교로, 자녀 건강은 병원으로, 자녀의 취미는 학원으로... 즉, 과거에 비해 가정의 물리적 기능은 많이 축소되었다. 아이 입장에서는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맞벌이 자녀는 더욱 그러하다.

  사회는 점점 신자유주의로 인한 취업 경쟁이 치열해 졌다. 좋은 대학교 나와서 똑똑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밥이라도 먹고 사는 삶의 수준을 이루게 되었다. 이러한 문화는 학원에서 부모의 불안감을 자극시켰다. 똑똑한 자녀는 어렸을 때부터 결정된다고. 아이러니하게 부모는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은 과거에 비해 훨씬 적게 가지면서 자녀에게 요구하는 것은 훨씬 많아졌다. 자녀의 불만은 이 한마디로 해결했다. ‘이것이 다 너를 위한거야.’ 아이를 설득시키면서 엄마는 생각한다. 내가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고 있으니 나는 좋은 엄마라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똑똑한 것은 상대적이다. 옆집 아이와 비교해 보면 걱정이 된다.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부르고 생각은 끝도 없이 이어지며 결국 자신은 ‘나쁜 엄마’라는 자책에 빠져든다. 그래서 다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방편으로 아이를 자신이 정해 둔 틀에 더 엄격히 가두어 아이를 설득하고 주문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바른 아이가 되는 것이라고. 궁극적으로는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잘 살기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엄마 콤플렉스는 이 세상 엄마들이 빠지기 쉬운 8가지 콤플렉스를 알기 쉬운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엄마가 쉽게 공감하며 양육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

  본문은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우리는 왜 좋은 엄마에 집착하는지 사회 문화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2장에서는 좋은 엄마 콤플렉스가 결국 나쁜 엄마가 되어버리는 8가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8가지 엄마 유형을 동화나 신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로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좋은 엄마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4장은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핵심은 남들보다 부족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이를 대하는 진심만 충분하다면 물질적인 부분은 부족해도 아이의 정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5장은 아이와 함께 좋은 엄마 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좋은 엄마는 따라다니면서 아이를 비추어주는 엄마가 아니라 늘 그 자리에 있는 가로등 같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아이를 위해 하고 있는 양육의 방법들을 돌아보고, 여성으로서 그리고 엄마로서의 자신의 상처를 보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더 나아가 엄마뿐만 아니라 학생을 대상으로 유치원 교사~초중등학교 교사에게도 적합한 책이다. 학생이 진심으로 나에게 다가 오지 않는다면 자신 스스로 학생에게 어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 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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