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찾는 지도자의 자격
김경록 외 지음, 한성환 엮음 / 꿈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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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지도자의 자격이라고 할 땐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단어를 떠 올리게 된다. 이 책은 머리말에서 이 단어의 의미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의미는 사실 기부나 자선과는 거리가 먼 단어이다. 실제 의미는 전쟁에서 비롯된 영어이며, 지휘관은 지휘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이사르, 스파르타의 왕 레오디나스,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는 전쟁이 벌어지면 전장에 나가 군대를 직접 전두지휘 했다. 이런 서양의 역사와 달리 동양의 역사에서는 지배 엘리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거의 보기 어렵다. 중국의 황제나 지배자는 물론이며 삼국 시대 이후 유학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인 우리나라 또한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그것도 멀리 도망치는 것이 왕이었다. 현대사에서도 대통령 이승만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수도 서울을 사수하겠다는 대국민 성명을 버리고 수원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서양의 역사가 동양에 비해 건강하다고 판단한다. 더 나아가 이 점이 근대 이후 서양 문명이 세계화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아래는 8명의 지도자가 보여주는 지도자의 자격의 핵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려운 시절을 맞아 권력자가 어떻게 권력을 올바르게 사용하는지를 보여준 지도자는 ‘선덕여왕’과 ‘세종’이 있다.

1. 개인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국익을 위해 결정한다.

: 선덕여왕은 당 태종으로부터 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지만 당과의 외교를 꾸준히 유지함

2. 지도자 자신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분명한 깨달음

: 세종은 백성의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면 조선이 오래갈 수 없다고 판단함. 그래서 기본적으로 왕은 군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함. 따라서 중요한 정책 결정을 내릴 때, 세종이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나라에서 가장 열악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점이었다.

 

   난세를 극복하고 새 사회를 기획하고자 한 지도자로는 ‘왕건’, ‘정도전’, ‘조광조’, ‘김구’가 있다.

3. 거대한 세력을 억누르려 하지 말고 내 편으로 끌어들여라.

: 도적 출신인 궁예와 군인 출신인 견훤은 강력한 왕권으로 호족들을 자신에게 복종시키려고 하였음. 하지만 왕건은 29번의 결혼을 통해 호족들을 끌어들였다.

4. 당시 시대에 부합하는 학문적인 성찰

: 정도전은 학자이자 사상가였으며, 이를 현실정치에 반영하여 다양한 정치활동을 전개하였다.

5.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철학적 질문을 던질 수 있는자.

: 조광조의 개혁은 실패했음. 하지만 후세 사람들에게 “무엇이 사람들의 삶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가?”라는 화두를 던져주는 역사적 인물이었다.

6.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는 국가의 자주권을 중요시 여김

: 백범은 광복군의 자주권과 독립성을 지킴. 임시정부는 남의 나라 도움을 받을 때에도 자주권을 지켜냈습니다.

 

   기존권력의 성질을 바꿔 개혁을 시도한 지조자로는 ‘영조’, ‘정조’가 있습니다.

7.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김.

: 영조는 탕평책을 통해 정치의 안정을 도모했다. 그리고 안정된 정치를 바탕으로 백성들이 원하고 필요한 정책을 시행한다. 균역법. 준천 사업을 과정에서 영조는 대중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 노력했음.

8. 경제부흥을 중요시 여김.

: 정조는 끊임없이 땅을 개간하고 상업을 활성화하면서 경제 부흥운동을 이루었다. 정조는 화성에서 백성들과 함께 잔치를 하며 이런 말을 합니다. ‘불취무귀(不取無歸)’. 이 의미는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한다.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의미로 즉 재정적으로 풍부하고 국력을 튼튼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8명의 지도자의 업적은 평가자의 관점에 따라 공과(功過)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저자도 언급했듯이 인물의 업적은 그 당시 사회와 문화를 바탕으로 이해해야만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8명이 보여준 지도자의 모습이 오늘날의 지도자 자격에 완벽히 부합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사회는 과거보다 더욱 다변화 되어있고, 이익집단의 수도 굉장히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8명의 자격을 관통하는 핵심은 그들 모두 비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론 국익을 위해 때론 화합을 위해 자신을 낮추려는 태도는 보였다. 하지만 개인의 욕심을 위해 제 살을 잘라내는 가장 빠르게 망하는 결정은 절대 내리지 않았다는데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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