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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2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글이란 개개인의 마음밭의 상태에 따라 지극히 다르게 오는 것 같다.
같은 책이라도 심리상태에 따라 쉽고 재미있기도 하고 유치하기도 하고
별거없이 다가오기도 한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할것인가? 아니면 오만일까?
사실은 아는 만큼 취하고 알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부분을 경계하면서 나의 조막만한 아집에 의해 책을 평가하는 오류를
최대한 줄여야겠다. 사실 나는 이책을 잡으면서 나의 잡다한 생각을 날려주기를 바랬다.
다양한 책을 읽고 싶은 마음과 해야 할일 속에서 나는 늘 불안하다.
지혜롭지 못한 책의 오래된 집착이 나를 지치게도 한다. 그 마음의 출발에서
난 이책을 읽었다.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맑간 탕을 먹는 듯 속이 시원하고 마음은 한곳으로 집중되었다.
드디어 황진이를 만났다. 16세기의 그녀를 만나서 자기 정체성의 고민과 시대적 모순을
이야기했다. 본질적으로는 나와 별반 다르지 않는 고민들이였다.
나는 누구며, 이 시대의 아집과 편견을 어떻게 극복하며 살아야하는 지를 같이 고민했다.
천박하지 않으면서 육체의 사랑을 이야기했고 남녀의 육체의 신비를 우주의 신비로 같이
바라보는 마음또한 갖게 했다.
정신과 육체의 합일된 온전한 사랑을 한 그녀는 오히려 행복한 사람이리라.
2권을 다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슴에서 차오르는 분출을 참지 못하고
이렇게 몇 자 적었다.
원하는 코드를 찾다가 이거다 싶은 책을 만나서 배고픈 아기가 젖을 빨듯이 맛있게
책을 읽었다.
우리는 어쩌면 원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만났을때 좋은 것이다 라고 말하는 지도 모르겠다.
지극히 객관적이 못한 주관적인 우리의 잣대의 의미는 뭘까??
각자의 모순를 극복하고 싶은 자와 사랑을 알고 싶은 자는 읽을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