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엄마 동화향기 6
고수산나 지음, 백명식 그림 / 좋은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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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별에서 온 엄마' 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고 나서 제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옛날에 티비로 봤던

 '우리 엄마는 외계인' 영화같은 재미있는 내용이 아닐까 했지요.

그런데 작가님이 쓰신 글을 보니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린 엄마와

가족의 이야기였어요.







 



어느 가정에서든 예기치 못하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이지만 우리가족에겐

그런 일이 생길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특히나 초등학생들을 둔 엄마가 치매에 걸릴거라는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못할거 같아요..


'별에서 온 엄마'에 등장하는 40대 엄마는 사춘기에 접어들어 매사에 까칠한 

초등학교 5학년 하진이와 엄마바라기인 초등학교 3학년 하윤이 그리고

회사일로 바빠 집안일엔 관심없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어요.


엄마가 언제부턴가 아이들에게 똑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하고

빨래도 하지 않고 밥그릇을 냉동실에 두기도 하고 시아버님 제사도 까먹는데...

나중에는 하윤이를 데리러 학원에 가는 길에 길을 잃는 일도 생겨 결국엔

엄마와 아빠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지요..


의사에게 들은 병명은 알츠하이머병,초로기 치매


모든 일에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가정인데, 엄마가 치매에 걸린 후부터는

집안이 엉망이 되네요..엄마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화장대,욕실,식탁에 수많은

종이쪽지를 붙여놓아 기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엄마의

치매 증상은 점점 나빠지는거 같더니...

어느 날 , 하교하고 돌아왔는데 엄마가 없어졌어요... 

온 가족이 그 다음날 회사, 학교도 가지 않고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는데

몹시 지친 표정으로 짐 가방을 들고 온 엄마를 만나게 돼요.


자신의 상태가 더 나빠지면 가족들이 힘들어지니까 그 때를

대비해 저렴한 시설을 알아보러 나갔던거였어요.

하지만 젊은 사람을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 걸 알게되고

엄마가 너무 그리워 시골에 갔는데 알고봤더니 친정엄마는

재작년에 돌아가셨다는 걸 잊고 있었죠..

이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엄마는 언제까지나 그냥 내 엄마로  항상 같은 모습으로 내 옆에 영원히 

계실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할 때가 있다는걸

아이들은 그제서야 어렴풋이 알게되는거 같아요..


집안 일을 도와주러 오신 이모로부터 엄마가 원래 별을 아주 좋아해서 

천문학자가 되고  싶어했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돈을 벌기 위해

 은행에 취직했다는걸 알게된 남매.. 은행에서 인정받고 일하던 엄마가 

 하진이의 잦은 병치레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신거라는 걸 알게된 하진이는  

엄마한테 잘못한 걸 많이 후회하네요..


엄마의 생일에 엄마가 좋아하는 별을 보러 온 가족이 천문대로 가는데,

기분이 좋은 엄마는 북두칠성 이야기, 별자리에 얽힌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 등등 별에 대한 이야기를 이야기해 주시네요..엄마가 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치매에 걸려도 그와 관련된 내용은 그대로 기억하시네요...


 엄마가 하진이와 하윤이랑 같이 잘 때는 이런 이야기도 해주시네요.

혹시라도 시간이 많이 흘러 치매가 엄마보다 힘이 더

세지는 날이 와서 엄마가 너희들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너희들은 

엄마 영혼 깊은 곳에 박혀 있어 치매도 절대 빼낼 수 없다고...


하진이가 엄마의 치매 일기를 쓴 내용 중 가슴에 와닿는 글이

있어서 그대로 옮겨봅니다.



"그동안 우리 가족은 엄마가 만들어 왔습니다. 우리를 먹이고

입히고 뒷바라지하고 참고 희생하고 사랑하고... 엄마라는 이름이

우리 가족을 여기까지 이끌고 왔습니다.

엄마가 치매에 걸린 지금, 이제는 우리 차례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엄마를 가족으로 만들 차례입니다."


치매는 가족의 힘만으로는 치료하기 너무나 힘들어

국가와 사회가 함께 힘을 합해야 하는데, 하진이네는

제일 중요한 가족간의 사랑과 관심이 높기 때문에

엄마와  행복한 시간을 오래오래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정에서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고 하루 빨리

치매 치료제가 나오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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