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학교 - 끄덕끄덕, 꿀꺽꿀꺽, 가끔 문학
가나이 마키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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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까지 일본에는 '술집학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술집학교'를 기억하는 가나이 마키의 글이 바로 이 책이다.


술집학교?!

학교라고하니까 주도를 배울 것 같고 술 안주 만드는 법을 배울 것 같은

술에 관련된 학습을 할 것같은 이 곳은

일본 시인 '구사노 신페이'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열었던 술집 '학교'의 후손쯤되는데

신페이가 죽고 낫 한 차례 폐교했다가 몇년 후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그 '학교' 출신의 레이코가 반세기 가까이 마담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는 '나'는

신페이에 대한 팬심으로 '학교'를 찾아 가게 되고 그렇게 '학교'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그 곳에서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단연컨대 술집의 마담 레이코.

레이코에게 반해 술집을 들락날락 거리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니였다.

(여기서 반함이란 이성적 끌림이 아닌 한 사람의 아우라에 대한 끌림이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차례 오가던 어느 날 레이코와 다른 단골 쥰,에코와 넷이서 가진 술자리 후

귀가 중 길바닥에 넘어진 레이코의 부상으로 가게는 휴업의 위기에 처한다.

이에 '학교'의 단골들은 대책회의를 하게 되고 졸지에 나는 '학교'의 임시반장에 선출된다.

그리고 매주 저년 여섯시부터 열한시까지 나는 '학교'의 반장을 맡게 되는데

나에게 반장을 맡긴 미안한 탓인건지 나의 서투룸이 걱정된 탓인건지

'학교'의 단골손님들은 전보다 자주 들리며 나를 도와주려하고

그렇게 나는 '학교'의 다른 단골들과 친분이 쌓이며 그들과의 이야기를 이 책에 풀어 내려간다.

 

 

 

정갈하게 소박한 안주가 있을 것 같은 학교 '술집'

 


이 책을 읽다보면 사진 상의 프로필을 보지 않아도 글쓴이 마키의 재치는 알 수 있지만

손님들과 나눈 이야기를 읽노라면 '학교'의 마담 레이코를 포함하여 단골 손님들의 재치도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마담도 손님들도 범상치 않은 술집'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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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서도 갈 수 있는

단골술집이 있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그리고 그 술집의 역사가 반세기가 넘어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같은 인상을 주는...


요새 우리나라에서는 혼밥, 혼술이 부각되기는 했지만

부담없는 가격으로 부담없이 혼자 갈 수 있는 술집은 현저히 적다 .

퇴근 길에 집이 아닌 장소에서 간단하게 혼술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아직까지 혼자 술집에서 술을 마신다는 것이 뻘쭘한데

이런 '학교'가 있다면 어떨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때 불현듯 들릴 수 있는 그 곳.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사라질 수 있는 그 곳.


언젠가 내가 사는 동네에도 이런 '학교'가 생기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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