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동심이 당신을 구원할지도
임정희 지음 / 남해의봄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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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말과 생각은 그 어떤 시인이나 철학자가 따라 하려 해도 따라할 수 없는 천진함과 무구함이 있어 때론 받아적고 메모해두고 싶은 말과 순간이 가득하다. 어른을 이따금 예술가로, 시인으로 만들어주는 유일한 존재가 있다면 아이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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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고단하지만 다시 시간을 돌린대도 이 아이를 간절히 다시 만나고 싶을 만큼 아이를 낳기 전의 삶보다 아이를 낳고 나서의 삶이 곱절은 행복하다. 카페에 가거나 영화를 보거나 혼자 노는 일이 가장 재밌던 내게 둘이 함께하는 시간의 재미와 행복을 알려주었고, 내 희미한 유년의 조각을 선명히 맞춰준 것 또한 아이가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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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이란 말만 들어도 발걸음이 멈추는 것 또한 아이덕이다. 숲에서 아이의 마음이 되어 뛰놀 때의 희열, 말도 안되고 웃기는 말들을 주고 받을 때 아이의 얼굴에서 발견하게 되는 사랑스러움들. 그런 것들을 기대하며 <어쩌면 동심이 당신을 구원할지도>를 받아들었다. 나보다 앞서간 육아 선배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내 그 마음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 또한 아이를 키우며 순간순간 찾아오던 깨달음과 경험의 기억이 세 남매의 이야기에 오버랩되었기 때문.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참 배울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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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좋겠다, 언제 어디라도 독수리오형제처럼 달려와줄 것 같은 오빠가 둘이나 있어서’ 책을 읽으며 가장 자주 한 생각 중 하나. 그리고 가장 좋아 꼭꼭 접어둔 에피소드는 ‘봄날의 물음 하나’. 정말이지 그러고 보니 그렇다 “엄마도 어렸을 때 너를 낳아서 키우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단다”. 그 시절 꼭 이런 예쁜 아이를 낳아야지 바라고 그리던 건 그러고 보니 모두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꼭 네 모습이었어. 그러니까 매일 내게 동심을 일깨워주는 네 존재의 고마움을 매일 기억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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