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사이언스
피터 벤틀리 지음, 류현 옮김 / 김영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약 3년 전에 [시크릿 패밀리]라는 책을 접했었다. 24시간 5식구의 일상 생활 속의 이야기를 과학으로 설명해 준 책이었다. 아주 많은 부분 잊어버리긴 했지만, 읽는 동안 꽤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물론...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나 모낭충에 관한 내용들로 인해 살아가는데 모르는 것이 더 나았던 부분도 있지만 말이다.

[굿모닝 사이언스]라는 아주 밝은 책 제목, 노란색 표지는 상큼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슬쩍 미리보기로 본 제목들을 보니 내용이 심상치 않다.
“아침을 깨운 욕실 슬라이딩, 날카롭게 스쳐간 면도날, 티백 폭발, 상해버린 우유, 새똥이 테러, 쿵! 맨땅에 헤딩, 벌의 공격, 순간접착제에 붙어버린 손가락, 찢겨나간 셔츠 소매, 병마개가 되어버린 손가락, 우두둑! 손가락이 부러지다, 이런, 팔이 이상하다, 먼지투성이 음식, 무심코 주워 먹다, 뜨거운 코코아에 발을 데다, 쪽 떨어져 나간 이, 욕조에 부딪힌 발가락….”
39개 챕터 중에 신체에 해를 입는 듯한 제목만 봐도 위와 같다. <피터씨의 아주 끔찍한 하루>라는 부제가 붙었으면 어땠을까. 읽으면서 이러다 주인공의 목숨이 위험해지는 것은 아닐까란 불안감이 증폭되기까지 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재미있다. 짧은 상황 설명과 함께 왜 피가 멈추지 않는 걸까? 다시 고칠 수는 없는 걸까? 등의 Why?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조가 뒤에 나오는 과학적 설명으로의 안내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시크릿 패밀리와 달리 한 챕터 챕터들이 결코 가볍지 않은 과학적 설명으로 채워져 있어 읽으면서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챕터도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굉장히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시각적인 부분을 곁들여 도식이나 그림으로 설명을 추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간에 아주 많은 과학과 기술에 대한 도서를 읽은 것이 아니라면 진부해 보이더라도 저자가 풀어내는 설명 방식에 대해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알고 있는 내용이 많이 나올 수도 있다. 분명 진부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스스로 느낄 수 있던 가장 좋은 점은 ‘왜’라는 의문과 호기심을 간간히 떠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이였을 때의 하루하루는 알찼던 것 같다. 어른이 된 하루하루는 단순히 책임과 생계를 위해 일하고, 어떤 특정한 날이나, 휴일을 위해 견뎌내는 하루하루일 때가 더 큰 것 같다.
 

‘원래 그런 거잖아.’, ‘그런 거 알아서 뭐해. 그냥 그런가 보지.’등의 반응으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정말 다이내믹한 하루하루를 모른 척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어제와 다른 주변의 색상과 공기를 맡으면서 단순히 계절이 바뀌고 있으니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왜 라는 생각이 들면 정말 궁금하단 생각이 든다. 계절의 변화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도 들면서 말이다.
 

‘왜 밝은 햇살 속에 서 있으면 현기증이 날까.’, ‘밥의 양을 맞추어 먹었는데도 단 것이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왜 그런 걸까. 내가 먹보가 된 건가’ 아마 많은 독자들의 궁금증이 쌓이고 쌓여 [굿애프터눈 사이언스] 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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