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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
임솔아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9월
평점 :
언젠가 만나야지 하면서도 자꾸 미루게 되는 만남이 있다.
임솔아 작가도 내겐 그랬다.
아플 것 같아서, 잘 읽어낼 수 있을까. 수렁에 빠지는 건 아닌가 싶은 두려움이 있었다.
만남은 급작스레 이루어졌다.
책을 받아 놓고도 꽤 오래 펼치지 못했다.
일요일 오후 더 미루지 말자는 생각으로 난 만남을 시작했다.
길지 않은 시간일 거라 생각했는데, 일요일 한낮이 전부 지나갔다.
아홉살의 우주와 열두살, 열세살의 우주를...
열여덟, 스물의 우주를 거치는 동안 역시나 검은 물 속에서 어푸어푸 물을 마시는 기분으로 힘이 들었다.
스물 여섯과 스물 일곱의 우주를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옆돌기를 오직 옆돌기로 볼 수 있는 우주를 볼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또 저한테 오시면 되죠." 라고 손님에게 다정히 말하는 우주를 만나 기뻤다.
책 소개 글에 있는
"소설은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네 여자의 삶을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좇아나간다. 각자의 이유로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여겨지던 그들은 원하는 무리에 속하기 위해, 소중한 존재와 함께 있기 위해 자기 자신을 버려본 적이 있다. 자신을 잃는 방식으로만 맺을 수 있는 관계는 필연적으로 깨어진다는 것을, 그들은 각양각색의 절절한 이별을 겪으며 몸소 체험한다." 는 매우 잘 정리된 내용이다.
결국은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여서
한 때 그 시간들을 부딪히고 겪어온 나 자신에게도 잘 지내왔다고 잠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어 위로 받는 기분이었다.
나머지 세 명도 이제 만나러 가봐야겠다.
잠시 아픔은 있겠지만, 찬찬히 두 발로 설 수 있는 자신이 있으니까.
** 문학동네 북클럽 티저북 서평단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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