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으로 분류되는, 결혼하지 않을 여성의 경우 어디까지 순위가 밀리는 것일까. 국가의 주거 정책들을 읽어보기만 해도 한숨이 나왔다. ‘자녀 출생 시 임대주택 평형 확대’라는 추가 옵션을 보면 마음이 아득해졌다. 그건 결국 "아이를 낳아 봐. 집을 넓혀줄게."라는 말이었으니까.

"그래, 나는 거대한 게임을 하는 거야. 2년간 나라는 캐릭터에 재료를 합성해서 강화하고, 열심히 몬스터를 잡아 캐시를 벌고, 레벨 업과 전직을 한 뒤 다시 붙는 거야."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두 가지뿐이다. 첫째, 집을 찾던 노력이 헛되지 않게 그 집을 ‘사람 사는 곳’처럼 만들 것. 둘째, 2년 뒤 열릴 새로운 퀘스트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레벨 업할 것

<천에오십반지하>는 한 청년이 대학을 졸업하면서 모부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하기 위해 집을 찾아 나서는 내용이다. 영화가 던진 메시지는 단 한 줄이었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할 무렵의 청년이 오롯이 자기 혼자 힘으로 집을 구할 수 있을까

여성은 남성보다 40%를 덜 벌고 취업 기회 자체도 남성들과 비교하면 적은 데다가 경력 단절의 위험은 언제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매달 들여야 하는 주거비까지 훨씬 많이 지출해야 한다니. 그렇다면 도대체 여성은 언제 돈을 모아 집을 살 수 있을까. 국가는 여성을 계속해서 가난한 상태로 방치시키면서까지 이뤄내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이제는 그 답을 알 것도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