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갈래 알맹이 그림책 64
아나이스 보즐라드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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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없이 자유로운 포즈로 한가로이 하늘을 보고 있는 토끼를 보니 궁금증이 올라온다.
이렇게나 여유롭고 편한 상태의 토끼는 어딜 가고 싶은 것일까 하는 생각.
어딜 가겠단 친구치곤 넘 유유자적 아닌가 싶은 생각.

책의 내용은 얼핏보면 아이가 집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친구를 만나는 이야기 같지만 그렇게 단순한 여행 이야기가 아니다. 
자연스럽지만 필연적인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는 자라며서 부모의 울타리를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벗어나 자신의 세상을 찾아가고 만들어 간다.
그 밑에는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과 혼자라는 외로움이 있지만 그것들을 모두 상쇄시키고도 남을 강력한 에너지가 터져 나온다.
스스로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쾌감과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잘 버텨낸 아이는 
이제 좋으냐는 엄마의 물음에 목이 메이지만 좋다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런 과정이 지나야 자연스럽게 다시 새로운 여행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모임을 통해 로랑과 로랑의 엄마에 대해, 그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두렵지만 나만의 세상을 찾아가는 한 어머니의 딸들이었고 
미숙할 때가 있지만 노력하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다.
그렇기에 엄마와 아이가 각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양가적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으리라. 
아이가 조금씩 부모의 그늘에서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임을 알기에 불안하지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마음과 
엄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력으로 세상을 알아가는 기쁨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복잡한 감정.
엄마의 딸로써, 두 아이의 엄마로써 모두 공감이 되었기에 
마지막 장의 “나의 엄마에게”라는 한 줄과 그림이 더 마음에 남는지 모르겠다.

모임을 마치고 ”혼자“라는 말이 마음에 콕 박힌다. 
‘엄마’인 나는 혼자 먹고, 혼자 놀고, 혼자 자는 시기를 관문처럼 지나 스스로() 서는() 그 날을 상상한다. 
그럼 나는 그들처럼 잘 떠나고 보내기를 할 수 있을까? 
로랑의 엄마처럼 속으로는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꼭 끌어안고 
겉으로는 태연하게 별 일 아닌 것처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반쪽짜리 여유라도 별 거 아닌듯 부려보자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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