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인터메초
샐리 루니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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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루니의 문장은 인물들의 감정을 낱낱이 고발한다. 이것은 필요 이상인 게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고 그럴듯하게 쓰여져서 독자들로 하여금 그 순간들에 동화되게 만든다. 종종 배경을 장황하게 설계한 글이 없더라도 무대와 서사가 인물들에게 따라오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글들이 있는데 샐리 루니가 딱 그런 글을 쓴다. 이 작가의 글은 시종일관 인물의 사고와 감정을 따라간다. 그녀의 소설은 아주 드라마틱한 순간을 연출하기 위해서 달려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글을 기대하고 읽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섬세함, 긴장. 남에게는 보잘 것 없는 생각들. 그것이 아주 찰나의 순간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도. 그냥 지나가버리는 푸념과 단상일지라도. 보기 좋은 것들만 생성되어 가는 세상에서 누가 이런 것들을 쓰는가. 이렇게 쓰여졌기에 읽을 수 있음이 좋다. 영리하고 명확하게 읽히는 생각과 논리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인물들 간의 감정과 그 아주 가까운 사이의 거리감에서 오는 높은 텐션(긴장감)이 너무 좋다. 차마, 책을 놓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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