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극야의 군주 03권 극야의 군주 3
오월 지음 / 문피아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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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판타지, 헌터, 우주, 성장

인간성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기에, 나 홀로보다 함께 가는 것이 사람다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환경이 완전히 파괴되어 쓰레기 더미나 다름없는 극야대륙에서는 ‘인간다움’이란 사치일 뿐이다. 황폐한 공간 속에서 인간다움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 「극야의 군주」를 만나보자.

하층민, 아토
작중 인간의 삶은 비참하기 그지없다. 가혹한 극야대륙에서 인간의 목숨을 노리는 암흑종족들과 부대껴야 하고, 같은 인간들 사이에서도 계급이 나뉜다. 그 중에서도 하층민인 아토의 삶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비참하다. 쓰레기 하치장에서 뒹굴며 연명하기 위해 하루하루 목숨을 걸고 식량을 구해야 하며, 재능을 인정받았으나 하층민인 그는 총알받이로 쓰일 뿐이다. 그러한 극한 상황 속에서도 아토는 인간에 대한 믿음, 호의를 잃지 않는다. 비록 몇 번을 배신당하더라도 말이다.

무한한 상상력, 판타지에 충실한 작품
「극야의 군주」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작가의 방대한 상상력이다. 작품은 대륙 하나, 행성 하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은하계를 무대로 여러 행성을 오가며 펼쳐진다. 중세의 범선처럼 보이는 비공정이 하늘을 누비며, 아름다우나 치명적인 이종족들이 인간의 목숨을 노린다. 차크라를 통해 원력이라는 힘을 부리는 전사들이 원력권총을 다루며 맞서 싸운다. 이 상황에서 주인공 아토는 인간에 대한 믿음과 순수를 계속 간직할 수 있을까?

뷰 포인트
다종다양한 설정이 녹아 있어 얼핏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작가의 섬세한 문장과 표현이 독자로 하여금 장면을 마치 실제로 지켜보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진흙 속에서 피는 꽃이 아름다운 법이다. 아토의 성장을 따라가며 우리는 아토의 인간에 대한 믿음이 보답받기를 바라게 된다.

글 : 김태현

그 시각 ‘라 상그레‘ 성 밖의 끝이 보이지 않는 광야에는 암흑동맹의 ‘게론’을 영접하러 나선 사람이 있었다.
뜻밖에도 그는 너무도 몸이 연약해서 바람에 날려갈 것만 같은 가냘픈 소녀였다.
그녀의 하얗고 긴치마는 바람에 펄럭이며 춤을 췄고 긴 머리도 바람에 따라 나부꼈다.
소녀는 그 황량하고 거친 광야에서 마치 밤에 피는 선인장(Cereus Noche Floreciente)처럼 어둠속에서 조용히 피어 있었다.
그러나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은 현실이 아닌 꿈이나 환상적이어서 누군가가 바라보기만 하여도 눈앞에서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다.

그녀가 서 있는 세계는 오직 흑백 두 가지 색조뿐이었다.
모든 것이 짙은 블랙이고 오직 그녀만이 희미한 화이트였다. 유일한 색채가 있다면 그것은 그녀의 붉은 입술이었다.
그 연하게 붉은 입술은 마치 세상의 모든 슬픔이 조금 씩 이슬 맺혀 모양이 갖춰진 듯 보였다.
그 이슬방울 하나하나는 너무도 덧없어서 손끝에 살짝 닿기만 해도 인간의 가장 연약한 상처를 건드린 것처럼 죄악감이 들 것만 같았다.
그녀는 파로스 성에서 아토가 경영했던 ‘죽은 자의 꽃’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었던 바로 그 소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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