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다이아몬드 외전 - 어둠의 지도
스기우라 시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 스포일러?

 

 

사실 조연들의 이야기가 따로 나오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실버 다이아몬드의 외전은 나쁘지 않았다. 그야말로 정말 끝이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외전이었다.

 

본편에 틈틈히 보이던 개그같은것 없이 땅 끝의 과거는 어둡고 무거웠지만 이 책이 실버 다이아몬드의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라칸에겐 치구사와의 만남이 긴 여행의 시작이었겠지만, 그들에게는 그 매마른 세계에 태어난 순간 부터가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본편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던 카즈히는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말하지만 이보다 더 희생적이고, 이보다 더 다정한 남자는 실버 다이아몬드에 없었다.

 

어둠밖에 존재하지 않는, 부서져가는 세계에 살면서 그만큼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던 것은 모두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두목이라 부르는 아이들을, 친구들을 위해서 망가져가면서도 몸부림치고, 절망하면서도 살아가는 카즈히의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했다. 눈물을 흘릴 정도의 괴로움을 토해낼 수 없고, 사는 것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두목이란 뜻이 붙여진 이름에 속박되어 그저 견디며 언젠가 자신이 없는 미래를 위해 나쁜 사람이 되어 가는 모습은 가슴을 울컥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더 본편에서 나왔던, 카즈히를 죽여달라는 부분이 나왔을때는 더 가슴이 아팠다. 그때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던 그 대사가 외전을 보고는 가슴에 아프게 박혀왔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절망하고, 실망하고, 결국 부러져 버릴 그 순간 만난 라칸의 존재가 카즈히에게 얼마나 큰 희망이었을까.

 

친구를 끌어들 수 없어서, 친구들을 두고 갈 수 없어서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었던 나쁜 남자의 다정함은 가슴을 슬프게 적셨고, 그 남자가 발견한 희망은 그래서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았다.

 

자신을 나쁜 남자라 말하지만 그 누구보다 다정했던 남자의 독백이 끝나며 나온 모두가 모여 웃고 있는 장면은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이 뒤에 라칸과 치구사가 떠나고 나서의 이야기가 가벼운 분위기로 나오지만, 난 개인적으로 땅 끝의 과거 이야기가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정말 본편이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지는 외전이었다.

 

 

웃는다.
아직 웃을 수 있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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