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 - 복수하는 여자들
한수옥 외 지음 / 북오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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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를 경험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주변에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면 모를까 대다수 여성은 출산과 육아의 책임감의 무게에 짓눌리게 된다. 예전과 달리 남편이 육아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여전히 육아의 주체는 여성인 경우가 많고 이런 스트레스로 오는 산후우울증의 문제를 사회 전반적인 지지는 여전히 미흡하다. 이 책 네메시스 - 복수하는 여자들에는 출산과 육아를 경험한 여성작가 4인의 시선으로 산후우울증과 관련된 씁쓸하고도 섬뜩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과부하 - 한수옥

초등학교 교사이자 남편의 도움 없이 두 아이의 양육을 전담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승연, 승연의 반 학생 지훈이의 엄마가 산후우울증으로 자살하려 하고, 승연의 모는 손주들을 돌보느라 노년을 보내며 초기 치매를 진단받는 이야기.

 

#네메시스 - 박소해

베테랑 시터 한이수는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는 산모와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재벌가로 들어간다. 안방에서 아이와 함께 밖으로 나오지 않는 주희는 사실 한이수의 딸이었다. 과거 한이수는 산후우울증으로 갓 돌이 지난 딸을 두고 집을 나와 이혼 후에 딸을 만나지 못했었다. 딸 주희와의 재회, 이 집을 둘러싼 비밀, 한이수의 산후우울증과 관련된 숨겨진 이야기.

 

#Mother Murder Shock 한새마

5개월 된 아이를 자기 손으로 죽였다고 자살을 시도하며 죽음을 눈앞에 둔 혜서. 자신이 정말 아이를 죽인 것이 맞는지 기억을 더듬지만, 산후우울증으로 약 복용 후 혜서의 기억은 온전치 못하다. 아이를 낳고 몸조리를 돌봐주는 시어머니 정인이 주는 스트레스로 산후우울증은 더 심해져 베이비시터 이나를 고용하지만, 이나 또한 남편 은호를 유혹하려 한다.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는 혜서가 기억하는 아이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

 

#한밤의 아기 울음소리 김재희

모텔에 함께 들어간 여성이 아이의 아빠를 구한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며 카터 칼로 상해를 입혔다는 남성의 신고를 받고 조사하는 여성청소년과 형사 강아정. 아기 울음소리가 심하다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홀로 아이를 돌보는 이해주의 집을 찾아간 사회복지사 서성민. 해주는 친절한 성민이 아이의 아빠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선을 넘는 행동을 해 성민은 거리를 두려고 한다. 이후 집요하고 이상한 해주의 행동이 지속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과부하>에서 육아는 아이의 부모를 넘어서 조부모에게도 책임이 전가되고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 또한 항상 야근하는 남편과 육아를 나누지 못해 친정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직장과 육아를 겸할 수 있었기에 승연이 겪는 육아의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또한, 엄마가 느꼈을 손주를 돌보는 고단함이 느껴져 이 이야기를 편히 읽을 수 없었다. 산후우울증과 관련된 일련의 이야기들은 산후우울증이 가진 심각한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보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세계 최저 출산율의 심각성을 말하지만, 출산과 육아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과 이런 산후우울증조차 개인의 몫이 되는 이 사회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행복도 보장될 수 없다. 누구나 산후우울ㅁ증을 겪을 수 있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은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에 직면한 누구나 도움을 받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사회의 관심과 배려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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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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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한국 사회는 거짓이 진실처럼 통용되고 정치적 양극화가 극에 달해 자기 생각과 맞는 진영의 의견만 받아들이고 있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나 또한 진실이 무엇인지 찾으려는 노력보다는 내가 듣고 싶은 의견만 골라서 듣고 선택적 정보 수집을 하기에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믿고싶을 뿐 그것이 진실이라 장담할 수 없다. 진실의 조건의 저자 오사 빅포르스는 노벨문학상을 선정하는 세계적인 철학자이며 스웨덴에서 사회 진출을 앞둔 고교생들에게 이 책 나눠준다고 하니 이 책이 나에겐 정말 필요한 책이었다.

 

 

경제적·문화적 양극화, 인지 왜곡, 거짓 정보를 순식간에 전파하는 분열된 언론계, 사실적 지식과 전문적 지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모두가 동시에 등장해 포스트 트루스 시대를 이루고 있다. 간단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복잡한 사안들이다. (p.282~283)

 

오늘날 우리는 포스트 트루스(탈진실, 진실보다 감정과 개인적 믿음이 여론 형성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 그리고 대안적 사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식은 우리가 믿든 안 믿든 간에 관계없이 존재하는 객관적 사실이다. 지식이 확산하려면 사람들의 믿음이 있어야 하고 그 믿음은 증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믿음을 받쳐줄 근거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기 원하는 것을 믿는다. 우리가 객관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하면 정보가 거짓일지라도 진실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결국, 거짓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이 꼭 필요하고 이런 지식의 습득은 학교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 정치, 문화, 자연에 대한 주제와 관련해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어떤 텍스트나 주장을 접할 때 비판적 사고가 가능하고 이 비판적 사고는 민주주의 기능을 강화시킨다. 더 나은 사고를 위해, 인지 왜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출처 비평, 전문가에 대한 신뢰, 펙트 체크와 토론을 이끌어내는 적절한 방법을 갖추어야 한다.

 

민주주의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은 주로 이론적인 것이다. 경제, 세금, 의료, 환경 등에 관한 지식 말이다. 이러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사회에서 무력해질 위험이 있고 그래서 거짓 주장을 퍼뜨리는 선동가에게 속을 수 있다. 더불어 이론적 지식은 정치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도 중요하다. 세금이나 환경, 범죄, 의료 등과 관련된 방대한 양의 이론적 지식 없이 효과적인 정책을 설계하기란 불가능하다. (p.264)

 

학교가 민주주의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 중 최고의 선택은 지식과 관련된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다. (p.276)

 

무언가를 수정할 때는 부정확한 정보보다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 (p.319)

 

저자는 트럼프의 거짓 선동에 관한 일화들을 자주 언급하는데 그만큼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가 지속했던 거짓말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동기 중 하나인 듯하다. 책에 언급되는 미국이나 유럽 못지않게 한국도 이런 문제에 심각하게 놓여있기에 매일 접하는 기사나 뉴스들로 답답하지 않은 날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자신들의 권력과 정치적 입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 쏟아지는 거짓 뉴스와 정치인들의 선동에 왜 사람들이 쉽게 속고 믿고 올바른 신념이라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무지하면 그런 거짓 선동에 쉽게 휘말리고 이용당하기에 무엇보다 이론적인 지식을 습득하는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배움도 얻게 되었다. 민주주의는 타인에게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주체가 되어 비판적 사고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거짓과 선동이 난무하는 현시대를 이해하고 그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세계적인 철학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많이 사람들이 접해보길 바란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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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장난감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박상민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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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심상치 않는데 ‘괴물은 당신이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메디컬 미스터리라니 더욱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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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10주년 한정특별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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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청소년문학 중 하나인 나의 시간을 누군가를 위해서 가치 있게 판매하는 시간을 파는 상점10주년 특별판을 이번에 읽어보았다. 매번 아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강조했던 책인데 정작 나는 읽어보지 않았던 책인데 이렇게 10주년 특별판을 만나려고 그랬나 보다. 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지금도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고등학생인 백온조는 소방관이던 아버지가 과속으로 달리던 차와 사고도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다. 몇 번의 아르바이트를 하다 체력적인 문제로 다른 방법을 모색하다 인터넷 카페에 자신의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었다.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그 일에 자부심을 갖는 소중함을 이야기하던 아버지의 영향이었는지 자신도 누군가를 돕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팔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카페 대문에는 시간의 경계를 나누고 관장하는 그리스 신 크로노스의 모습을 올려놓았다. 자신의 능력 이상은 거절할 것, 옳지 않은 일은 절대 접수하지 않을 것, 의뢰인에게 마음이든 뭐든 조금의 위로라도 줄 수 있는 일을 선택할 것, 무엇보다 시간이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줄 것이라는 몇 가지 조항을 달아서 의뢰의 수락을 판단한다. 온주 자신도 의뢰인도 서로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기에 절친인 난주에게조차 이 카페 운영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첫 번째 의뢰가 장물을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하는 엄청난 일이었다. 1년 전 학교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물건을 훔쳤던 학생은 다음 날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사건은 학생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얼마 전 7반에서 PMP 도난 사건이 발생했고 의뢰인은 자신이 그 도난 상황을 우연히 목격했다고 한다. 작년의 사건을 생각하며 누군가 또 죽음을 선택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의뢰한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PMP를 잃어버린 학생의 책상에 넣어두는 데 성공하고 모든 게 완벽하게 매듭지어진 것 같지만 뭔가 껄끄러운 여운이 남는다. 이것을 시작으로 온조는 다른 의뢰를 맡아 해결하고 첫 번째 의뢰였던 도난 사건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을 거치는 과정에서 시간, 배려, 우정, 도움과 같은 등 소중한 것들에 대해 몸소 배우고 깨닫게 된다.

 

시간은 그렇게 안타깝기도 잔인하기도 슬프기도 한 것인가. 삶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 사이의 전쟁 같기도 했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는 그렇게 애달파하고, 싫은 사람과는 일 초도 마주 보고 싶지 않은 그 치열함의 무늬가 결국 삶이 아닐까? 작은 선생님의 에너지는 시간을 뛰어넘어 죽음도 저만치 미뤄 놓는 힘이 있었다. 죽음이 끝이 아니었다. 아빠와의 시간이 죽음을 넘어 지금 온조의 가슴에 오롯이 살아난 것처럼 말이다. (p.115~116)

 

엄마가 그랬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사람들로 인해 생겨나는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해결 못 할 일은 없다고 했다. 그들로 인해 생긴 문제는 그들과 또 다른 그들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거라고 했다. (p.193)

 

한 걸음 한 걸음이 힘에 겨웠다. 그때 그 아이가 손을 내밀었다. 그 아이는 양쪽으로 정이현과 온조의 손을 나눠 잡았다. 난주는 정이현의 손을 잡았다. 혼자일 때와는 다르게 앞으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었다. 마치 바람과 싸우는 것 같았다. 바람은 이래도 굴복할 수 없냐고 계속하여 흘러댔고 온조와 아이들은 그 바람과 맞서 언덕의 끝을 향해 걸었다. (p.227)

 

"여기 와서 놀란 점이 있어. 하나는 저 아래 바다와 바다 사이에 부는 바람의 길 때문이고, 두 번째는 혼자서는 도저히 바닷가 가까이 갈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언덕 위에 있던 사람들 모습이었어. 혼자 바람을 맞는 사람들은 웃지 않아. 반드시 함께 있는 사람들이 웃어 같이 온 사람의 몸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거나 머리칼이 몹시 헝클어져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우스꽝스러운 모습 때문에 배를 잡고 웃는 거야. 나도 누군가 곁에 있다면 웃을 수 있을 것 같았어." (p.229)

 

온조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지만, 그 시간을 통해 내면의 성장을 이루어나간다. 우리는 순간순간의 시간을 살아가지만, 이 순간이라는 현재는 과거와 미래에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 시간은 타인의 시간과도 연결되어 있다. 타인을 위해 쓰는 시간은 결코 타인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다. 더불어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를 10대들의 시각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도움의 손길이 있어야 하는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소중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올해 읽은 청소년 도서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꼭 읽어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온조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출판사 모음과자음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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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워줘 도넛문고 1
이담 지음 / 다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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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N번방 사건은 관련자들이 파렴치하고 극악무도한 만행으로 한동안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관련자들을 잡았다고 해서 이런 디지털 성범죄가 끝이 아니며 지금도 이런 범죄는 계속되는 점에서 우리는 완전히 N번방 사건을 해결했다고 볼 수 없다. 작가 이담의 나를 지워줘10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디지털 성범죄를 다루며 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고등학생인 강모리는 디지털 장의사로 온라인에 유포된 의뢰인의 불법촬영물을 없애주는 일을 하고 있다. 누군가의 신고로 오히려 불법촬영물을 유포한다는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자신이 운영하던 흔적지우개가 운영하는 디지털 장의홈페이지를 폐쇄한다. 같은 반 친구이며 <K-아이돌스타>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리온이 자신의 딥페이크 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으니 흔적을 지워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디지털 장의사를 시작할 당시 모리의 첫 번째 의뢰자였던 선우해연의 자살에 대한 죄책감과 자신의 쌍둥이 동생 모연을 떠올리게 하는 리온이기에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온라인에 퍼진 리온의 영상을 추적하면서 리온의 절친 재이와 불법촬영물을 버젓이 남자애들이 있는 단톡방에 올리는 정진욱이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모리가 리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또 다른 불법영상물이 올라오고 리온에 대한 비방 댓글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다. 리온은 이 일로 자살을 시도하고 모리는 정진욱이 리온의 불법촬영물 유포자임을 밝힐 명확한 증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모연과 닮은 여자아이가 불법촬영물 사이트에서 모욕당하는 걸 본 이후로 모리는 달라졌다. 죄책감을 느꼈다. 이전까지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았던 불법촬영물과 같은 성착취물이 누군가에게는 고통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p.29)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가 받은 형량이 겨우 2년도 되지 않는 나라에서, 불법촬영물 때 문에 자살 시도를 한 여자아이를 위해 제대로 조사할 거라는 기대는 터무니없었다. (p.126)

 

그것들은 좀비였다. 좀비 하나를 죽여도 새로운 좀비는 그보다 빨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원본 사진은 물론 딥페이크로 조작한 사진과 영상도 처음에는 몇 명만 내려받는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곳에 그것들을 게시하면 몇 배로 늘어난 사람들이 내려받게 되는 것이다. 재이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얼굴을 완전히 지워 내지 못할 것 같았다. 그 아득함에 주먹으로 가슴을 내리쳤다. (p.157)

 

정진영의 불법행위를 추적하면서 N번방을 떠올리게 하는 불법촬영물 유출 사이트가 등장하고 끝까지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 않는 모습과 그 죄에 합당한 벌을 받지 않는 것은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불법촬영물은 피해자가 오히려 낙인이 찍혀 고통 속에 살아가지만, 가해자는 그 죄에 걸맞은 합당한 벌을 받지 않고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현실은 피해자를 더 많이 키우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흉악범죄가 이제는 10대를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범죄의 심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답답함과 속상함 속에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범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에 불편함은 더 가중되었다. 피해자가 더 많은 상처를 받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사회시스템의 보완과 필요성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출판사 다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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