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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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한국 사회는 거짓이 진실처럼 통용되고 정치적 양극화가 극에 달해 자기 생각과 맞는 진영의 의견만 받아들이고 있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나 또한 진실이 무엇인지 찾으려는 노력보다는 내가 듣고 싶은 의견만 골라서 듣고 선택적 정보 수집을 하기에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믿고싶을 뿐 그것이 진실이라 장담할 수 없다. 진실의 조건의 저자 오사 빅포르스는 노벨문학상을 선정하는 세계적인 철학자이며 스웨덴에서 사회 진출을 앞둔 고교생들에게 이 책 나눠준다고 하니 이 책이 나에겐 정말 필요한 책이었다.

 

 

경제적·문화적 양극화, 인지 왜곡, 거짓 정보를 순식간에 전파하는 분열된 언론계, 사실적 지식과 전문적 지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모두가 동시에 등장해 포스트 트루스 시대를 이루고 있다. 간단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복잡한 사안들이다. (p.282~283)

 

오늘날 우리는 포스트 트루스(탈진실, 진실보다 감정과 개인적 믿음이 여론 형성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 그리고 대안적 사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식은 우리가 믿든 안 믿든 간에 관계없이 존재하는 객관적 사실이다. 지식이 확산하려면 사람들의 믿음이 있어야 하고 그 믿음은 증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믿음을 받쳐줄 근거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기 원하는 것을 믿는다. 우리가 객관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하면 정보가 거짓일지라도 진실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결국, 거짓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이 꼭 필요하고 이런 지식의 습득은 학교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 정치, 문화, 자연에 대한 주제와 관련해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어떤 텍스트나 주장을 접할 때 비판적 사고가 가능하고 이 비판적 사고는 민주주의 기능을 강화시킨다. 더 나은 사고를 위해, 인지 왜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출처 비평, 전문가에 대한 신뢰, 펙트 체크와 토론을 이끌어내는 적절한 방법을 갖추어야 한다.

 

민주주의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은 주로 이론적인 것이다. 경제, 세금, 의료, 환경 등에 관한 지식 말이다. 이러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사회에서 무력해질 위험이 있고 그래서 거짓 주장을 퍼뜨리는 선동가에게 속을 수 있다. 더불어 이론적 지식은 정치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도 중요하다. 세금이나 환경, 범죄, 의료 등과 관련된 방대한 양의 이론적 지식 없이 효과적인 정책을 설계하기란 불가능하다. (p.264)

 

학교가 민주주의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 중 최고의 선택은 지식과 관련된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다. (p.276)

 

무언가를 수정할 때는 부정확한 정보보다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 (p.319)

 

저자는 트럼프의 거짓 선동에 관한 일화들을 자주 언급하는데 그만큼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가 지속했던 거짓말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동기 중 하나인 듯하다. 책에 언급되는 미국이나 유럽 못지않게 한국도 이런 문제에 심각하게 놓여있기에 매일 접하는 기사나 뉴스들로 답답하지 않은 날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자신들의 권력과 정치적 입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 쏟아지는 거짓 뉴스와 정치인들의 선동에 왜 사람들이 쉽게 속고 믿고 올바른 신념이라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무지하면 그런 거짓 선동에 쉽게 휘말리고 이용당하기에 무엇보다 이론적인 지식을 습득하는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배움도 얻게 되었다. 민주주의는 타인에게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주체가 되어 비판적 사고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거짓과 선동이 난무하는 현시대를 이해하고 그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세계적인 철학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많이 사람들이 접해보길 바란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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