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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평점 :
책을 선택한 데는 제목의 역할이 컸다. 만약 책의 제목이 <즐거운 할머니>였거나 <즐거운 노인>이었다면 (그래도 읽었을 것 같긴 하지만) 왠지 지금처럼 기대를 안고 보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즐거운 ‘어른’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때때로 유튜브를 보고, 운동을 하며 지내는 어느 어른의 이야기가 왠지 미래의 내 모습처럼 느껴져서 친근한 마음으로 책을 집었는데 저자와 개그코드까지 맞아서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원래는 쓸 생각이 없었던 책을 쓰게 된 저자의 변을 읽으면서 나도 이 부분에 공감했다. 조금만 방심해도 글이 한없이 느끼해져서 가능하면 너무 감정을 싣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그래서 글이 너무 사무적이거나 메마르게 느껴질 때가 있다. 보고서나 논문을 쓸 때야 좋지만 에세이는 죽어도 못 쓰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감정을 적당히 덜어낸 글도 매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