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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응 거부선언 - 학살의 시대를 사는 법 파도문고
이하루 지음 / 온다프레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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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다. 도전적이다. 청년 이전에 한 사람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실험적 시도들이 한가득이다. 고정된 길이 아닌 없는 길을 만들어 살아가는 한 사례를 직접 보여준다. 나라면, 내 아이라면 어떤 실험을 지금 여기서 할 수 있을까. 문득 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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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편집 - 에디터·크리에이터를 위한 편집력 강의
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 현선 옮김 / 항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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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인 한 언어를 사용하고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언어적이고 감각적이다. 그러한 한에서 인간의 문명은 편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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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탐사기
조현 지음 / 휴(休)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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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자유를 낳는 관계의 조건, 마을공동체
온갖 문제가 발생하는 현대, 마을공동체가 하나의 답일 수 있는 이유
<서평>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인생의 가장 지속적이고 긴급한 질문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다.” 마틴 루터 킹

<우리는 다르게 살기로 했다>에 소개된 글귀다. 부르더호프 공동체의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고 한다. 사람은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의 끝에 선택을 한다. 선택이 이어져 그 사람의 인생이 되고 역사가 된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가 삶의 의미와 방향을 결정짓는데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지도 모른다. 나와 관련된 질문이 아닌 ‘다른 사람’을 향한 질문을 던져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책은 배경이 각기 다른 공동체의 생활을 담았다.

*2018년, 우리 세계

철학적 혹은 존재론적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어떤 생명도 다른 생명과 떨어져 있지 않다. 이어져 있고 연결돼 있다. 낱생명은 다른 낱생명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존재 자체가 공.동.체다. 그럼에도 인간은 개체로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이성이 있고 자유를 좇아 살아가는, 주체로 존재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더욱 중요한 개체성은 투표하는 개인이다. 제국과 자본주의 전략도 공동체적 존재를 개개인으로 분산시킨다. ‘디바이드 앤 룰’. 상품 미학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생산은 노동력을 팔아 화폐로 치환해버렸고 소비는 존재의 한 양식이다. 절대적인 양식. 우리는 소비 주체로 예속되어 있지만 소비하는 ‘주체’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도 한번 즈음 생각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질문이 주는 효용은 모든 현상을 멈추게 하고 존재 자체로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현상으로 돌아와보자. 어떤 세상이길래 마을공동체를 말해야 하는가. 아니 말하게 되는 걸까.

개인과 공동체. 공동체는 가족을 비롯해 종교공동체, 생활공동체, 기호공동체, 지역공동체, 국가공동체 등등 수많은 사회적 상호 작용이 있는 사람과 사람의 모임을 지칭한다. 하지만 서로가 안심하며 살아가는 삶의 토대로써 공동체를 경험하기가 힘들다. 여전히 개천에서 용을 만들어보겠다며 경쟁 사회 속으로 들어간다. 우리의 사회는 상생을 말하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화합을 말할지도 모르겠다. 자기 삶은, 더는 국가가 기업이 해결해 주지 못한다. 쌍용차 사태로 해직자가 된 한 노동자는 희망없는 사회에서 살아갈 자녀들을 걱정했다. 그 노동자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마을공동체니 사회적경제니 하는 이야기가 스멀스멀 흘러나오는데는 그만한 맥락이 있다. 자기 삶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경쟁으로 낙오가 되어도, 실패해도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스펙을 쌓아야 하는 이유는 혼자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기업 모두 노동력을 팔 ‘개인’을 호명할 뿐이다. 경쟁과 효율을 추구하고 기업에 예속되기를 스스로가 바라게 만든 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은 또 다른 피로감을 만들 뿐이다. 노동력으로 치환되는 장 안에서 관계를 넘어 새로운 관계를 발명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자본주의가 촉발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연 속의 인간이 아닌 자연 위에 군림하는 인간은 모든 자연 재화를 욕망하는대로 소비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인간이 부유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가이고 이상 기후 역시 그렇다. 미세 플라스틱은 생태계를 교란하고 먹이 사슬의 최종점에 있는 인간에게 서서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는 속도는 전문가가 예측한 기준보다 가파르다. 저출산, 고령화의 위세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쏟아붓는 비용은 막대하다. 그런데 의외로 간단한 해법이 있을 수 있다. 관계의 복원이다. 행정은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쇠퇴한 도시의 회복력을 살리려고 동분서주한다. 행정의 틀이 아닌 시민 스스로가 자치적인 마을공동체를 이미 시도하고 살아내는 이들을 이 책은 소개한다.

혼삶족들 비율이 높아간다. ‘사람들의 근원적인 욕구는 관계의 욕구’(은혜공동체 박민수 대표)가 맞다면, 실로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수많은 관계와 그 관계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관계의 재구성을 고민해 봐야 한다. 우리는 행복하려고 산다. 한번 주어진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의 네 가지 기둥이 있다고 한다. 유대감(소속감), 삶의 의미, 자기 경험의 초월(자기를 넘어서는 경험), 스토리텔링이 그것이다. 소속감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 마음 주고 정 줄 수 있는 관계가 부재하다. 작고하신 신영복 선생님이 현대 사회 문제의 본질을 관계의 부재라고 진단했다. 엄마의 부재, 돌봄의 부재, 관계의 부재, 공동체의 부재다. ‘엄마들이란 전통 사회에서 사정이 있어 아이를 돌보지 않더라도 아이를 대신 보살필 대가족과 친인척, 마당, 놀이터’라고 말한다. 큰 엄마인 대가족과 마을공동체가 사라졌다. 책에서는 공동체를 ‘사회적 엄마’라고 지칭하는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가치가 문제라면, 마을과 공동체를 사유하자

2018년의 여름은, 정말, 더웠다. 내년은 이보다 더 더울지도 모른다는 전망은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삶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변화가 필요하며 치유할 때라는 신호다.”(226페이지) 인간이 싸질러놓은 환경 변화는 ‘불가역적’인가. 인간의 지혜와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가. 미국은 거대 에너지 소비국가이지만 온실가스 배출 제한에 동참하지 않는다. 탄소 배출 비율 조정에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신경전이 날선다. 마냥 치킨 게임을 보는 것 같다. 파국의 바다에서 인류는 건져내질 수 있을까.

“이상향은 장소라기보다는 가치의 문제다. 즉, 삶의 목표를 어디다 두느냐다.”(조현)

행정에서 추진하는 마을공동체의 어려움은 공통의 가치를 만들기보다는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자발성에 근거한 마을공동체가 공통의 생활 양식을 만들어갈 수 있는 본질적인 이유는 ‘가치’에 있다. 삶의 비젼을 세우는 기둥이 가치이기 때문에 큰 실험도 가능하다. 신뢰나 호혜와 같은 사회적 자본이 삼겹줄처럼 튼튼한 이유다. 사회적 안정망은 말할 나위가 없다.

상품 미학을 조장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을공동체를 사회의 기본 단위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아속 공동체의 포틸락 스님은 “자신이 먼저 깨어 있기 위해 하루 1식만 하며 계율에 철저했고, 아속의 다른 승려 모두 그렇게 하도록 했다. 그는 너무도 강한 악의 흐름에 맞서야 하기 때문에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악의 흐름을 민감하게 느끼는 것도 쉽지 않은 몸이 되었다. 가치관의 변화는 우리를 감싸안고 지배하는 힘을 감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포틸락 스님은 모든 순간이 명상이라며 매순간 일하면서 명상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두막 공동체의 이재영 장로는 ‘변하지 않던 사람들이 자연에서 다른 부류의 사람들과 지내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연 같은 공간 구조가 중요해요. 내적인 구조도 중요하지요. 그 구조가 옛날에 단순한 삶이었어요. 문명화라는 이름으로 기계화하면서 도시 삶은 기계처럼 복잡해졌어요. 그러니 긴장감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그 기준에 못 맞추는 사람은 처질 수밖에 없고, 낙오자나 비정상인이란 수식어가 붙어요. 그런 구조에선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은 정신질환자가 되어가요. 그들을 정신병원이나 교도소에 가둔다고 문제가 해결되나요? 관리 비용도 엄청나겠지만 문제를 회피해 더 고질화시킬 뿐이지요. 만약 그들을 대자연 속에 풀어놓고 모든 규제를 없애 이완시키면 달라집니다.”(오두막 공동체, 이재영 장로)

가치관의 변화가 중요한 듯 보이지만, 변화된 가치관으로 만들어져가는 장소 안에 놓이면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 도시는 다른 차이를 어울리게 만드는 기제가 차단되어 있는 건 아닐까.

*인간, 공동체, 시련, 성장

개인을 넘어 마을로, 공동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가치의 전환이 선행되거나 병행되어야 가능하다. 도시를 개인화된 장소로, 농촌을 집단화된 장소로 볼 수 있다면 가치의 ‘귀촌’이 필요하다. 귀촌은 “세계관과 가치관을 바꾸는 거예요. 지금까지 도시의 경쟁 관계 속에서 검투사처럼 살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자연과 사람과 노동을 경외하고 관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살겠다는 것”(예수살이공동체, 박기호 신부)이다. 도시에 살든 농촌에 살든 인간이 개체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려면 엄마의 자궁 같은 흙이 필요하다. “흙속에서 살아야 사람 된다”며 민들레공동체 김민수 대표는 농촌과 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간됨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 간혹 마천루가 즐비한, 비싼 금싸라기 땅에 논과 밭이 듬성듬성 자리한 모습을 상상한다. 다양한 생명체가 어울려 사는 흙을 도시에서도 만질 수 있어야 한다.

인간 존재에 대한 사고, 인문학적 성찰 또한 중요하다. 일본의 애즈원은 “인간이 규정한 고정관념을 다 비운 채 ‘인간이란 존재는 어떤 존재인지’’인간이 과연 명령과 규범, 상하 위계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다. 모든 규범은 인간이 지은 것이다. 화폐도 마찬가지다. 인간 사고의 산물일 뿐이다. 다른 사회와 경제 체제는 인간의 상상으로 다양할 수 있다. 다만 지금의 체제가 강고하여 다른 세계의 가능성 자체를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진정한 대학 교육은 강고한 틀을 인식하고 체제의 모순을 깨부수는 것에 있지 않을까. 민들레의 김민수 대표가 대학 가봐야 별 볼일이 없다고 진단하는 이유 아닐까. 
“공동체의 삶은 유토피아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칼 융은 이상향을 추구하는 것도 내면의 생활의 투사라고 했다. 내적 만족인 없는 사람이 자신의 정서적 좌절감을 공동체가 채워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곳은 좌절감을 채워줄 만큼 화려해 이상향이 아니라, 그런 욕망과 집착조차 놓아버리고 삶의 가치관을 달리 했기에 이상향이 되었다. ...... 순탄하기만 한 가정사는 현실이 아니듯 문제가 없는 공동체란 없다.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환상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일지 모른다. 인간이나 공동체나 시련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실 아닌가.”(조현)

여기에 나오는 마을공동체의 사례가 정답은 아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목적과 이유로 그러한 삶의 양식을 만들어갔다. 어떤 가치를 살아내려고 했던 것인가를 깊게 들여다 보지 못하면 겉으로 드러난,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만을 주목하게 되는 오류를 낳게 된다.

*자유의 길, 모험의 길, 해적의 길

결국은 사람이다. 사람에서 시작하고 사람들이 모여 모험을 하고, 살다보니 다름의 가치를 낳게 된다. 뚜렷한 가치와 목표가 있다면 작은 만남은 거대한 나무를 잉태하는 씨앗이 된다. 사람으로 시작하고 사람으로 끝난다.

인간은 행복하려고 산다. 자유롭기를 원한다. 누군가의 노예로 살고 다른 이의 욕망을 대리하려고 살지 않는다. 고귀한 가치를 부여잡고 살려고 해도 주변에서 가만 두지 않는다. 자본이, 명예욕이, 타자의 시선이 나를 가만 두지 않는다. 마을공동체가 자유의 의지를 지속할 수 있는 관계의 틀이 된다면 이만한 보험이 어디 있을까. 통제하는 홈 패인 길을 가는 해군보다는 자유로운 모험을 감행하는 해적! 그들이 모의작당하는 신세계가 마을공동체이다.

“해적들은 자유롭지 / 늪 같은 공부에 발을 디뎌놓지도 않잖아 / 머리 공부를 하기보다는 몸으로 배우며 살고 / 몇 번 겪어야 학습하지 / 해적들은 자유롭지 / 나침반에 의존해서 / 가고픈 곳 찾아 가며 살잖아”(밝은누리 생동중학교 승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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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비용 제로 사회 -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의 부상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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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가 화두다. 자본주의는 그 자체로 모순과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윤을 남기려는 자본은 사람마저 이윤의 수단으로 삼았다. 자본주의를 넘어서 공유경제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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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도시 - 도시에 대한 권리에서 점령운동까지
데이비드 하비 지음, 한상연 옮김 / 에이도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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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도시. 우리는 도시에 산다. 그러나 제.대.로. 된 도시가 아닌 도시에서 산다. 우리에겐 제대로 살 도시권이 있다. 그것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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