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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셋 2024
송지영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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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셋 #서울신문신춘문예당선작 #한겨레출판
‘셋셋’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끄는데, 독자x작가x출판 셋의 만남을 셋(set)한다는 의미라고. 뭐 단순하게, 단편소설에서 3명, 시에서 3명의 당선작을 실었으니 그런 뜻으로 ‘셋셋’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이 책은 한겨레출판에서 출판 워크숍 프로젝트로 발굴해 낸 무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실려 있다. 무명의 작가라는 말이 무색하게 각 작품들이 높은 문학적 가치와 완성도를 보여준다. 작품 하나하나가, 꼭꼭 씹어 오랫동안 입안에 머금고 있어야 할 정도로 단단하고 깊었다. 깔끔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찝찝하고, 담백하지만 여운이 짙게 남는, 역설적인 특징이 돋보였다. 내 소양이 부족해 그 깊음을 충분히 향유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3개의 소설에선, 애써 포장하려 했던 나의 속내가 은근히 까발려지는 느낌이었다. 돌봄노동자 ‘강선숙’에게서 생명에 대한 책임과 환멸의 이중적인 마음을 보았다. 거짓말을 섞어 글을 쓰는 ‘현진’에게서 타인을 거치지 않은 자기만의 진심에 대한 갈망을 보았다. 마지막으로 모모의 장례식을 가면서 송주를 기다리는 ‘나’에게서 타자와의 관계 안에 얽혀있는 다양한 감정을 보았다. 날 것 그대로의 인간상이 글에 녹여져 나를 그대로 투영한다. 어쩌면, 내가 이 세 작품들을 어렵다고 느꼈던 이유, 또 약간은 불편해 했던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니었을지.
문학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고 타자를 만날 수 있다. 독자들도, 여섯 명의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나와 타자를 조우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