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강요 핵심 강독 설교 - 십계명·사도신경·주기도문, 기독교강요로 설교하기 세움클래식 12
임종구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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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구 목사의 ≪기독교강요 핵심 강독 설교≫는 칼뱅의 『기독교강요』 프랑스어 초판(1541년, 박건택 역)의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문을 발췌하여 설교의 형태로 해설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주일예배 때 실제 설교한 내용들을 책으로 엮었다.


텍스트에만 천착한 군더더기 없이 명료한 해설, 한 눈에 정리할 수 있는 도식 형태, 머리로의 이해에서 가슴으로의 공감과 삶으로의 실천까지 균형을 잡아주는 전개(이 때문에 ‘해설서’가 아닌 ‘강독설교’라 제목을 붙인 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원전 텍스트를 실어 놓아 독자가 저자의 해설에만 의존하지 않고 곱씹어 읽어보게 한다는 점도 좋았다.

나는 책에 실린 칼뱅의 기독교강요 강독본문을 먼저 꼼꼼히 읽고 저자의 해설을 읽었는데, 이렇게 하니까 더 이해가 잘 되고 오래 기억에 남았다. 질문이 생겼을 때 저자의 해설에서 답을 찾아보기도 했다. 독자들도 그렇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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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 에서 내가 새롭게 배운 점은, 율법을 대할 때 윤리적 차원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계명의 본질과 성격, 즉 율법의 정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가령 6계명 ’살인하지 말라‘는 건 ”손으로 피를 흘리는 살인“뿐 아니라 ”인간을 가볍게 여기는 어떤 형태의 말과 행동”도 살인에 포함 되고, 8계명 ’도둑질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분배를 훼손하는 죄“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여기엔 ”자신의 직무를 게을리하는 것“도 해당된다. 월급루팡들 뼈를 때리는 지점..ㅎㅎ

십계명 파트는 계명 하나하나에 담긴 본질과 정신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사도신경] 파트는 특히 삼위일체에 대해서 이단의 주장과 비교해가며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삼위일체는 이성으론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영역인데 그에 관련한 이단들의 주장을 같이 보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사도신경에는 예수님의 지옥강하(“지옥에 내려가시고”)가 없는데 칼뱅은 기독교강요에서 지옥강하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칼뱅에 의하면 예수님이 ‘지옥에 내려가신‘ 것은, ‘장사 되신’ 것(장례)과는 다른 말이며 모든 교부들이 언급했고 정통신앙에도 어긋나지 않기에 사도신경에서 고백되어야 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근데 사도신경에 왜 빠진걸까? 책에선 그 이유를 다루고 있진 않았지만 나중에 꼭 저자에게 물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주기도문]은 주기도 전체를 구조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십계명과 구조적인 면에서 비슷하다는 점도 신기했다. 다섯째 간구(“우리가 우리에게 빚진 자들을 사면해 주듯이 우리의 빚을 사면해 주시고”)에서 ’용서‘와 ’사면‘을 굳이 구별한 것은 잘 이해되지 않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여기서 용서를 비는 기도는 ‘구원과 관련한 기도’가 아닌 일상생활에서의 기도로 봐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 부분도 좀 더 공부를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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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베고 누워자도 전혀 이질감이 없는 벽돌책 칼뱅의 기독교강요. 아무리 읽어도 심리적 거리가 좀체 좁혀지지 않아 ‘칼뱅은 어찌하여 기독교를 강요(強要)하는가!’ 포효하곤 했던 지난 날의 나를 떠올려본다.ㅎㅎ 이런 절규는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기독교강요와 좀 가까워지고 싶다면, 기독교의 3대 요지 십계명,사도신경,주기도문을 배워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나는 읽으면서 공부도 많이 됐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이성과 감성이 모두 터치되는 느낌을 받았다. 독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강요(綱要): 일의 으뜸 줄기가 될 만한 요점. 가장 중요한 부분 / 강요(強要): 억지로 또는 강제로 요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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