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포르투갈 - 산티아고 순례길, 지금이 나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면
한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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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정 작가의 포르투갈 여행기. 책은 포르투, 산티아고 순례길, 그리고 리스본으로 나누어 총 3부로 구성 되었고, 여정 중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떠오른 단상을 소개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꼭 한번 여행하고 싶었던 나라였다. 포르투와 리스본은 아름답고 낭만적이기로 손에 꼽히는 도시, 감각과 매력이 넘치는 도시라고 들었기 때문. 그 곳을 여행하고 있다고 상상하며 읽으니 어찌나 두근두근 설레던지. 이게 바로 여행 에세이를 읽는 묘미가 아닐까.

그런데 이번에 포르투갈을 여행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빵! 빵 때문에! 저자는 신선하고 맛있는 빵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포르투갈이라고 했다. ‘빵’이란 말이 포르투갈에서 기원했다니 이미 말 다했지. 게다가 포르투갈 3대 나타(에그타르트) 가게에선 차원이 다른 겉바속촉 에그타르트를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이 대목에서 ‘포르투갈에 무조건, 무조건 가야한다!’를 외쳤다. 못 참아. 으악


이 책을 읽고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관심도 새롭게 생겼다. ‘산티아고’는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의 스페인 이름이며, 산티아고 순례길은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려고 걸었던 길이라고 한다. 순례길의 종착지인 스페인 북서부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야고보가 순교해 무덤에 묻힌 곳이다. 많은 순례자들은 유럽 각지에서 출발해 이 종착지까지 약 300km 이상의 길을 걷는다. 이 길 위에서 장소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나를 만난다. 길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고 길이 주는 교훈을 배우며,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스스로 길을 완성해 간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건, 어쩌면 인생이라는 큰 여정을 완주할 내면의 힘을 찾는 시간이 아닐까.

저자는 순례길의 다양한 루트 중 포르투갈에서 출발해 스페인으로 가는, 정확히는 포르투에서 산티아고로 향하는 포르투갈 해안길을 걸었다. 1일차부터 13일차까지의 순례 여정을 장소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읽다보니 어느새 순례길을 함께 걷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지수와의 일화, 다른 순례자에게 스틱과 무릎보호대를 준 것, 오아시스 같던 카페에서의 이야기, 처음 만난 노란 화살표를 반가워했던 것, 엄마가 되는 딸과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털어놓는 소회 등 글 하나하나가 마음에 다가왔다.


나는 이 에세이에서 홀로 또 함께, 비우면서 채우는, 삶의 미학을 배웠다. 인생의 축소판 같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는 지금, 여기, 매일의 일상에서 걷고 있다. 길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고 길이 주는 교훈을 배우면서 그렇게 내 인생을 한 걸음 한 걸음 유의미하게 완성해 가고 싶다. 순례의 삶을 사는 모든 순례자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부엔 카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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