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스라엘 -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최용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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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들었다. 그런데 정작 그 나라에 대해선 1도 모른다는 게 함정! 그러니까 나는 ‘성경 속 이스라엘’을 아는거지, ‘오늘의 이스라엘’은 하나도 모른다는 것이다.


성경 속 이스라엘과 현대 이스라엘은 연속적이지만 분명히 다른데, 어떻게 다른지 또 그렇게 된 역사적 과정이 어땠는지, 유대인이란 민족은 누구인지, 그들에게 유대교는 어떤 의미인지, 이스라엘은 왜 분쟁의 국가가 되었고 여전히 내전이 끊이지 않는지, 이스라엘 국민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등에 대해 나는 정말 알고 싶었고 또 반드시 알아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옛 삼국시대를 ‘오늘의 대한민국‘인 양 혼동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듯해서였다.


나뿐만 아니라 아마 기독교인이라면(또는 가톨릭신자나 무슬림이라면) 이스라엘은 고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듣고 배운 나라가 아닐까 한다. 꼭 종교적 의미가 아니더라도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고, 특히 교육 분야에서 유대인의 탈무드나 하브루타 방식 등을 벤치마킹 하는 시도가 많아 친숙하기도 하다. 세계적으로도 유대인을 향한 관심도도 높고 그들과 관련된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도 있지 않았는가.

그러니 이스라엘은 결코 나와 상관없는 나라가 아닌 것이다. ‘이 책을 읽어봤으면...‘하는 독자층이 일부에 한정될 수 없는 이유이다.


이번에 세종서적에서 ’오늘의 이스라엘‘을 잘 소개하는, 실용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책이 출간 되었다. 저자는 이스라엘 대사관으로 근무하면서 몸소 이스라엘을 보고 경험한 후, 그간 멀리서 인식했던 이스라엘과 현장에서 보는 이스라엘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알게 되고,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에 관한 책은 이미 넘쳐나지만, 오늘의 이스라엘을 생생하고 균형있게 담아낸 책은 드물기에, 이 책의 출간이 무척이나 반갑다. 종교적 차원이나 학술적 목적으로 저술된 책이 아니므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나뉘어 70여 년 전 건국된 젊은 이스라엘의 정치,문화,경제,국방,종교 등의 다양한 이슈를 ’현재 시점으로’ 살펴볼 수 있다. 나는 1장 “시오니즘과 분쟁”, 3장 “유대 국가와 유대 정체성”, 그리고 7장 “젊은 나라 속의 오랜 율법”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오랜 분쟁을 겪고 있는데, 그 원인이 각자의 영토라 주장하는 범위가 일정 부분 겹쳐서라고 한다. ’팔레스타인 영토 분할안‘ 결의까지의 과정이 책에 상술되어 있는데 안타까워 손에 땀을 쥐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에선 검문소를 통과하려는 기다란 줄과 총을 소지한 무장경찰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분쟁은 메시아가 도래하기 전에는 해결되지 않을거라고 하니 참 웃프다. ㅠㅠ


“유대인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도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당시 <독립선언서>에서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고향인 ‘에레츠 이스라엘’로 돌아와 ‘유대 국가’를 세운다고 명확하게 선언하고 있다.“ 유대인이라고 하면 전통적으로 모계 혈통을 따르는데, 특이하게도 모계 혈통이지만 타종교로 개종했다면 유대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반면 모계 혈통이 아니어도 유대교로 개종했다면  유대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유대교로의 개종도 상당히 까다롭고 어렵다는 게 문제.) 메시아닉 유대인(예수를 믿는 유대인)은 세속법(귀환법과 시민권법)으론 유대인 인정을 받아도 종교법상으론 인정 받지 못한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에는 ’유대교‘가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혈통과 종교를 중심으로 한 자존심과 배타성과 결속이 이 나라를 떠받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외에도 <이스라엘 속으로 한 발 더>와 <여행자를 위한 정보>가 중간 중간 삽입 되어 재미를 더해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곡의 벽‘이 유대인들에겐 ’서쪽 벽‘ 또는 ’코텔‘이라 불린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통곡의 벽’이란 명칭자체가 무너진 성벽 앞에 서서 흐느끼는 유대인들을 바라본 ‘이방인들이 사용한 표현’ 이라고.


익숙하지만 낯선 나라, 젊지만 오랜 나라, 이스라엘을 이 책으로 만나보길 바란다.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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