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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ㅣ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평점 :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재미 있는 소설! 일단 스릴이 넘친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끊을 수가 없다.
짧은 호흡의 문장과 섬세한 묘사는 긴박하고 숨가쁜 상황을 생생하게 잘 전달해 준다. 마치 내가 그 소설 속에 있는 것 같이 순식간에 긴장감에 몰입하게 된다. 개연성과 촘촘한 서사도 극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무엇보다 작가가 필력이 좋은듯.
스포일러가 될까봐 조심스러운데, 두 주인공 신이서와 남수하는 가족여행과 교회여행으로 이 수련원에 오게 되고... 번개가 치는 스산한 분위기와 통신이 먹통이 되는 등 무슨 일이 곧 일어날 것만 같은 긴장감 속에서, 마침내 기괴한 괴물을 마주하게 된다.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보세요~)
작가는 두 주인공이 괴물과 맞설 때 그들을 둘러싼 과거 서사를 절묘하게 오버랩 시킨다.
그래, 어쩌면 두 주인공은 괴물을 마주한 게 아니라 내면의 상처, 즉 자신을 괴물처럼 만들어 버렸던 그 끔찍한 상처를 마주한 것일지도 모른다. 괴물과의 싸움이 곧 상처와 오해로 죽어가던 자신과의 싸움을 대변하는지도.
그래서 작가는, 그 괴물을 발견했을 때 맞서 싸워 이기려면, 연대하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걸, 지지와 응원의 마음이 함께여야 한다는 걸, 이서와 수하를 통해 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상처 안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용기 있게 마주해 보라고. 또 그런 이의 곁을 기꺼이 지켜주고 손을 마주쳐 주라고... 이 시대의 모든 이서와 수하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제3회 창비x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대략 280페이지 정도 되는, 많이 두껍지는 않은 분량. 2시간 정도면 충분.
ps, 이거 읽고 나서 화장실에 불을 못 끄겠다. 무서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