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 - 2021 BBC 블루피터 북 어워드 수상작
엘 맥니콜 지음, 심연희 옮김 / 요요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자폐 스펙트럼 경험이 생생하게 담긴 자전적 이야기"


예전에는 자폐증이라고 많이 불렀으나, 요즘에는 자폐 스펙트럼 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ASD)라는 말을 많이 쓴다.


자폐 스펙트럼은 자폐증을 비롯하여 자폐증의 진단기준은 충족하지 않으나 전체 또는 일부 특징이 유사한 여러 증후군을 모은 개념이다. 그래서 매우 넓은 개념, 포괄적인 개념이다. 



자폐증 또는 자폐 스펙트럼의 사람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는 가끔 나와 보긴 했지만, 


거기에는 그들이 이룬 업적, 사건들을 주로 다루지 그들의 마음이나 생각을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 읽어본 책 <스파크>는 자폐 스펙트럼 성향의 주인공 애디(아델린)를 통해 그 생각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자폐 스펙트럼 성향이 무척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의 마음이 어떤지 느껴볼 수 있었다. 

<스파크>의 저자인 엘 맥니콜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아동 문학가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어 장애 인권에 관심이 많다. 이 책은 그의 첫 작품이다.

첫 작품인데도 이 작품은 꽤나 주목받은 작품인 것 같다.

'2021 BBC 블루피터 북' 을 수상하고, '영국 서점협회' 올해의 어린이 책, '워터스톤즈' 이달의 책에 선정되었다.

2021 '카네기 메달', 2021 '브랜포드 보스 어워드'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더 타임즈> <선데이 타임즈> 이주의 책 선정에 빛나는 화제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 책에 처음 관심이 갔던 것은 이 두 가지 때문이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 많은 수상과 노미네이트, 이달의 책 선정 이력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머릿속은 좁아.

하지만 너는 아주 넓지.

모든 사람과 사물이 다 들어가고도 남는다고."

이 말은 책 본문 중에서 언니인 키디가 주인공 애디에게 해 준 말이다. 

애디가 힘들어 자신이 다른 사람과 같았다면 좋겠다고 할 때 위로하며 이야기 한다.

주인공 애디는 자폐 스펙트럼 성향이 있다. 

그녀는 아빠, 엄마, 쌍둥이 언니 키디와 니나와 함께 산다.

쌍둥이 언니 키디도 자폐 스펙트럼 성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키디와 애디는 무척 친하고 서로 잘 이해하고 있으며, 키디가 애디를 잘 챙겨준다.

책에서 키디는 대학교도 다니고 있다. 애디도 일반 학교에서 보통의 아이들과 수업을 받는다. 

심지어 애디는 책도 잘 읽고 글도 쓴다. 자신이 궁금해하는 것은 바로 알아야하고, 알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한다. 

이런 모습들은 그동안 흔하게 생각했던 자폐 스펙트럼의 모습이랑은 조금 달라서 좀 놀랐다.

책에서도 나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나온다. 

애디가 말을 하기 때문에 자폐가 아니다, 행동이 이상하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성향은 범위가 넓기에 이러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말을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을 잘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단지 애디는 감각이 예민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만지는 것을 불편해 해서 '불에 타는 것 같다' 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시각과 청각이 예민해서 강한 형광등 불빛의 자극이 너무 심해 전기가 찌릿찌릿 한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제목인 스파크(Spark)가 애디의 이런 모습 때문에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스파크는 불꽃이 튀는 모습을 말한다. 애디가 강한 자극을 느낄 때 머릿속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강한 자극으로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청력이 좋기에 멀리 있는 소리도 아주 잘 듣는다.

그래서 초능력자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애디에게는 좋은 가족들이 함께 한다. 

아이들을 모두 사랑하고 바르게 지도하며, 성실하게 일을 하는 부모님과 애디를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쌍둥이 언니들이 있다. 

좋은 선생님도 계시다. 

애디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좋은 사람들만 있어서 애디가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책 맨 처음부터 강렬한 등장을 하는 머피선생님.

애디의 담임선생님이지만 애디를 전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글씨가 이상하다고 화를 내고 노트도 찢어버린다. 

상황은 잘 확인도 안하고 애디를 나쁜 애라고 한다.

심지어 너무 강한 자극으로 힘들어하는 애디를 진정시키기는 커녕 화를 내며 억지로 일어나라고 한다.

어쩜 이렇게 못된 선생님이 있을까. 

더욱 보호가 필요한 애디가 이런 선생님 아래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런 애디에게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바로 마녀에 대한 수업을 들은 일이다. 

오래 전 애디가 살던 마을 주니퍼에서는 다르다는 이유로 마녀라는 누명을 쓰고 죽게 된 여성들이 있었다.

애디는 그 여성들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었다는 걸 느끼고, 공감하며 매우 괴로워한다. 

" 사람들은 그 두사람을 죽였어요. 다르다는 이유로요.
.....
나 같은 사람이었어요. 메리는 나 같은 사람이었다고요"

애디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눈물이 났다. 

애디는 무척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이였다. 

애디가 큰 충격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에 엄마가 학교로 왔다. 

엄마는 다행히도 애디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애디는 감각 신경이 달라서 문제를 겪는거라고, 그에 맞는 교육 환경 안에서 지지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애디는 그러한 마녀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비를 세우자고 마을에 의견을 낸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가 다르다는 이유로 그 의견을 무시한다. 

여기에 '에밀리'라는 아이는 별 이유도 없이 애디에게 나쁜 말을 하고 괴롭힌다. 

너무 힘들어 보이는 애디에게 그래도 '오드리'라는 친구가 생긴다.

오드리는 애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애디의 성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배려해 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애디도 서서히 오드리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지낸다.

머피 선생님이나 에밀리로 인해 너무 힘들었을 애디. 

그래도 가족들과 그녀를 이해해 주는 선생님, 친구 오드리가 있어서 애디는 잘 성장해 나간다. 

애디를 통해 자폐스펙트럼 성향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애디는 감각 기관이 예민해서 시끄러운 소리나 강한 빛의 자극에 많이 힘들어진다. 

그 힘들어하는 모습들이 너무 잘 묘사가 되어 있어서 공감이 가고 안쓰러웠다. 

그녀는 남들과 다른 행동을 하고 싶지만 그동안 받은 교육에 의해 '마스킹'을 한다. 

바로 마스크를 쓰는 행동, 보통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마스킹'은 무척 힘들다. 우리도 싫은 상황에서 좋은 척하는 가면을 쓸 때 많이 힘든데, 애디는 항상 그렇게 생활해야 했다.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이다.

그래도 애디는 무척 당당하고 자신의 의견을 잘 내는 아이였다. 

아마도 그녀 옆에 그녀를 지지해주고 도와주는 사람들 덕분일 것이다.

그녀는 당당하게 말한다.

"저는 자폐 성향이 있는게 무섭지 않아요.

부끄럽지도 않아요.

이건 그냥 저라는 어린이의 특징이예요.

자폐 성향은 왼손잡이거나 색맹인 것과 다를 게 없어요.

이건 세상을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뜻일 뿐이에요.

이건 제가 지닌 특징 중 하나일 뿐이란 걸 전 알아요.

전 나아질 수 없어요. 낫고 싶지도 않고요.

저는 평생 이 특징을 갖고 살 거예요."

책을 읽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것의 의미.

그동안 다양성은 인정한다고 생각하면서 자폐 스펙트럼 성향은 다르다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반성했다.

애디의 시각으로, 생각의 흐름대로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주인공의 마음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자폐 스펙트럼 성향의 사람들이 이렇게 힘들구나. 하지만 노력하는구나.

그들의 노력을 알게 되었고, 그건 조금 다르다는 의미이지 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은 치료제가 없다. 

어려서부터 꾸준한 재활 치료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책에서도 자폐 스펙트럼은 성향이지 병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말이 많이 와닿았다.

이야기를 통해 나와 다르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더 넓게 키울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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